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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딩가

신인그룹 다크비, 용감한 형제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지난 2월 필자의 눈과 귀를 의심케한 한 그룹이 있었다. 무대 위를 날아다니는 화려한 아크로바틱 안무, 노래 후반부의 미친 고음과 함께 다 같이 손을 모으며 연신 ‘미안해 엄마’를 외쳐대는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이 노래 뭐지?’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바로 다크비(DKB)의 이야기이다.


다크비는 용감한 형제가 수장인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에서 8년 만에 제작한 9인조 보이그룹으로, 작사, 작곡, 디제잉, 아크로바틱 등이 가능한 실력 있는 ‘자체제작돌’이다. 지난 2월 3일 미니 앨범 [Youth]로 데뷔한 다크비는 타이틀곡 ‘미안해 엄마’를 통해 ‘불효돌’이란 별명을 얻으며 대중들에게 반항적인 청춘의 이미지로 각인되었다. 그 후 3개월 만인 5월 25일 다크비는 두 번째 미니 앨범 [Love]로 컴백하며 다크비의 청춘 4부작 시리즈를 진행 중이다. 다크비는 타이틀곡 ‘오늘도 여전히(Still)’에서 사랑을 통해 성숙해져 가는 청춘들의 모습을 다크비만의 스타일로 담아내며 전 앨범과는 다른 더욱 감성적인 모습을 강조했다. 신인 그룹 다크비를 통해 오랜만에 작곡가로서, 그리고 기획사 사장으로서 모습을 보인 용감한 형제. 이들에 대해서 알아보자.



"Brave Sound", 히트 작곡가 용감한 형제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박진영, 스윗튠, 유영진, 테디, Kenzie 등 아이돌 히트곡 작곡가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곡가들이 있다. 용감한 형제 또한 그렇다. 용감한 형제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 초중반까지의 대중적인 아이돌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그들을 탑 아이돌의 자리에 놓은 히트 작곡가, 프로듀서이다.


용감한 형제의 과거가 깨끗하지 못하다는 건 유명한 사실이다. 21살 음악에 빠지기 전까진 굉장히 방황하던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본인이 언급했다. 하지만 음악에 빠진 후에는 이전 생활을 정리하고 미친 듯이 음악 작업에만 몰두했다고 한다. 제대로 된 음악 수업을 받은 적이 없고 외국의 유명 노래들을 카피하며 작곡을 연습했다. 히트 작곡가가 된 후에도 코드를 잘 모르고 자기 귀에 맞는 코드를 넣는 방식으로 작업했다고 한다. 전문적 지식이 없었음에도 히트곡들을 탄생시킨 걸 보면 용감한 형제가 재능 있는 작곡가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가수를 목표로 친형과 YG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 음악을 시작했지만, 자신이 작곡한 렉시의 ‘하늘위로’, ‘눈물 씻고 화장하고’가 히트하며 작곡가로 전향했다. 그 후 빅뱅의 ‘거짓말’, ‘마지막 인사’로 히트를 치며 YG에서 독립하여 2008년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그 후 손담비 ‘미쳤어’, ‘토요일밤에’, 씨스타 ‘so cool’, ‘나 혼자’, 애프터스쿨 ‘AH’, ‘너 때문에’, 유키스 ‘만만하니’, 이승기 ‘정신이 나갔었나봐’, 틴탑 ‘미치겠어’, ‘긴 생머리 그녀’, ‘장난아냐’, 포미닛 ‘이름이 뭐에요?’, ‘오늘 뭐해’, AOA ‘짧은치마’, ‘심쿵해’ 등 용형 스타일의 노래들을 유행시키며 여러 아이돌들을 정상 자리에 올려주었다. 2010년대 초반은 히트곡들엔 용감한 형제의 시그니처 사운드인 ‘Brave sound’가 빠지지 않았던 그야말로 용형의 시대였다.


다른 아이돌은 성공, 내 아이돌은 실패?

이렇듯 수많은 아이돌들을 성공시킨 용감한 형제이지만 정작 자신이 프로듀싱 한 아이돌은 하나같이 뜨는 데에 실패했다. 왜 자신이 직접 제작한 아이돌들은 성공할 수 없었을까.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용감한 형제가 처음으로 제작한 아이돌은 2011년 데뷔한 브레이브걸스이다. 당시 여자 아이돌 히트곡 작곡가로 유명했던 용감한 형제의 첫 걸그룹 제작이었기에 꽤 많은 관심을 받았고 나오는 곡마다의 퀄리티도 좋아 아이돌 판에서는 숨겨진 명곡이 많은 아이돌로도 통하지만 결과적으론 성공하진 못했다.


이들의 실패의 큰 원인은 긴 공백기와 잦은 멤버 교체라고 할 수 있다. 2011년 데뷔 후 약 1년 동안 3번의 활동을 했다. 2012년 활동곡 ‘요즘 너’가 꽤 괜찮은 반응을 보였지만 이후 3년 반 동안의 공백기를 가졌다. 2016년 원년 멤버 5명 중 3명이 탈퇴하고 5명의 새 멤버를 보충하여 7인조로 컴백했고, 2017년에는 다시 두 명의 멤버가 탈퇴하며 5인조로 컴백했다. 아쉽게도 이후 활동은 없으며 현재는 원년 멤버가 남지 않은 4인조 그룹이 되었다. 아무리 히트 작곡가인 용감한 형제의 그룹이라도 활동을 안 하니 대중들의 기억에 남기 힘들고, 또 멤버가 계속 바뀌니 안정적인 팬층 또한 형성될 수 없었다.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브레이브걸스가 실패한 또 다른 이유는 과한 섹시 컨셉이다. 걸그룹의 청순 컨셉이 주를 이루던 2010년대 중반에 섹시 컨셉으로 승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기도 하지만, 특히 아쉬운 건 2017년 ”Rollin’” 활동이다. “Rollin’”은 브레이브걸스 멤버들도 자신들의 인생곡이라고 표현할 만큼 노래 자체는 대중의 반응이 좋았던 시원한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의 여름 노래이다. 하지만 노래에 비해 과한 섹시한 의상과 안무, 그리고 19금 마케팅은 역효과를 일으켜 오히려 혹평을 받고 대중에게서 멀어진 안타까운 노래이다. 2018년 “Rollin’”을 새롭게 편곡한 new version으로 다시 음원 발매를 했지만 활동 없이 조용히 묻혔다.


