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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 연습하기 좋은 아이돌 명곡 - 여자 고음 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속 유명한 넘버, “The Phantom of the Opera”의 마지막에 나오는 크리스틴의 고음 부분을 들으면 특유의 곡 분위기에 압도되어 그야말로 온몸에 전율을 느낄 수 있다. 동시에 ‘이렇게 노래를 잘 부른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막연한 부러움도 생기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노래방에서 아무리 인기 차트를 뒤져도 음역이 너무 높아 올라가지 못하는 노래뿐.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없어서 선곡을 망설였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날 때부터 고음이 쉽게 올라가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대부분은 음역이 좁아 고음 노래는 물론 소위 ‘동굴 소리’의 저음 노래도 부르기 어려워한다.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모를 어정쩡한 목소리를 가진 셈이다. 그러나 보컬 수업에 들어가면 그 유명한 ‘복식 호흡’을 배움으로써 본인이 실제로 가지고 있었지만, 여태껏 드러나지 않았던 진짜 음역을 찾는다. 그다음엔 호흡법을 바탕으로 음역을 서서히 넓혀간다. 흔히 사람들이 고음을 넘지 못할 산인 것처럼 인식하는데, 저음 쪽이 오히려 연습으로도 넓히기가 어렵고 고음 쪽이 충분한 연습을 한다면 훨씬 쉽게 넓힐 수 있다.



출처 - https://youtu.be/qtoyfBT4oZM


필자 역시 오선지 속 줄 다섯 개를 벗어나지 않는 좁은 음역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위 동영상의 뮤지컬 배우처럼 노래 실력을 키워서 무대에 서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고, 이는 뮤지컬 동아리에 들어가는 것으로 이어졌다. 동아리 선배들이 필자를 붙잡고 악착같이 보컬 연습을 시킨 결과, 지금의 필자는 고음으로 유명한 노래방 인기 애창곡에 도전해볼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또 버릇이 하나 생겼다. 노래를 들을 때 – 가수가 부르는 것부터 노래방에서 옆 친구가 부르는 것까지 –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호흡을 어떻게 하는지, 목소리에 힘이 어떻게 들어갔는지 등의 발성과 관련된 부분을 먼저 듣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필자의 습관을 토대로, 고음을 뚫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연습하는 데 도움이 되고 부르기에 좋은 아이돌 노래를 정리해보기로 했다. 이번 글에서는 여자 보컬을 다룰 것이다. 벨칸토, 샤우팅, 휘슬 레지스터, 비명(?) 등 발성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진성/가성’만 사용했음을 밝힌다. 그리고 해당 노래에 등장하는 고음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더불어 곡에 대한 소개도 덧붙이려고 한다. 노래를 억지로 소화하려는 부담감은 느끼지 말고, 듣고 즐기는 것이 우선이 되었으면 좋겠다.



일러두기

진성: 성대가 접촉하여 진동을 일으키는 소리

가성: 성대가 접촉하지 않고 호흡이 큰 마찰 없이 바로 빠져나가는 소리

옥타브 표시: 3옥타브 도(C5)



 


3옥타브 레#(D#5): 나르샤, ‘삐리빠빠’

고음 부분 - 나 믿봐 내 너를 맡겨봐

기타 어려운 부분 – 삐리빠빠 삐리빠빠 빼리빠빠 삐리빠빠 삐리빠빠 빼르빠빠



9년 전에 나왔지만 2020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조금씩 사람들이 이해하게 되었다는 나르샤의 ‘삐리빠빠’. 작사 김이나, MV 황수아, 안무 배윤정의 그야말로 정예 팀이 만들어낸 고퀄리티의 작품이다. 발매 당시 MV부터 무대, 안무, 의상까지 뭐 하나 빠지지 않고 모두 파격 그 자체였기에 상대적으로 노래가 덜 부각된 측면이 있지만, 끝까지 들어보면 짜임새 있는 노래임을 느낄 수 있다.



