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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블루

롤드컵 주제곡으로 보는 K-POP과 게임의 만남



©라이엇 게임즈


콘텐츠 강국이 된 한국은 K-POP뿐만 아니라 OTT,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흐름에 따라 K-POP 아이돌 또한 음악을 넘어서 다른 콘텐츠와의 콜라보를 통해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그룹 뉴진스가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의 주제곡을 부르며 리그 오브 레전드 팬덤뿐만 아니라 대중들도 K-POP과 게임 콜라보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여자)아이들, 블랙핑크 등 게임 콜라보 음원을 통해 흥행한 기록이 있기에 K-POP 시장에서도 더욱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5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개최되는 올해 롤드컵의 주제곡을 4세대 아이돌인 뉴진스가 부르게 되었다는 점에서 핫한 이슈가 아닐 수 없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다는 관점에서, K-POP과 게임의 콜라보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새로운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단순 게임 캐릭터나 스킨 콜라보 정도에서 끝나지 않고 음원 제작을 통해 롤드컵 오프닝 무대에 서기까지 점점 넓은 범위로 확장해 나가는 점에서 양쪽 모두에게 만족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음악 성적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이득이 되는 것을 보아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형태의 콜라보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이번 롤드컵 주제곡인 ‘GODS’를 통해 K-POP과 게임의 만남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K-POP의 혁신적인 도전, K/DA

©라이엇 게임즈


누적 조회수 5.7억 회. K/DA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챔피언 아리(미연), 이블린(매디슨 비어), 카이사(자이라 번스), 아칼리(소연)으로 구성된 평행 세계관이자 가상의 K-POP 걸그룹이다. 2018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롤드컵을 기념하기 위해 K-POP 스킨을 내고자 시작한 글로벌 프로젝트로, (여자)아이들의 소연과 미연이 멤버로 참여하며 화제성을 얻기도 했다. K/DA는 ‘POP/STARS’로 가상의 아이돌임에도 현존하는 아이돌을 제치고 큰 사랑을 받았다. 세계적인 게임 회사가 기획한 프로젝트인 만큼, 인기가 많은 것은 당연하겠지만, 이들의 조화와 음악 덕분에 더욱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POP/STARS’는 라이엇(이하 리그 오브 레전드 개발 회사) 뮤직팀이 독특하면서도 글로벌한 노래를 만들어내기 위해 힙합, 일렉트로닉, K-POP 등 여러가지 장르를 믹스한 결과로, K-POP 아이돌 특유의 역할 분담과 멤버별 구성 등이 뚜렷하게 표현되고 있다. 해당 곡을 처음 들었을 때를 떠올려 보면, 가상 아이돌이라는 신선한 컨셉과 중독성 있는 비트를 통해 무뎌지는 K-POP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줬다고 느꼈다. 자칫하면 게임 유저들만 이해할 수 있는 음악에서 유명 아이돌과 다국적으로 협업함으로써 새로운 팬덤을 유입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롤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대중들까지도 (여자)아이들의 참여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K/DA 이전에는 주로 이매진 드래곤즈, 제드 등 글로벌 스타들이 주제곡을 맡았었는데, 2018년에 K/DA가 K-POP 스타로서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K-POP의 비전과 혁신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POP/STARS 뮤직비디오


2018 롤드컵 POP/STARS 개막 무대



애당초 가상 아이돌 그룹인 만큼, 게임 캐릭터와 실존하는 가수들의 연결에 대해서도 대중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K/DA는 2018 롤드컵 개막식 때 성공적인 라이브와 증강현실을 통한 캐릭터 구현을 선보이며 글로벌 팬덤의 중심에 오르게 되었다. 특히, (여자)아이들의 소연이 파워풀한 랩을 선보이면서 ‘전소연은 아칼리 그 자체다.’, ‘K/DA의 하이라이트는 전소연의 랩’과 같은 호평을 받기도 했다. K-POP과 게임은 각 팬덤이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는데, 높은 싱크로율과 이를 뒷받침하는 멤버들의 실력을 계기로 서로에게 스며들게 하는 좋은 선례로 남게 되었다.

K/DA는 ‘POP/STARS’의 성공 이후 약 2년 뒤인 2020년에 다시 ‘THE BADDEST’와 ‘MORE’이라는 곡으로 돌아왔다. 단일성 프로젝트가 아닌, 다시 음원을 발매한다는 사실에 팬덤을 다시 열광하게 했다. 특히, 미니 1집 <ALL OUT>의 선공개 곡이었던 ‘MORE’는 이들의 컴백을 기다려 온 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담은 가사가 인상적인 곡이다. 다만 세라핀과의 콜라보로 K-POP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혹평을 받으며 이전 곡들과 달리 흥행하진 못했지만, 압도적인 사랑을 받았던 ‘POP/STARS’로 생긴 높은 기대감으로 인한 실망감이었다고 봤을 때 새 앨범 발매는 한 번 더 글로벌 팬덤에게 다가갔다는 점에서 의의를 둘만 하다. K/DA의 등장 이후, K-POP 시장에서도 증강현실을 접목한 아이돌 그룹을 탄생시킨 만큼, 한 획을 그은 사례라고 생각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시대를 앞서간 그룹이라고 볼 수도 있었음에도 대중들을 주목하게 했다는 것으로 보아 K/DA는 ‘레전드’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뉴진스의 새로운 시도, GODS


