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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pi pi

티파니의 음악 #2 만남, 사랑, 이별, 그리고 성장

최종 수정일: 2018년 8월 25일


'만남, 사랑, 이별, 그리고 성장. 티파니의 사랑.'

- 티파니(TIFFANY) - I Just Wanna Dance - The 1st Mini Album


#5. 성장 (I Just Wanna Dance)


IJWD 에서는 이제 감정은 존재하고 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을 얽매이게 했던 과거는 사라지고 감정만 남아, 그 감정만을 온전히 느끼려고 한다. (이제 과거는 신경쓰지 않아, 중요한 건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이 감정이야, 하고 외치는 느낌이다.) 문제를 회피한다거나 현실에서의 도피와는 다르다. 이제 그 과거는 그냥 삶 속의 한 부분이 되었을 뿐, 현재의 자신에게는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다. 남아있는

건 그 때 느꼈던 감정만 남아있다. 기억과 감정의 분리라고 해야할까.


티파니는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 그 감정만을 가지고 새로운 도약을 한다. 중요한건 '누군가'와 맺었던 관계가 아니다. 관계를 통해 얻었던 감정, 경험, 그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Don't Speak'과 같이 더 이상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남아있는 건 오직 자신, 나, 그 하나 뿐이다.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의 극복에 타인은 필요하지 않다. 그리고 그 감정을 오롯이 느끼는 것은 자신이다.

'며칠째 내린 비가 그친 밤/혹은 도시의 불빛 사이' 로 걸으면서 에너지를 느끼고, 마음이 가는대로, 거리

속에서 티파니는 춤을 춘다.


'아주 슬픈 영화에 취한 것 보다 지금 난 더 헝클어지고 싶을 뿐이야.'


슬픔이란 감정을 통속적인, 보편적인 방법으로 느끼기 보다는 조금 더 자신을 내려 놓고, 맘 속 깊은 곳에서 끌어내지는 본능에 따라 춤을 추며 그 감정을 느끼려고 한다. 더 솔직하게, 자신을 내보이는 방식으로. 이렇게 Talk-Fool-What do I do-Heartbreak Hotel, Don't Speak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는 결국 'I Just Wanna Dance'를 통해 성장한다.


사실 이 모든 스토리는 'I Just Wanna Dance'의 느낌에서 출발했다. 'I Just Wanna Dance'를 들으면 그 가사와 같이 티파니가 정신없이 춤을 추는 모습이 일차적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노래를 반복해서 듣고 가사를 곱씹다보면 그 이면에 매우 쓸쓸하고 공허하지만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는 신나게 듣다가 점점 슬퍼지는 노래라고 해야하나. 텅빈 거리를 걷고 있는 느낌이다. 그 공허함에서 출발했고, 그 원인을 추적하다보니 앨범의 유기적 연결성이 보였다. <IJWD> 앨범은 사랑의 과정과 그것을 통한 성장을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분명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7. 짝사랑 (Yellow Light)


'Yellow Light'는 IJWD앨범에서 특별한 곡이다. 이 곡은 IJWD앨범의 전체적 스토리 라인, 만남-사랑-이별-성장을 말하는 다른 곡들의 유기성에서 조금 벗어나서 사랑의 '또 다른 과정'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곡은 마치 오랜기간 '내'가 '너'를 짝사랑 해온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그 오랜시간동안 '너' 는 계속해서 다른 사람과 사랑을 했고, 이제 '나' 는 '너' 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멈추려고 한다. '나' 와 '너' 는 처음 만난 사이도 아니고, 이제 막 설렘을 키워가는 사이도 아니다. '나'와 '너'는 '내' 가 '너' 를 좋아하는 그 감정에 지칠만큼 오래된 사이이다. 사랑의 방향도 서로 마주보고 있지 않다. 항상 '나'는 '너'의 뒤에서 '너'를 부르고, '너'가 돌아봐주길 기다린다. 그리고 이제는 그 관계에 마침표가 찍히려고 하는 그 어느 즈음이다. 사랑이지만, 마주보고 있지 않고, 상대가 나를 돌아봐주길 기다리고, 그러다 지쳐 혼자 마침표를 찍는 그런 사랑이다. 만나고, 사랑을 키우다 헤어지는 둘이 하는 사랑이 아니라, 혼자 사랑을 키우다 정리하는 혼자 하는 사랑, 사랑의 또 다른 과정. 그래서 특별하다. 둘이기 때문에 둘 사이에서 생기는 다양한 의미부여들은 혼자하는 사랑에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렇게 사랑이지만, 또 홀로 남는다.