‘삐리빠빠’는 부르기에 결코 녹록지 않은 노래다. 도입부의 악마가 주문을 거는 듯한 ‘삐리빠빠’만 듣고 전반적으로 저음으로 구성되어 있어 부를 만하겠다는 착각이 생기겠지만, 나르샤가 가창력으로는 최고 수준의 그룹인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멤버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반부의 ‘뭐라고 말해야 하나’부터 평균 음이 높아져서 호흡이 부족해진다. 겨우겨우 넘어가지만 ‘나를 믿어봐 내 안에다 너를 맡겨봐’에 이르러 최고 음인 D#5를 찍는다. 높은음이지만 다른 고음 노래에 비하면 그다지 높지도 않다. 따라서 당연히 진성으로 소화해줘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저음에서는 목소리에 두께가 실리지만 중음에서는 얇아지고 고음으로 오면 강한 호흡을 통해 무리 없이 지르는, 나르샤의 독특한 음색을 만들기도 상당히 어렵다. 후렴 부분인 ‘삐리빠빠 삐리빠빠 빼리빠빠 삐리빠빠 삐리빠빠 빼르빠빠’는 박자는 쉽지만 각 음정을 정확하게 찍기 힘들어 생각 이상으로 복잡하다. 나르샤의 ‘삐리빠빠’는 보컬 관점에서 봐도 파격적인 노래임이 틀림없다.



3옥타브 미(E5): 여자친구, ‘너 그리고 나’

고음 부분 – 모아둔 마음을 주겠어 그리 나, 우리 설렘 가한 목소리로

기타 어려운 부분 – 유주, 예린, 은하 파트 전부 다



숨은 제대로 쉬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인지 걱정이 될 정도로 파워풀한 안무를 선보였던 여자친구의 곡들도 음역이 높은 편이다. ‘학교 3부작’이 대히트를 치고 특히 ‘시간을 달려서’는 음악방송 15관왕이라는 기염을 토한 이후의 컴백이라 어떤 노래를 낼지 귀추가 주목되었다. 나비처럼 좋아하는 사람에게 날아가고 싶은 마음을 귀엽게 표현한 ‘너 그리고 나’가 발매되자마자 실시간 차트에서 1위를 하고, 음악방송 14관왕을 안겨주며 ‘여자친구’라는 그룹 이름 네 글자를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 곡은 직전 컴백곡인 ‘시간을 달려서’보다 각 멤버의 고음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유주, 예린, 은하의 고음이 후렴구에 들어가기 전 벌스(verse)부터 등장한다. 그 때문에 노래를 부르다 보면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음을 올리기 위해 온몸에 힘을 주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가만히 서서 부르기도 힘든데 춤을 그것도 격한 안무와 함께 노래를 부르다니... 이것만 봐도 여자친구의 평소 연습량이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있다.



게다가 여섯 명이 나눠서 부르는 이 노래를 혼자서 소화해내려고 하면 숨을 쉴 곳을 찾지 못할 정도로 빈틈이 없다. 무리하게 혼자 부르지 마시길. 다만 희망은 남아 있다. 여자친구에서 고음을 담당하는 멤버들은 따라 하지 못할 기교나 음색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 정석적인 보컬의 특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컬 수업에서 배운 호흡법과 발성법을 토대로 연습한다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3옥타브 파(F5): 트와이스, ‘Heart Shaker’

고음 부분 – 이상하게 생각해도 어쩔 수 없어 반했으까, 반해버렸

기타 어려운 부분 – 후렴이 제일 어렵다. 후렴만 넘기면 부를 만하다.



무대에서 트와이스가 상큼한 미소를 잃지 않으니 ‘나도 한번 불러볼까’하고 노래방에서 도전했다가 목이 나갈 뻔한 일을 겪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트와이스의 메인 보컬, 나연과 지효가 후렴에 들어오면 함께 고음 파티를 연다. 특히 ‘반했으니까’의 ‘니’는 최고 음이면서 입이 닫히기 때문에 ‘ㅏ’와 같이 연구개(여린입천장)가 들리지 않아 고음을 원활하게 내는 데 방해가 된다. 또한 위에서 밑줄로 표시한 최고 음인 ‘니’와 ‘다’는 한 번에 찍어줘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전 음절을 내고 밀어 올려줘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정확한 음정을 찍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후렴 전반을 봐도 평균 음이 일반인이 내기 힘든 고음의 연속이다. 무대를 보면 트와이스도 춤이 격렬한데, 메인 보컬을 맡은 두 멤버가 어떻게 아무런 흔들림 없이 넘어가는지 의문이 든다. 시원시원하게 귀를 뚫어주는 후렴 부분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 곡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던 이유가 설명된다.



