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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서비

드림하이를 보고 진짜 꿈을 꾼 사람 이야기

I dream high 난 꿈을 꾸죠~

이 노래는 2011년 1월 3일에 방영했던 드림하이의 OST이다. 그리고 나는 이 드라마를 보고 실제로 꿈을 꾸게 되었다.


KBS2TV 월화드라마 드림하이 메인 표지 사진


2010년 나는 처음으로 덕질을 시작한 이후 꽤 인기 있는 팬블로그를 운영하고, 모든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을 꼬박꼬박 챙겨 볼 정도로 나름 열심히 덕질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당시 나에게 덕질은 딱 취미 정도에 그쳤지 그 이상의 의미를 갖지는 못했었다. 그렇게 덕질이 시작된 중학교 3학년이 끝나고 겨울방학이 되면서 1년이 다 되어가는 나의 덕질은 점차 시들해져 갔다. 정들었던 중학교를 떠나야 해서 마음도 싱숭생숭했고, 소녀시대도 ‘훗’ 활동 이후로 일본으로 건너가 활동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컨텐츠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블로그 활동도 뜸해지고 흥미도 시들해지면서 다시 머글로 돌아가..려는 찰나 꺼져가는 덕질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기름을 끼얹는 드라마가 나타났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드림하이 되시겠다.


내 덕질의 시작이 예능 ‘청춘불패’였다면 꿈의 시작은 드라마 ‘드림하이’였다.(신기하게도 나의 덕질은 아이돌의 무대나 공연이 아닌 TV프로그램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드림하이가 나온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는 별 관심이 없었다. 드라마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고 당시에 출연하는 아이돌들(수지, 택연, 은정, 우영, 아이유 등)의 노래는 좋아했지만 연기하는 걸 찾아서 볼 정도의 팬은 아니었다.(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초호화 캐스팅이다. 이 드라마의 대성공으로 수지, 김수현, 택연, 아이유는 엄청난 인기와 함께 최근에도 활발히 연기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럼 내가 어떻게 드림하이에 빠지게 되었을까? 일단 덕질과 블로그를 하지 않으니 남는 게 시간이었다. 방학숙제도 없고 다른 취미도 없으니 지루함을 참지 못해 결국 특별히 드림하이 1화는 봐주기로 했다. 드라마 하나 보는데 뭐 그리 거창하게 의미부여를 하나 싶은데 그날은 내 인생에 있어 무척이나 중요한 순간이었다.


1화 마지막 장면을 보면 선생님들과 이사장(배용준) 앞에서 기린예고 면접을 보는 수지가 무릎을 꿇고 “살려주세요”라고 하는 대사가 있다. 심지어 전혀 진지하지도 않고 정색하면서(-_-) 살려달라고 말했다. 나는 황당하게도 그 장면을 보고서 드라마에 푹 빠져들었다. 지금 다시 보면 정말 처참한 연기력이지만(연기 데뷔작이니 이해해주자) 그 당시에는 나의 감성을 자극하기 충분했었나 보다.(극 중 수지의 꿈에 대한 간절함을 엿본 것일까? 대충 그렇다고 치자) 그렇게 나는 매주 드림하이가 하는 날만을 기다리며 덕질이고 뭐고 다 잊고 꼬박꼬박 본방사수하며 챙겨봤다.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들이 많은데, 송삼동(김수현)이 쌀포대를 입고 전국노래자랑 무대에 오르는 모습, 수지가 (또) 정색하면서 난 꿈이 있어요ㅡㅡ 그 꿈을 믿어요ㅡㅡ 하는 장면이 너무 귀여워서 미니홈피에 올린 적도 있다.(그 뒤에 박진영이 역시 어색하게 너를 누가 뽑았니?? 어느 기획사가 널 데려가겠냐!!고 하는 장면도 킬포인트) 그 밖에도 농약 같은 가시나로 유명해진 농약커플의 케미, K펜던트의 행방, 삼동이가 쇼케이스에서 이명이 오자 그걸 도와주는 고혜미(수지) 등 지금 생각해도 재밌고 감동적인 요소와 장면들이 많으니 드림하이를 안 봤거나 다시 보고 싶은 사람은 kbs 드림하이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무료로 볼 수 있으니 정주행을 추천한다.


물론 나도 9년이 지나 정확하고 세세한 스토리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주인공들이 기린예고에 입학해 난관을 이겨내며 스타가 되기 위한 여정을 보여주는 드라마였다. 일단 당시 신선한 소재였던 예술고등학교가 배경이었고, 춤과 음악이 꿈인 학생들의 이야기이다 보니 가요 프로그램을 하나하나 다 챙겨 본 나에게 더 와닿았다. 드림하이를 보다 보니 나에게도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꿈…이 아니라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내가 꿈을 꾸는 데에 드라마의 스토리도 영향을 줬지만 OST도 한몫했다. ‘드림하이’와 ‘Someday’부터 시작해서 ‘Maybe’, ‘겨울아이’, ‘Dreaming’ 등 수많은 명곡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나도 저런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드림하이를 보면서 덕질이 결국 꿈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이후 나는 작곡을 배우기 위해 ‘음악통론과 그 실습’, ‘실용음악 화성학’ 등 기초 음악이론 도서들과 미디 음악 프로그램을 구매하여 방학 때 혼자 독학을 시작했다. 그 이후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작곡 동아리에 들어가고, 기존 아이돌 음악을 편곡하여 무대에 올리고, 직접 무대에도 오르는 등 나의 음악 사랑은 계속되었다. 아쉽게도 나의 프로듀서라는 꿈은 대입이라는 벽을 만나면서 멈추게 되었고, 어른이 되어서는 바쁘다는 핑계로 놓아버린 꿈이 되었다.


아직도 음악을 들으면서 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만 역시 나에게 음악은 듣는 것이 제일 편하다. 그래서 모든 가수들이 음악을 하나하나 만들어서 앨범을 완성시키는 모습이 정말 멋있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그것이 내가 아직 아이돌 음악을 포함한 모든 음악들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이유이다. 아직 제대로 된 음악을 만들어본 적은 없지만 음악을 만들려는 시도를 해본 것만으로 그들의 마음을 느껴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짧지만 긴 꿈을 잠시라도 꾸게 해준 드림하이에 감사를 표하며 나는 다시 음악을 감사히 들으며 살아가야겠다.


p.s. 드림하이2는 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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