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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수혈하는 카페인, 에버글로우

필자는 케이팝 처돌이이자 귀에 때려박는 EDM 러버로, 여름에 폭풍처럼 발매되는 신나는 비트의 엘모 노동요st 케이팝을 사랑하는 편이다. 더운 여름, 우연히 본 음원 사이트 최신음악 창에서 눈에 띈 그룹은 바로 <봉봉쇼콜라>로 많은 이들의 귀에 신선한 충격을 준 에버글로우였다. 에버글로우는 위에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에서 데뷔한 걸그룹으로, Mnet <프로듀스 48>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김시현과 왕이런 두 명이 멤버로 속해있다. <프로듀스 48>에서 김시현과 왕이런을 봤을 때 청순한 비주얼 때문에 청순가련 컨셉으로 데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는데, 이들은 <봉봉쇼콜라>라는 카페인 과다 공급하여 정말 하늘로 날라가버릴 듯한 에너지 넘치는 EDM 곡으로 데뷔했다.



# ‘봉’며들게 만들 봉봉쇼콜라


사진 출처: 봉봉쇼콜라 뮤직비디오


이들의 데뷔곡인 <봉봉쇼콜라>는 처음 들었을 때 여러 모로 당황스러웠던 곡이었다. ‘봉봉 쇼콜라’에서 풍기는 달콤발랄한 뉘앙스를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나나나나-’의 연속인 인트로는 구구단의 ‘Chococo’와 같은 노래를 기대하고 들었던 나에게 가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충격적인 인트로를 겪고나면 ‘그래서 봉봉쇼콜라가 뭔데?’라는 궁금증이 생기고, 때 마침 시현의 ‘Bon Bon Chocolat Go up to the sky’라는 파트에 도달하며 분위기는 무한정으로 고조된다. <봉봉쇼콜라>의 안무는 유명 안무가인 리아킴이 만든 안무로, 유튜브 채널 ‘1MILLION DANCE STUDIO’에 리아킴X에버글로우 콜라보 영상이 올라오면서 이들의 독특한 안무가 이슈되기도 했다. 위에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가 단독으로 기획한 첫 걸그룹인만큼 에버글로우의 데뷔 앨범인 <ARRIVAL OF EVERGLOW>는 높은 완성도를 확인할 수 있다. 앨범에 수록된 세 곡 모두 각기 다른 외국 작곡가들의 곡으로, 다른 인기 아이돌 그룹의 앨범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작곡진 라인업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타이틀곡인 <봉봉 쇼콜라>는 1절, 2절, 그리고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후렴구 부분이 모두 다른 비트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보아 굉장히 신경써서 만든 듯 하다. 또한 오토튠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기보다는 적재적소에 잘 배치한 점과 강렬한 신스 사운드가 난무하는 와중 사이사이에 들리는 스트링 사운드는 들으면 들을수록 노래가 더 새롭게 들리도록 만든다.



# ‘빠꾸’따위는 없는 직설적인 아디오스


사진 출처: 아디오스 뮤직비디오


2019년 8월 19일에 발매한 에버글로우의 <Adios>는 발랄한 이미지의 <봉봉쇼콜라>와 달리 제복과 절도있는 퍼포먼스와 함께 강렬한 이미지로 변신했다. 중독성 있는 휘파람 인트로를 통해 나같이 호기심에 음악을 재생하는 이들의 귀를 감아버리고 강.강.강으로 때리는 비트는 카페인 음료를 마신 듯한 착각을 준다. 조용히 속삭이는 이런의 ‘Goodbye Au Revoir Aidos’ 파트 뒤에 대조적으로 귀를 세게 때리는 강렬한 드롭 지점을 둠으로서 고음을 찌르는 보컬 없이도 리스너들의 텐션을 한껏 끌어올린다. 전작과 비교할 때 <봉봉쇼콜라>는 한 번 듣고 가사가 무엇을 말하는지 한 번에 캐치하기 힘들고 다소 추상적이었다면, 이번 <Adios>의 경우 제목부터 작별 인사를 뜻하고 있으며, ‘아주 멀리 떠나줬으면 해’, ‘See You Later 다 필요 없어’ 등과 같은 가사는 리스너들의 쉬운 이해를 돕는다. 그리고 <봉봉쇼콜라>에 이어 <Adios>에서도 가사를 통해 ‘처음부터 주인공은 나였어야’한다며 당당하고 주체적인 캐릭터를 드러내는데, 앞으로 에버글로우가 음악을 통해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 메시지를 전달할지 기대가 된다.


사진 출처: 위에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YG 엔터테인먼트

많은 사람들이 <Adios>를 듣고 떠오른 곡으로 블랙핑크의 <Kill This Love>를 거론하곤 한다. 두 곡 모두 흔히 ‘걸크러쉬’ 컨셉으로 칭해지는 절도 있는 퍼포먼스와 강한 비트의 노래, 그리고 아련한 사랑 노래가 아닌 사랑을 미련없이 끝내는 가사가 특징적이며, 힙합에서 파생된 트랩 장르를 메인으로 하고 있고 곡도 비슷한 흐름으로 구성되어있다. 때문에 <Adios>를 들으면 큰 사랑을 받았던 <Kill This Love>가 떠오르는건 당연할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번갈아 가면서 계속 듣다보면 그 곡만의 특징이 확연하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두 곡 모두 트랩 기반의 곡인건 맞지만 <Adios>의 경우 전반적으로 일레트로니컬한 사운드에 집중했다면, <Kill This Love>는 브라스 사운드에 집중하여 과거 애프터스쿨의 <Bang!>과 같은 마칭밴드가 연상시키며 두 귀를 금관악기 소리로 꽉 채운다. 가사적인 면에서도 차이를 보이는데, <Adios>의 경우 전작에서 가사가 너무 추상적이라는 점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에는 직관적인 전달력을 가진 가사로 바뀌었다면, <Kill This Love>는 이전에 블랙핑크가 계속 해오던 직관적인 가사들과는 달리 서정적인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다. 확실한 건 두 곡 다 EDMst 케이팝 처돌이의 심금을 울렸다는 것이다. 만약 두 곡 중 한 곡을 좋아한다면 다른 곡도 꼭 들어보도록 하자. 당신의 마음에도 쏙 들 것이 분명하다.


과거, 대중들은 청순과 섹시, 즉 이분법적인 사고로 걸그룹을 두 분류로 나누곤 했다. 그러나 케이팝 시장이 성장하고 아이돌 그룹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레드오션으로 거듭나면서 이와 같은 이분법적인 ‘계보’를 따르는 기획만으로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다. 이로 인해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걸그룹들은 다채로운 컨셉과 스토리를 가지고 활동을 하고 있다. 에버글로우 역시 <봉봉쇼콜라>를 통해 데뷔의 꿈을 이룬 것에 대해 노래하고, <Adios>를 통해 미련 없이 청자를 차버리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이들은 유튜브에서 높은 수치의 조회수를 계속해서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해외에서 지속적인 유입이 발생하는 것을 보아 이들의 기획, 노래, 영상 등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향후에도 높은 퀄리티의 앨범과 함께 방송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긴다면 충분히 큰 인기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빛날 에버글로우의 행보에 대해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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