'Yellow Light'은 가장 공감을 했던 곡이다. 한번쯤 누구나 겪어 봤을 감정이 아닐까. 좋아하지만, 나를 돌아보지 않음에 지치고 힘이 들고, 멈추고 싶지만 이미 맘은 다 엉켜버렸고, 수없이 밤을 새고, 좀 더 기다리면 나를 돌아봐 주지 않을까, 나를 봐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다잡았던 마음을 다시 헝클어뜨리고 하는 그런 감정. 그런 감정을 담담하게 노래하는 티파니 목소리도 좋다. IJWD의 다른 트랙들은 노래 자체에도 감정이 뚝뚝 묻어나와 그 감정에 푹 젖는 느낌이라면 'Yellow Light'은 잔잔하게, 담담하게 노래하는 목소리에 감정이 서서히 스며드는 느낌이다. 그래서 조금은 더 특별하고, 애착이 가는 노래다.

#7. 티파니가 꿈꾸는 사랑 (Once in a lifetime)


지금까지의 노래들이 어떤 유기적 관계성을 통해 한가지 스토리 라인을 이루었다면, 'Once in a lifetime' 은 티파니가 바라는 관계, 사랑에 대한 노래같다. 관계의 결과가 이별로서 마무리 지어지는 것이 아닌, 영원한 관계를 꿈꾸는 것이라고 해야하나. 숱한 만남과 거짓말 끝에, 아무것도 믿고 싶지 않았던 시간들 끝에 만나게 된 진정한 사랑, 혹은 진정한 관계. 앞선 사랑의 과정을 계속 반복하며 지쳐 있던 티파니에게, 혜성처럼, 빛처럼 나타난 사랑, 혹은 사람, 관계. 바다같이, 바람같이, 우주같이 언제나 곁에 존재하는 사랑을 소망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Once in a lifetime'은 따뜻하다. 노래 분위기를 보면 소녀시대 1집이 생각나기도 한다. 사랑에게도, 우정에게도, 가족에게도 해당되는 노래. 듣고 있으면 힐링이 된다고 해야할까, 따뜻한 빛이 감싸주는 기분이 든다. 티파니같은 노래. 부르는 사람도, 노래도, 가사도 따뜻하다.


#8. 덧붙여서


티파니 IJWD 앨범의 구성은 너무 탁월하다. 트랙순서대로 앨범의 전체적인 구성을 다시 보자면, 2번 트랙 'Talk'(만남) - 3번 트랙 'Fool'(사랑) - 4번 트랙 'WDID'(이별), 그리고 5번 트랙 'Yellow Light'(짝사랑)으로 나타낼 수 있는데, 결과적으로 사랑에 관한 이 모든 경험들은 타이틀 IJWD(성장)로 귀결된다. 티파니는 사랑의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더 성숙해진 자신을 위해 나아간다. 앨범의 모든 수록곡들이 스토리를 가지는데 동시에 타이틀 IJWD와 관계가 성립한다.


여기까지만 해도 티파니라는 아티스트의 앨범 구성 능력은 이미 탁월한데 여기에 6번트랙 'Once in a Lifetime'이 더해지면서 그 완벽함에 완벽함을 더한다. 둘이하는 사랑, 그리고 혼자하는 사랑을 통해 성장을 노래하던 티파니는 앨범의 끝무렵에 와서야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노래한다. 화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낙관을 박듯 티파니는 가장 자신다운 노래로, 자신이 꿈꾸는 사랑을 담은 노래로 앨범을 마무리한다. 너무나도 완벽한 구성이다. 정말 더할나위없이 좋다.


'만남, 사랑, 이별, 그리고 성장. 티파니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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