나연과 지효의 폭발적인 고음을 제외하고는, 노래의 나머지 부분은 평이해 누구나 쉽게 따라잡을 수 있다. 단, 발음은 조금 어려워서 신경을 써야 한다. ‘Heart Shaker’의 최고 음 F5 정도가 여자의 이상적인(듣기 좋은) 진성 고음의 상한이라고 봐야 한다. 이후에 소개될 노래들에 등장하는 고음은 진성으로 깔끔하게 음을 내려면 어마어마한 훈련이 필요하다.




3옥타브 파#(F#5): EXID, ‘L.I.E’

고음 부분 – I know I know I know 네 거짓말 (솔지)

기타 어려운 부분 – 네가 숨 쉬는 것도 싫어, 스치는 것조차 난 싫어, 널 생각할수록



보컬 트레이너 경력도 있는 솔지가 고음이 워낙 잘 올라가기 때문에, 작곡하는 멤버인 LE가 솔지의 고음을 믿고 노래를 쓴다고 한다. 이 점에 대해 솔지도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하지만 라이브마다 높은음을 너끈하게 소화해주니 이쯤 되면 고음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솔지의 말의 진정성을 의심해봐야 한다.



최고 음은 곡의 마지막 후렴에서 혜린의 목소리 위에 얹은 솔지의 ‘네 거짓말’ 부분이다. 만만치 않은 높이의 음정을 만들어내기 위해 잠깐 안무를 멈추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최고 음도 최고 음이지만 이 노래의 후렴이 전반적으로 높다. 기타 어려운 부분으로 언급한 혜린의 ‘것도 싫어’, ‘것조차 난 싫어’는 받침이 [ㄷ]으로 목을 닫아버리는 데다가 발음도 어려워 음을 정확하게 찍지 못하면 이상하게 들린다. 여기서 본인만의 테크닉이 없으면 솔지 파트를 가기도 전에 좌절하게 된다.



하니의 중음 보컬도 참고할 만하다. 허스키하고 성량이 풍부한 보컬은 개성이 뚜렷하면서 솔지와 혜린을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드는, 말 그대로 리드보컬의 역할을 톡톡히 해 주고 있다. 재즈, R&B 스타일의 특색 있는 하니의 목소리는 연습만으로는 쉽게 얻기 힘들고, 타고난 무언가가 있어야 하기에 그만큼 더 가치가 있다.


3옥타브 솔(G5): 카라, ‘Mamma Mia’

고음 부분 – Burn it up!

기타 어려운 부분 – 내 모습에 놀래켜 줄 널 사로잡을



고음 곡의 대명사가 된 소찬휘의 <Tears>와 동일한 최고 음을 찍는 카라의 ‘Mamma Mia’를 소개한다. 최고 음은 곡의 마지막 후렴 직전 한승연이 진성으로 내는 애드립 ‘Burn it up!’에서 나온다. 이 부분은 애드립이니 높다 치자. ‘Mamma Mia’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부분도 빠지지 않고 높은 음이 채우고 있다. 곡의 난도가 급상승하는 주요인이다.



이제까지 소개한 노래 중에서 보컬에 힘이 제일 필요하다. 후렴은 말할 것도 없고, 곡의 전반에 파워가 들어가지 않으면 노래가 밋밋해진다. 팔을 앞뒤로 강하게 흔드는 안무를 하는 무대를 보면서 머릿속으로는 힘을 뺀 목소리를 상상하면 힘을 줘야 한다는 말의 뜻을 금방 이해할 것이다.



노래를 들으면 파트별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금방 알아챌 정도로 네 명의 음색은 개성을 가지고 있다. 존재감을 각자의 파트에서 어필하다가도 후렴으로 들어오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연습을 통해 G5의 음은 낼 수 있겠지만, 멤버들이 모두 목소리를 합쳐 힘 있는 후렴을 만드는 카라만의 능력은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3옥타브 솔#(G#5): 아이즈원, ‘O' My!’