©라이엇 게임즈


2023년 올해 롤드컵 결승전 개막 무대를 맡게 된 뉴진스. 완전체 그룹으로 롤드컵 개막 무대에 서는 것은 K-POP 아이돌 중 뉴진스가 처음이다. 지금까지 뉴진스가 보여줬던 청량하고 몽환적인 음악과는 사뭇 다른 선택을 한 만큼 대중들도 과연 뉴진스가 잘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 어린 반응이 많았다. 특히 이번 롤드컵 주제곡인 ‘GODS’는 2022년 월드 챔피언인 선수 데프트를 주인공으로 하며 그의 프로게이머 인생의 전체적인 서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곡이다. ‘GODS’의 뮤직비디오는 데프트의 과거부터 2022 월드 우승까지의 여정을 다루고 있다. 학교 동창으로 이미 유명 인사였던 페이커와 주목받지 못하던 그의 대비를 시작으로, 프로게이머로서의 우여곡절을 겪고 2022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여 기적적으로 우승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만큼 음원 공개 이전부터 롤 팬덤에게는 역대급 시나리오로서 엄청난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라이엇 게임즈는 이미 K/DA로 한차례 성공한 적 있었던 만큼, 음원의 퀄리티에 대한 기대감이 없을 수 없었다.




GODS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에서 평소 뉴진스가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음원이 공개되었다. 역대 롤드컵 주제곡 라인업과 구성이 좋았던 탓인지 음원 공개 초반에는 호불호가 갈리는 듯한 반응이 있었다. 뉴진스가 시도해 보지 않은 장르였던 만큼 롤드컵 주제가 특유의 ‘파워풀한 무언가’를 찾는 반응도 많았다. 그러나 뉴진스의 새로운 시도 덕분에 대중들의 눈과 귀는 예상하지 못했던 경험을 하기도 했다. 뉴진스는 ‘새로운 장르와 사운드를 시도할 수 있어 즐거웠으며, 이번 콜라보를 통해 뉴진스와 리그 오브 레전드 만의 색채가 담긴 곡을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한 바 있다. 뉴진스의 말처럼, ‘GODS’는 중독성 있는 훅과 데프트의 인생을 요약한 듯한 가사를 통해 벅차오르는 듯한 감정을 잘 표현했다. 물론 서사에 비해 아쉬운 감이 있지만 뉴진스는 ‘GODS’으로 빌보드 글로벌에 3주 연속 포진하며 게임 주제곡으로는 이례적으로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렸고, 이는 뉴진스의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라이엇 게임즈


어도어와 라이엇게임즈에 따르면 11월 19일 고척돔(이하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3 롤드컵 결승전 오프닝 세레머니에 뉴진스가 출연한다고 밝혔다. 롤드컵 결승전은 온라인 생중계 동시 시청 수가 2021년 기준 최대 7400만 명이 달할 정도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축제인 만큼, 더욱 뉴진스의 무대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진스는 이번 롤드컵 결승전 무대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오리지널 안무도 선보인다. 직접 팬들을 만나 공연하는 자리인 만큼 K-POP의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 분명하다. 매번 레전드 무대를 만들어 냈던 뉴진스가 이번 공연을 통해서 ‘GODS’의 웅장함과 떨림이 가득한 오프닝 무대를 펼치길 기대해 본다.





©오버워치


Perfect Night 뮤직비디오



같은 시기에 르세라핌도 <오버워치 2>의 콜라보 싱글인 ‘Perfect Night’를 발매했다. 하이브 레이블즈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뮤직비디오에는 르세라핌과 오버워치를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등장했고, 게임에서는 르세라핌 멤버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게임모드와 전설 스킨, 아이템 등이 공개됨으로써 양쪽 팬덤 모두의 기대를 끌어올렸으며, 음원이 공개된 이후에도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 주듯 한국 인기 뮤직비디오 Top 100에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로써 K-POP과 게임의 콜라보는 비즈니스적으로 흥미로운 프로젝트임이 틀림없다. 각 팬덤은 각자의 콘텐츠만 향유하는 것이 아닌, ‘게임 음악’이라는 공통된 부분에서 함께 나아간다. 이를 통해 K-POP과 게임은 개별적 콘텐츠가 아닌, 하나의 새로운 파생 콘텐츠가 되었다고 볼 수 있고, 이러한 파생 콘텐츠에 맞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팬덤 문화가 생겨나고 있는 점이다. K-POP의 시각에서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버추얼 아이돌, AI 아이돌이 다수 등장하고 있음에 따라 계속해서 게임과의 콜라보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으로 예상된다. 끊임없이 등장하는 K-POP과 게임 속에서 하나의 새로운 콘텐츠로서, 서로에게 시너지를 줄 수 있는 만남이 다수 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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