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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블루

케이팝의 넥스트 레벨 : 글로벌 오디션의 도래


JYP의 NiziU(니쥬), 하이브의 &TEAM(엔팀) 등 이제는 국내 시장을 떠난 해외 현지화 아이돌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존 케이팝 시장에서도 외국인 연습생들이 데뷔하여 케이팝 그룹으로 활동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제는 글로벌 시장의 흐름에 따라 나라별 현지화 전략을 펼치게 된 것이다.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케이팝의 위기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로 케이팝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활동하기 위한 역량 있는 최고의 파트너를 찾기 위해서는 케이팝의 방법론에 기반하여 다양한 국가 출신의 인재들을 육성하고 이들과 함께 케이팝 스타일의 글로벌 그룹을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 하이브


이를 추진이라도 하듯, 하이브에서는 약 12주간의 여정을 다룬 걸그룹 오디션인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를 운영했다. 모집 공고 이후 해당 오디션의 지원자는 12만 명이나 몰릴 만큼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보였으며, 미국 국적의 연습생으로만 제한을 두는 것이 아닌, 일본,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위스, 스웨덴, 호주 등 다양한 국적의 소녀들이 참가하는 새로운 형태로 이루어졌다. 더 이상 아이돌을 희망하는 연습생이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 만큼, 다양한 국적의 연습생들이 해당 오디션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 자체가 케이팝 그룹의 다양성과 확장성의 증명이 되며, 케이팝 시장 또한 새로운 형태의 그룹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도이기도 하다.


사실상 여러 번의 시도가 있었음에도 한국의 아이돌 시스템이 미국으로 확장하지 못한 것은 한국의 트레이닝 방식과 미국의 대중음악 산업의 트레이닝 및 기획사 운영 방식이 다르기 때문도 있다. 지금까지 ‘걸그룹’ 형태로 안무를 맞추고 합숙하며 그룹 활동을 한 ‘아이돌’은 없었던 바. 그렇기에 드림 아카데미의 성공 여부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상당했다. 참가자들이 케이팝 시스템을 이해하고, 이 과정에 적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해당 오디션의 시도는 성공에 가까웠다. 하이브의 체계적인 트레이닝 방식 덕분이었는지 참가자들은 다른 환경에서도 적극적으로 임했고, 레전더리 팝 음악을 케이팝 스타일로 재해석한 3차 미션에서는 케이팝의 세계화를 통해 보여질 차세대 글로벌 아티스트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아이돌 데뷔’라는 같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지원자들은 서로 존중하며 케이팝에 대한 열정 하나로 버텼고, 1년이 넘는 시간 동안의 트레이닝과 미션 과정을 거치며 최종 6인조 글로벌 그룹이 탄생하게 되었다.


© 하이브


드림 아카데미를 통해 데뷔하게 된 6인조 걸그룹 KATSEYE(캣츠아이)는 필리핀, 미국, 한국, 스위스 출신의 지원자들로 구성되었다. 비록 KATSEYE(캣츠아이) 이전에, A2K 프로젝트로 데뷔한 JYP 미국 걸그룹 비춰(BCHA) 이후에 결성되어 최초의 사례가 된 것은 아니지만, 대형 엔터테인먼트들이 발 빠르게 글로벌 시장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케이팝 그룹의 방향성이 확립되는 순간이 되었다. 과부하 된 현 케이팝 시장에서 현지화 그룹을 탄생시킨다는 것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각 나라에 특화된 케이팝 그룹으로서 활동 가능하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큰 방법론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 SBS


최근 한국 방송국에서도 이와 같은 글로컬라제이션 오디션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인다. 현재 SBS에서 방영 중인 ‘유니버스 티켓’은 SBS와 F&F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한 걸그룹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멀티버스에서 꿈의 유니버스로 모인 82명의 소녀가 데뷔로 향하는 8장의 프리즘 티켓을 건 글로벌 걸그룹 데뷔 프로젝트이다. 해당 오디션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필리핀, 말레이시아, 일본,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연습생들이 출연하고 있다. 인재를 찾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해 오디션을 펼친 엔터테인먼트들과 달리, SBS는 기존 케이팝 오디션 형식을 그대로 유지하며 해외의 지원자들이 국내로 들어오게끔 하는 전략을 시도했다.


이미 수많은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온 만큼, ‘뻔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다시 한번 시작되는 것은 아닌지라는 우려도 됐으나, 타 오디션과 비교했을 때 기존 케이팝 시장에서 다수 보였던 일본과 중국 외 다양한 국적의 지원자들이 등장한 점에서 보다 더 확장성 있는 글로벌 오디션이 될 수 있다는 차별점이 보였다. 특히, 말레이시아, 미얀마 연습생이 국내 오디션 최초로 등장하며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다양한 국적의 지원자들이 함께 미션을 수행함으로써 아이돌로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다만, 기획 의도와 달리 미비한 시청률을 보이며 아직 케이팝 시장에 영향력을 불어넣지는 못했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이 기획됐다는 것 자체가 엠넷뿐만 아니라 타 방송사에서도 ‘글로벌 프로그램’이라는 포맷을 감당할 만큼의 인프라 구축이 되어 있어야 한다고 힌트를 준 셈이다. 또한, 이러한 프로그램의 등장으로 국민들도 글로벌 케이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고 보며,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임에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다. 기획사 타이틀을 걸고 운영한 앞선 오디션과 비교했을 때 부족한 점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이것이 한계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더 이상 케이팝은 한국인들만의 시장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을 때, 새로운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보급되어야 할 적절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방송사뿐만 아니라 글로벌 케이팝 오디션을 줄곧 진행해 오던 교육기관인 월드케이팝 센터에서도 국가대표 케이팝 유닛 걸그룹인 ‘블링원’을 선발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됨에 따라 엔터 산업 자체가 ‘차기 글로벌 그룹’ 육성에 집중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는 케이팝 시장의 새로운 시도임과 동시에 다음 세대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현재 어떻게 글로벌 그룹을 형성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과제를 내놓았다.




현 케이팝 시장은 한국인이 없는 글로벌 케이팝 오디션을 통해서도 안정적인 케이팝 아이돌을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과정에 있다. 세계 시장에 맞서기 위해서는 글로벌 케이팝 그룹을 통해 승부를 봐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1세대 글로벌 아이돌이라고 볼 수 있는 ‘블랙스완’부터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각 엔터의 글로벌 그룹들까지. 한국인으로만 이루어지던 그룹에서 다국적 그룹으로 나아가고 있다. 각 나라의 언어를 할 수 있다는 장점부터 해외 팬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내 산업에서 글로벌 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케이팝 시장은 글로벌 아티스트를 고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케이팝이 하나의 장르로서 인정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케이팝 글로벌 그룹의 어색함은 아직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계 최고의 그룹이 지속해서 등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현지화 그룹의 탄생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기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글로벌 인재를 찾기 위한 ‘오디션’이 필요하다. 케이팝의 다음 세대를 이끌 차기 아이돌은 누가 될 것이며, 어떻게 발굴할 것인가. 이를 위한 글로벌 오디션이 다수 등장하길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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