고음 부분 – 어서 날 데려가 봐 oh oh oh oh

기타 어려운 부분 – 박자



4세대 걸그룹의 대표 주자로 걸그룹 초동 신기록 등의 기록을 써 내려간 아이즈원. 타이틀곡 ‘라비앙로즈’로 화려한 정식 데뷔를 할 때 함께 활동한 곡인 ‘O' My!’에서 아이즈원의 메인보컬을 맡은 조유리가 마지막 후렴 직전, 애드립으로 ‘oh’ 음을 진성으로 G#5까지 찍어준다. 톡톡 튀는 귀여움이 돋보이는 콘셉트의 곡이기 때문에, 넋이 나간 채로 무대를 보고 있다가 자칫 값진 애드립을 그냥 흘려들을 수 있다. 조유리의 청량한 고음 직후 팍 터지는 폭죽과 함께 노래는 피날레를 향하고, 무대를 보고 있는 사람들도 덩달아 신이 난다.



‘O' My!’는 고음이 많기보다 가사와 리듬을 연결 짓는 작업이 까다로운 노래다. 후렴으로 오면 반복되는 리듬이 명확하게 들리지만, 후렴 전까지는 중복되는 리듬이 없고 가사량이 많기 때문에 주의 깊게 들으며 박자를 체크해야 한다. 그렇다고 음정이 낮은 편도 아니기에 멜로디를 정확하게 찍는 것도 신경 써야 한다.



사실 이 노래의 핵심은 톡톡 튀는 발랄함을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다. 음정, 박자, 애드립도 중요하지만, 아이즈원이 표현한 한도 초과의 귀여움을 보컬에 녹여내야 한다. 연습해보면 알겠지만, 노래를 살리기 위해서 보컬 이외의 요소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라이브를 자주 들으며 어떤 포인트가 귀여움을 만들어내는지를 연구해보도록 하자.



3옥타브 라(A5): I.O.I, ‘Whatta Man’

고음 부분 – 그래 네 맞아

기타 어려운 부분 – whatta man whatta man whatta man 알아 너는 good man


1968년에 발표된 Linda Lyndell의 노래 ‘What a Man’이 48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현대적인 세련된 곡으로 재탄생했다. 바로 직전에 등장한 아이즈원의 직속 선배인 I.O.I의 ‘Whatta Man’이다. 1년의 짧은 활동 기간이 아쉽다는 댓글을 지금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로 I.O.I의 인기는 대단했으며, 특히 유닛으로 컴백했던 ‘Whatta Man’은 대중과 평론가 모두에게서 호평을 받으며 처음으로 I.O.I에 음악방송 1위를 안겨주었다.



최고 음은 애드립에서 나오지 않는다. 후렴에서 주결경이 ‘그래 네가 맞아’로 눈 깜짝할 새에 진성으로 훅 찍어 버린다. 앞뒤로 반복해서 나오는 ‘whatta man’이라는 가사가 그리 높은 음이 아니라고 느껴질 정도로 날카로운 고음이다.



이 노래를 익힐 때는 후렴에 유의하는 것이 좋다. 콘셉트가 걸크러쉬이기 때문에 반주와 보컬에 힘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 건 맞다. 그런데도 ‘whatta man whatta man whatta man 알아 너는 good man’의 세 번째 ‘man’과 ‘good’에서는 음을 하나로 찍지 않고 다른 음으로 부드럽게 연결해줘야 한다. 노래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하는 후렴을 잘 살려야만 I.O.I가 보여주었던 느낌을 구현할 수 있다.



3옥타브 라#(A#5): 마마무, ‘Décalcomanie’

