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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 너의 수만 가지 아름다운 이름을 불러줄게

최종 수정일: 2019년 2월 24일

* 박상수 시인의 평론집 ‘너의 수만 가지 아름다운 이름을 불러줄게’ 의 제목을 가져옴.


워너원 멤버들의 활동 종료 D-day, 그리고 ‘그 이후’ 의 나날들


사진 출처: 워너원 공식 네이버 블로그

1) 워너원 활동 종료, D-day


‘상상을 해, 우리 시간이 잠시 멈추는 꿈을 꾸죠 이 별빛 속에서…’


암전이 되고, 워너원의 ‘Beautiful, part.2’ 전주가 흘러나왔다. 워너원의 마지막 콘서트 'Therefore' 의 가장 마지막 날, 워너원이 워너블에게 들려주는 피날레 곡이 시작되고 말았다. 노래라는 것이 시간의 흐름을 멜로디로, 가사의 진행으로 생생히 들려주는 잔인한 것이 될 수 있음을 그 때 느꼈다.


워너원의 활동종료는 각 멤버들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이별의 순간은 늘 어렵기만 하다. 특히 끝이 정해져 있던 워너원과 워너블의 이별은 유독 잔인하게 다가왔다. 생이별을 해버린 느낌이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끝날 걸 알면서도 뭐가 그렇게 좋다고, 행복하다고 달려왔을까요. 결국 아플 걸 아는데…. - 워너원 마지막 콘서트 ‘Therefore' 4일차, 멤버 박우진의 마지막 멘트


‘워너원 해체’라는 기정된 사실보다도 더 마음이 아팠던 건, 무너질 듯 온몸으로 울고 있는 멤버들의 모습을 보면서였다. 굳이 한 명씩 퇴장하는 콘서트의 감정 소모적인 엔딩 연출을 보며 한편으로는 화가 났다. 워너원이 끝난다고 해서 멤버들의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닌데, 이제 시작인 청춘들에게 상실의 감정을 있는 대로 뽑아내고야 말겠다는 다소 인위적인 연출들이 지극히 상술 혹은 시청자 자극용으로만 여겨졌다. 비단 콘서트 뿐 아니라 각종 연말 시상식의 워너원 무대에서도 지속적으로 느껴온 바였다. 물론 헤어짐은 슬프지만, 워너원이 세워 온 화려한 기록들을 되돌아보고 이들의 앞날을 축복해주는 분위기로 갈 수는 없었던 걸까?


사진 출처: 워너원 official MV ‘에너제틱’ 캡처

멤버들이 이별에 슬퍼할 만큼 슬퍼하고, 억지로 참지 말고, 잘 털어내길 바라는 마음이다. 워너원은 객석을 향해 ‘행복했다’고, ‘사랑했다’ 고 말했다. 워너원과 함께 지나온 필자의 스물 셋과 스물 넷을 돌아보았다. 네 개의 계절을 함께 지나왔고, 줄곧 뜨거운 기억들이었다. 과거형으로 끝날 행복이 아님을, 사랑이 아님을 말해주고 싶을 뿐이다.


지금이라고 말해줄게, 강물이 흐르고 있다고, 깊지는 않다고, 작은 배에 작은 노가 있다고, 강을 건널 준비가 다 됐다고 말해줄게.



2) 워너원 멤버들의 활동 종료, ‘그 이후’ 의 나날들


조금 냉정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당장의 이별은 가슴 아플지언정 이들의 앞날에는 해체가 도리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쥐어 준 것이 될 수도 있겠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아무래도 워너원이 다인원의 그룹이고, 소속사에서는 아티스트와 팬에 대한 애정 없이 국내 방송출연을 점차 줄여버리고 금전적 이익만을 뽑아내기 위한 해외투어와 행사 플랜 위주로 뺑뺑이 돌리는 것을 보면서 개개인의 멤버 역량을 살리지는 못했다는 것이 완전체 활동기간 동안 들었던 아쉬움이었다.

아이돌 그룹이 데뷔를 하면 보통 평균 7년을 함께하지만, 1년 반의 짧은 활동기를 가진 후 각자의 소속사로 흩어지는 워너원의 특수 플랜은 오히려 자신의 기량에 맞는 길을 일찍이 찾아내어 롱런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실제로 워너원 해체 이후 멤버들은 각자 원하는 진로에 맞는 활동들을 앞두고 있다. 드라마, 화보, 솔로 앨범, 뮤지컬 등 멤버들이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곧 보게 될 것이다.