한편 브레이브걸스의 탈퇴 멤버 ‘예진’은 자신이 탈퇴한 이유를 생명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라고도 말했다. 예진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활동 당시 로드 매니저가 휴대폰 게임을 하며 운전을 하는 등의 위험한 행동을 보였고, 이를 부모님이 회사에 말했더니 ‘신경 끄시라’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2020년 최근에는 다크비를 홍보하는 용감한 형제의 인스타 게시글에 브레이브걸스 일부 멤버들이 ‘카톡 답장을 해달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소속 가수들의 안전한 활동과 회사와의 소통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듯한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의 모습에서 어쩌면 브레이브걸스의 잦은 멤버 탈퇴의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2012년 데뷔한 5인조 보이그룹 ‘빅스타(BIGSTAR)’ 또한 마찬가지이다. 2019년 데뷔 7년 만에 빅스타는 계약 만료로 해체되었다. 빅스타의 실패 이유는 소홀한 국내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7년의 활동 기간 동안 국내에서 발매한 앨범의 수가 5개밖에 되지 않고, 이마저도 2015년 활동이 마지막이다. 2013년부터의 2년의 국내 공백기에는 한국 가수 최초 일본 100회 공연을 성공시키는 기록까지 세우며 일본 활동에 열을 올렸다. 그동안 리더 필독이 시트콤과 각종 예능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지만 활동 자체가 적은 빅스타를 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다크비 전 마지막으로 프로듀싱 한 아이돌은 ‘원펀치(1PUNCH)’이다. <쇼미더머니4>로 유명한 래퍼 ‘원’과 현재는 사무엘로 활동 중인 ‘펀치’로 구성된 2인조 보이그룹으로, 2015년 ‘제2의 듀스’를 표방하며 90년대 힙합 컨셉으로 데뷔했다. 90년대풍의 멜로디와 춤, 그리고 어린 멤버의 구성으로 화제가 되었지만, 멤버 원이 <쇼미더머니4> 출연 후 YG로 이적해 원펀치는 사실상 해체되었다.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이후 2017년 <프로듀스101 시즌2>에 출연해 아쉽게 최종 멤버에서 탈락한 사무엘은 용감한 형제의 푸시를 받으며 솔로로 활동했다. 용감한 형제는 사무엘이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의 음악적 정체성을 확립했다’고까지 이야기했다.


하지만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가넷(사무엘 팬덤)의 불만은 존재했다. 우선 소속사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공백기가 길었다. <프로듀스101 시즌2> 종영 후 약 1년가량은 앨범 4개를 발매하며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이후 1년 동안은 새로운 활동을 하지 않았다. 또한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에서 크나큰과 몬스타엑스 등의 사생팬들을 사무엘의 팬 매니저로 고용해서 논란이 되었다. 팬들의 항의로 그 매니저들은 해고되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이었을까. 2019년 사무엘은 돌연 독자 노선 계획을 발표해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와의 갈등을 드러냈다. 이유는 소속사 대표가 개인 사업을 위해 사무엘을 이용했고, 이후 정산 자료를 제공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도 사무엘과 소속사의 법정 분쟁은 끝나지 않은 듯하다.


다크비는 어떻게 될까?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용감한 형제가 프로듀싱 한 아이돌들이 실패한 공통적인 이유는 긴 공백기, 그리고 가수들에 대한 소속사의 배려 부족이다. 소속 가수들과 소통하지 않는 듯한 불투명한 회사 운영 방식은 가수들의 성패와 상관없이 활동 자체를 어렵게 만들었다. 아이돌들에게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해’라고 하지만 그만큼 그들을 제대로 케어하지는 않는 무책임한 모습도 느껴진다. 그동안 많은 아이돌의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그들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었지만 정작 용감한 형제가 직접 아이돌의 모든 것을 제작하기엔 능력이 부족한 것이 그들의 실패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실패 끝에 탄생한 다크비는 어떠할까? 필자는 다크비가 ‘자체제작돌’임에 의의를 두어 선배들과는 다른 길을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크비는 멤버 대부분이 작사, 작곡, 안무 창작에 참여하는데,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앨범 제작에 참여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에서 아티스트의 의견을 존중해 준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전 그룹들이 용감한 형제의 색이 다분했다면, 다크비는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문제는 긴 공백기 없이 얼마나 많이 활동하는 지인데, 다크비는 데뷔 4개월 차임에도 앨범 2개를 발매하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앞으로도 다크비의 계속적인 음악 활동이 보장되어야 그들이 이름을 더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부분은 홍보 문제이다. 요즘은 좋은 음원과 퍼포먼스만으론 그룹을 알리기 힘들다. 아이돌뿐만 아니라 여러 연예인들이 자신을 알리기 위해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자신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다크비에 대한 홍보는 찾아보기 힘들다. 신인임에도 이렇게까지 홍보가 되지 않는 것은 소속사의 관심이 부족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서의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대중들에게 다크비라는 그룹을 인식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멤버 각자의 실력과 매력이 넘치는 다크비, 이들이 앞으로 더욱더 많이 알려져 꽃길을 걸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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