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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의 새로운 루키로 떠오른 ‘LE SSERAFIM’과 그 이면의 시대착오적 프로모션


출처: 쏘스뮤직 공식 홈페이지


지난 몇 년간 BTS,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다양한 남자 아이돌을 성공시키며 단 몇 년 만에 소형 기획사에서 3대 기획사의 자리에 앉은 소속사가 있다. 전 ‘빅히트’라는 이름을 가진 엔터테인먼트, ‘HYBE’(이하 하이브)다. 하이브는 이전까지의 역사를 토대로 다른 소속사와 다르게 걸그룹을 데뷔시키지 않는 특이한 행보를 보여줬는데, 쏘스뮤직과 합병한 이후로 지난 3월 28일 한 그룹의 공식 채널을 오픈하면서 걸그룹 시장에 뛰어들게 되었다. 공식적으로 발표가 나기 이전부터 아이즈원 출신의 사쿠라, 김채원을 영입하기로 연예계에선 수소문이 났던 바로 그 그룹, ‘LE SSERAFIM’(이하 르세라핌)이다.


르세라핌은 ‘IM FEARLESS’를 애너그램을 통해 만든 그룹명으로, ‘나는 두렵지 않다’라는 뜻을 가짐과 동시에 세상에 당당히 맞서고, 진취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이겠다는 당찬 포부를 담고 있다. 현존하는 가장 최고의 기획사와 최고의 멤버들의 조합에 많은 언론들과 케이팝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았지만, 지금까지도 트레일러 영상과 사진이 공개될 때마다 사람들의 실망감은 점점 더해져만 가고 있다. 르세라핌과 하이브의 데뷔 과정은 과연 어떠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을까?



1. 멤버에 대한 논란과 소속사의 잘못된 대처


출처: 쏘스뮤직 공식 홈페이지, 쏘스뮤직 공식 트위터


르세라핌의 두 번째 멤버 ‘김가람’이 공개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각종 사이트 및 SNS에서 해당 멤버를 향한 학교 폭력 의혹과 과거 폭로가 끊임없이 이어져 나왔다. 지난 몇 년간 학교 폭력은 케이팝 시장 내에서 뜨거운 화제가 되었기에 이번에도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른 사건들과는 달리, 김가람의 과거 폭로와 함께 계속 올라오는 사진들은 함부로 올릴 수 없을 정도로 선정적인 것들이 많았다. 또한 증거로 나온 사진 중에선 학교 폭력의 정황뿐만 아니라 장애인 비하 등의 내용도 발견되면서 연예인으로서의 자질을 의심받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계속 들끓자 팬들은 그룹이 해당 논란을 그대로 짊어진 채 데뷔할 것을 고려하여 김가람의 데뷔 취소를 요구했다. 이에 지난 6일 소속사 측은 입장문을 발표했는데, 그 내용이 다시 팬들의 공분을 사게 되었다. ‘(김가람은) 학교폭력 피해자였던 것이 제3자 진술을 통해 확인되었다’, ‘이를 제기한 주체에 대해 어떠한 합의나 선처 없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학교 폭력 가해자를 오히려 피해자로 칭한 소속사의 적반하장 태도에 멤버와 소속사를 향한 팬들의 분노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입장문 발표 이후에도 멤버를 향한 추가 폭로가 이어지며, 반발 여론이 날로 거세지고 있으나 소속사 측에서는 이에 대해 아직까지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소속사의 모습은 소속 아티스트를 지키려는 의도일지 모르겠으나, 실제 피해자들을 향한 2차 피해가 아닐지 한 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2. 걸그룹을 향한 성상품화, 어디까지 지속될 것인가?