해체 이후엔 대다수 멤버들의 소속사가 중소이거나 이전 성공 사례가 없는 소형 기획사라서, 돌아갈 그룹이 있거나 함께 데뷔할 연습생들이 있는 멤버들을 제외하고는 해체 이후에 어떤 플랜으로 새로운 길을 걸어 나갈지 전혀 예측이 되질 않았었다. 소속사가 일을 제대로 해줄지에 대해서도 기대보단 우려가 더 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19년 새해부터 필자의 걱정들은 쓸데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멤버들이 새로운 그룹으로 데뷔할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11명의 멤버 중 7명의 멤버가 솔로 활동을 확정지었으며. 특히 가장 걱정했던 소형 기획사들도 그야말로 아티스트를 위해 ‘열일’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진 출처: 박지훈 공식 트위터 ‘두구두구 팬클럽명 발표 (feat.맥스)’ 편 캡처

열일하는 소속사 중 하나인 박지훈의 소속사를 살펴보자면, 새해 첫 날부터 공식 팬 카페 개설을 시작으로 하루하루 팬들이 행복해 할 떡밥을 던져주고 있다. 팬클럽명도 직접 팬들의 공모를 받아 ‘메이’ 라는 이름을 얻었다. 팬들에게 보여 줄 컨텐츠 영상을 찍을 때마다 박지훈의 의상과 헤어를 모두 다르게 하고, 팬과 박지훈만 아는 디테일한 표현들을 쓰거나 박지훈이 기르는 반려견 ‘맥스’를 영상에 깜짝 등장시키는 등 팬들과의 소통이 활발하고 아티스트에 대한 섬세한 애정이 보여서 팬들로부터 ‘마루룽’ 이라는 애칭도 얻고 있다. 소속사의 따뜻한 보듬음을 받으며 박지훈은 드라마와 잡지 표지모델, 화보, 광고계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소속사가 이렇듯 각 멤버들의 장점과 재능을 잘 살려주면서 애정 어린 열일을 해 준다면,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멤버들의 미래에 대해 걱정보다는 행복회로를 돌릴 날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따로, 또 같이


해체 이후에도 워너원의 우정은 끈끈해 보인다. 하성운은 지난 1월 28일, 음원 선공개곡 ‘잊지마요’를 발매했다. 박지훈이 피처링으로 참여하였으며, 음원 사이트 진입 6위를 기록하여 여전히 뜨거운 대중들의 사랑과 기대를 모았다.


이대휘의 생일이었던 1월 29일에는 박우진과 이대휘의 듀엣곡 ‘Candle’이 발매되었다. 이대휘가 직접 프로듀싱을 맡았고 박우진이 랩 메이킹을 맡아 팬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되었다. 이대휘는 자신의 곡을 프로듀싱할 뿐 아니라, 워너원 멤버들에게도 본인이 직접 쓴 곡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솔로 데뷔를 곧 앞둔 하성운과 윤지성에게 곡을 선물하였고, 박지훈은 첫 팬미팅 ‘First Edition'에서 이대휘가 준 곡 ’Young 20'로 무대를 꾸몄다.

박지훈의 팬미팅 게스트로는 배진영, 김재환, 윤지성이 깜짝 등장하여 여전히 끈끈한 그들의 우정을 느끼게 했다. 이렇듯 멤버들이 따로, 또 같이 앞으로의 나날들을 걸어가며 서로 기대어 나가길 바라본다.


너의 수만 가지 아름다운 이름을 불러줄게


워너원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불릴 수는 없게 되었지만, 이제 멤버들은 자신들을 빛내 줄 여러 아름다운 이름들과 무궁무진한 가능성들을 얻게 되었다. 국민 프로듀서들의 투표를 받던 연습생들이, 이제는 어엿한 아티스트로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새로운 출발점에 선 마음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해보는 시간들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잊지 않길 바란다. 곧 닿을 거리에서, 우리가 그들과 함께 달리고 있다는 것을. 열한 명의 청춘들, 그들의 새로운 출발을 진심으로 축복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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