고음 부분 – 조금은 위험해 위험해 험해도

기타 어려운 부분 – knock knock 낯선 너의 등장이



지금까지 소개한 고음을 실제로 연습할 때 무리하여 진성으로 올리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여자 보컬은 가성을 실용 음악에 활용하는 범위가 남자에 비해 넓기 때문이다. 실제로 진성으로 올라가지 않는 음정을 악을 쓰며 내는 것보다, 가성을 발전시켜 진성보다 더 듣기 좋게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마마무의 ‘Décalcomanie’가 대표적인 예다. 전체적으로 높은 후렴보다 더 높은 음을 꼭 써야 할 때, 휘인과 솔라처럼 가성으로 매끄럽게 처리해주면 훨씬 듣기가 편해진다. 음을 힘들게 올리면 안 된다는 것은 보컬의 기본이다. 실제로 휘인과 솔라가 힘을 쓰지 않고 표정의 변화 없이 음을 찍어내는 모습을 무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타 어려운 부분으로 도입부를 꼽았지만, 멤버별로 구석구석 심어 놓은 각종 기교와 꾸밈음, 느낌을 한껏 표현해줘야 노래가 산다. 혼자 부르려면 화사의 중저음부터 솔라와 휘인의 고음까지 커버해야 한다. 보컬 실력이 어느 정도 다져지고 나서 도전해볼 매우 어려운 노래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도입부에서 화사가 표현하는 특유의 ‘관능적인 목소리’를 잡도록 하자. 이어지는 구절의 느낌을 살리기 한층 쉬울 것이다.



3옥타브 시(B5): 김보형, ‘Lonely Night’

고음 부분 – 마지막 ‘기억 속에 남은 모습으로’ 직전의 애드립

기타 어려운 부분 – 중간에 조용하게 부르는 부분 ‘떠나던 그 모습이 남았던’



마지막으로 ‘Lonely Night’를 소개한다. 이 노래는 1997년 발매된 부활 5집 타이틀곡으로, 스피카의 막내인 김보형이 지난 2016년 JTBC에서 방영된 <걸스피릿>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리메이크하였다.



부활의 원곡보다 경쾌하고 밝은 느낌의 멜로디 및 반주, 김보형의 보컬이 정말 잘 어울리는 노래다. 노래 자체도 쉽지 않은데, 기본적인 발성은 당연히 갖추고 있어야 하고 중간에 살짝 조용해지는 부분의 완급 조절도 할 줄 알아야 하며, 고음으로 가도 성량과 파워가 빠지지 않아야 하고, 중간중간에 애드립도 살뜰히 챙겨야 한다. 김보형은 최고 음 애드립을 가성으로 처리했지만, 진성만으로도 G5음까지는 무난히 처리해낸다. G5까지는 진성으로 소화해야 맛이 산다는 뜻이다. ‘Lonely Night’는 가창력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총망라된 노래인 셈이다.



김보형은 현재 김보아와 함께 ‘킴보’라는 그룹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 4월 10일과 5월 23일에 각각 싱글 ‘Thank you’, ‘Scandalous’을 발매하였다. 음악 방송과 팟캐스트에 출연하여 소름 돋는 라이브를 선보이며 실력이 전혀 줄어들지 않았음을 세상에 알렸다. 스피카 활동 이후로 새 출발을 하였으니 보다 활발한 방송 및 유튜브 활동을 기대한다.



 

이상으로 여자 보컬이 고음 연습을 하기 좋은 아이돌 노래 아홉 곡을 살펴보았다. 물론 B5보다 높은 음이 등장하는 노래는 많다. 청하의 ‘Love U’(D#6), EXID의 ‘내일해’(E6), 브라운아이드걸스의 ‘Sixth Sense’(F6), 레드벨벳의 ‘RBB (Really Bad Boy)’(D7) 등이 있다. 하지만 이 노래들은 성악 발성 또는 두성을 써야 하거나, 휘파람 소리 또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이므로 특별한 테크닉이 필요하거나 콘셉트 상 필요한 ‘소리’인 상황에 해당한다. 필자의 설명 범위를 넘어서는 소리이기 때문에 과감히 생략하게 되었다.



글에서는 최고 음을 기준으로 음정 하나당 한 곡씩만 살펴보았지만, 이제 아이돌 노래 중 고음은 필수 요소로 인식될 정도로 찾아보면 아주 많다. 중요한 점은 상술했듯이 억지로 고음을 만들어내거나, 고음이 들어간 노래만을 집착하여 들으려는 자세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 중저음에서도 얼마든지 대중성과 음악성을 갖춘 노래가 탄생할 수 있고, 실제로 그런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다양한 음역을 귀로 받아들이다 보면 분명 ‘듣는 귀’가 트일 것이고 음악을 들음으로써 얻는 즐거움 또한 커질 것이다.



글을 쓰기 위해 같은 곡을 반복해서 들어보고 직접 노래도 여러 차례씩 불러보았다. 아무쪼록 이 글이 고음을 정복하고자 하는 여성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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