출처: 쏘스뮤직 공식 홈페이지, 르세라핌 공식 유튜브 채널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맨 처음 멤버들을 소개하는 사진을 공개한 뒤, 데뷔 앨범과 관련한 티저들을 현재까지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올라온 사진들 중 대다수는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어 사진들이 계속해서 도마 위에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쿠라, 김가람의 테니스복 차림부터 시작해 김채원의 미니스커트, 카즈하의 발레복까지. 이 모든 티저 사진들의 공통점은 ‘남성 판타지’가 반영되었다는 점이다. 최근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케이팝 시장도 성적인 모습을 부각하기보다는 정체성, 자아성에 초점을 맞추고 그룹을 데뷔시킨다. 이러한 시장 속에서 하이브가 공개한 르세라핌의 모습은 이러한 케이팝 시장의 모습과, 또한 그룹 자체의 슬로건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분명 그룹 내에 미성년자 멤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히는 등, 현시대 상황과는 맞지 않는 컨셉 포토에 ‘당당함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 ‘과연 이것이 최고의 멤버들을 데리고 만들 수 있는 최선의 티저였나’ 등의 비판의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11일 올라온 ‘2022 “FEARLESS” SHOW’ 티저 영상에서도 멤버들을 노출이 심한 상체 쪽으로만 카메라를 비추는 모습을 보여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고, 현재까지 공개된 앨범 컨셉 포토도 멤버들을 ‘레이싱 걸’로 형상화해 더더욱 남성 판타지를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3. ‘저작권 의식’을 잃어버린 티저 영상 속 소품의 모습


출처: 르세라핌 공식 유튜브 채널, 유튜브


지난 10일 르세라핌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CASTING CALL’ 영상에서는 사쿠라가 닌텐도를 들고 게임을 하면서 순서를 기다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 팬들은 어떤 문제점을 찾아냈을까? 사쿠라가 들고 있는 게임기 뒷면에는 칩을 끼운 부분이 보이는데, 이를 확대해 보면 칩 안에 다른 칩이 삽입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닌텐도 측에서 공식적으로 발매한 정식 게임칩이 아닌 소위 ‘R4 칩’, ‘TT 칩’이라고 불리는 불법 게임칩이다. 모든 사람들이 시청할 수 있는 공식 티저에서 이런 불법 칩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해당 티저 영상을 감상하는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저작권 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 이러한 모습에 대해 관계자가 소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문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비판의 여론이 나오고 있다. 불법 칩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해당 소품을 준비했을 수 있겠지만, 소속사에서는 이러한 실수가 불러오는 나비효과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4. 프로모션 제작 과정에서의 전문성은 어디로 갔나?


출처: 쏘스뮤직 공식 홈페이지


단체 티저 사진이 올라왔을 때 사람들은 사진의 편집 과정에 대해 비난을 내뱉지 않을 수 없었다. 포토샵을 이용해 멤버들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미숙한 편집 처리로 인해 특정 멤버들의 신체 일부분이 없어지거나 잘려 나온 상태 그대로 공식 채널에 사진을 올린 것이다. 이 점을 금세 파악한 소속사는 급히 사진을 내리고 다시 편집 과정을 거쳐 수정된 티저 사진을 공개했지만, 해당 사진조차 누끼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티저 제작 과정에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팬들의 공분을 사게 되었다.

이번 데뷔에 대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의혹은 멤버들의 개인 티저 내에서도 발견되었다. 멤버 김채원과 허윤진의 개인 영상이 공개되었을 때, 팬들은 개인 티저에서 나오는 장면들이 유명한 노래들의 뮤직비디오를 오마주 했다는 것을 찾아냈다. 문제는 해당 티저에 사용된 음악도 오마주한 뮤직비디오의 음악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실제 김채원의 개인 티저에 오마주 된 뮤비는 롤링스톤즈의 ‘Ride’em on down’으로, 뮤비 속 여자 주인공이 파란 사탕을 먹는 장면, 주유소에서 춤을 추는 장면 등이 그대로 삽입되었다. 또한 허윤진의 개인 티저에서는 Avril Lavigne의 Smile 뮤비와 흡사한 장면이 담겨 있다. 이것이 오래된 뮤비를 오마주한 것이라 해도, 티저 내에 삽입된 음악까지 비슷하게 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끊이질 않는다.

한 아이돌을 열렬히 좋아해 봤던 케이팝 팬이라면, 한 그룹이 데뷔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르세라핌의 데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소속사인 하이브와 아이즈원으로 데뷔해 팬들을 끌어모은 사쿠라, 김채원 및 ‘프로듀스 48’에서 좋은 실력을 보여준 허윤진의 조합으로 알려져 많은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모습을 유지하게 된다면 이때까지 준비해왔던 하이브의 첫 걸그룹 데뷔는 헛수고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하루 빨리 하이브에서는 위와 같은 팬들의 여론을 파악하고, 팬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여 르세라핌의 데뷔에 대한 제대로 된 피드백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멤버들의 데뷔를 오랫동안 기다린 팬들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앞으로 그룹 활동을 이어갈 멤버들을 위해서라도 소속사가 에 연달아 일어난 여러 가지 논란들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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