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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혜솔

' 언택트 전성시대 ' – 방구석에서 향유하는 문화생활

코로나19로 우리의 생활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 있어서는 안 되며,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을 조심해야 하고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많은 이들에게 불편함을 초래하는데, 특히 아이돌 ‘덕후’들에게 콘서트의 가슴 뛰는 떨림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은 아주 죽을 맛. 하지만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어떻게든 방법을 찾는다. 마스크 착용으로 얼굴 식별이 어려워지자 ‘온라인 캐스팅’ 시스템을 개발해내고,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자 온라인 콘서트를 주최하는 등 문화 산업계에는 바야흐로 ‘언택트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담당자가 직접 SNS에 놀러갑니다>

‘(명함을 건네며) 안녕하세요, 저는 OO엔터테인먼트 캐스팅디렉터인데...’

코로나19 이전의 연습생 캐스팅은 길거리에서 공공연하게 이루어져 왔다. 캐스팅 디렉터들이 중·고등학교 앞에서 미리 대기하거나, 번화가에 나와 있는 등 사람의 키나 분위기와 같은 전체적인 요소를 살핀 뒤 오디션을 보러 오라며 ‘컨택‘한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이 필수인 지금은 얼굴 식별이 불가능하며, 더군다나 번화가에 사람도 많지 않다. 인재 발굴에 골머리를 앓던 엔터테인먼트 캐스팅 팀이 개발해 낸 것은 바로 ‘비대면 캐스팅’이다.

‘SM 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톡’의 ‘플러스 친구’ 계정을 개설했다. 아이돌 지망생이 이 플러스 친구 계정으로 끼를 담은 영상을 보내면, SM엔터테인먼트는 카톡으로 받은 영상을 보고 평가를 한다.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오디션인 셈이다. 비슷한 사례로, ‘JYP엔터테인먼트’는 ‘틱톡’이라는 매체를 이용했다. 아이돌 지망생이 15초 가량의 짧은 영상을 올리며 ‘JYP 틱톡 오디션’이라는 해시태그를 설정하면, 직접 캐스팅 디렉터가 영상을 확인한다.

엔터테인먼트들은 다양한 ‘비대면 캐스팅’ 컨텐츠를 선보이는 중이다. ‘위에화 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톡’으로 영상을 전송하면 24시간 안에 결과를 안내하는 ‘퀵 오디션’을 내세웠고,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는 ‘젤리피쉬를 불러줘’라는 ‘인스타그램’ 캐스팅 계정을 만들었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이나 영상을 업로드하여 캐스팅디렉터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작성한 뒤, 계정에 초대 메시지를 보내면 캐스팅 디렉터가 계정을 방문한다. 결과도 일주일 내로 알 수 있으며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을 추천하는 게시물도 가능하다.

이와 같이 직접 사람을 대면하지 않고도 오디션을 보고, 인재를 캐스팅하는 시스템은 아이돌 지망생들에게도 초유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중이다. 심사위원 앞에서 춤을 추면 긴장을 많이 한다거나, 지방에 살아 수도권에 오디션을 보러 오기가 힘든 지망생들에게 이러한 ‘비대면 캐스팅’은 또 하나의 기회가 되어주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끼를 담은 영상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침대에 누워서 즐기는 콘서트와 팬사인회 현장>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덕질’을 하고 싶은 팬들의 열망은 날이 갈수록 뭉게뭉게 커져 간다. 특히 콘서트장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를 ‘떼창’하고, 나의 아이돌을 직접 만나 대화의 꽃을 피우는 팬사인회 또한 못 가본지 오래. 언제까지나 지루하게 봤던 영상을 보고 또 볼 것인가? 기다림에 지친 팬들을 위한 ‘온라인 콘서트’와 ‘온라인 팬사인회’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 6월 14일,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은 전 세계 75만 명의 팬들이 참여하며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그들의 무대는 실시간으로 송출되었으며, 방탄소년단의 멤버들은 참여 관객 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댓글을 읽으며 소통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콘서트 티켓의 가격이 일반회원 39,000원, 팬클럽 29,000원으로 평소 오프라인 콘서트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전 세계의 팬들과 비교적 금전적 여유가 없는 학생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일석이조’ 전략인 셈. 방탄소년단 외에도 ‘트와이스’, ‘AB6IX’, ‘엔플라잉’ 등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온라인 콘서트를 선보였다.

‘엘리스’는 ‘V라이브’를 통해 온라인 팬사인회를 진행했다. 실제 팬사인회 현장을 재현하여 팬들의 시선에서 카메라를 설치하고, 엘리스가 들어오는 상황을 연출하여 생동감을 더했다. 팬 매니저가 사인회 순서를 알려주기도 하고 수록곡을 배경음악으로 트는 등 현실감 넘치는 진행에 ‘안방 덕질러’들이 매우 만족했다는 후문. ‘모모랜드’ 또한 이벤트로 선정된 20명의 팬들을 온라인 팬사인회에 초대하여 영상통화로 사인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가수를 바로 앞에서 보는 것처럼 가까이서 통화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사인은 개인 자택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세븐틴, 1TEAM 등의 그룹들이 온라인 팬사인회를 개최하여 팬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현재 온라인 콘서트와 온라인 팬사인회는 팬들을 위한 일회성 퍼포먼스인 경우가 많다. 특히 콘서트 개최는 수익과도 직결된 부분이기 때문에, 웬만큼 인지도가 높거나 팬덤이 구축되어 있지 않은 아티스트들은 개최할 엄두를 내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또한 콘서트나 팬사인회 현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개최된 대규모 한류 콘서트 ‘K-CON’에서 증강 현실을 이용하여 곡의 분위기에 맞는 상상 속의 무대를 연출했던 선례를 예로 들어, 생기를 잃었던 문화콘텐츠나 디자인 업계의 전문가들과 엔터테인먼트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아이돌 그룹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콘서트·팬미팅·팬사인회 플랫폼’의 개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비대면 캐스팅, 온라인 콘서트 등의 활동이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브이라이브’과 같은 다양한 플랫폼과의 연계가 이루어진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 이러한 플랫폼을 누가, 어떻게 활용할지에 따라 아이돌.아티스트 산업의 트렌드는 시시각각으로 변할 것이다.



‘언택트 전성시대’. 불가피하게 맞이하게 되었지만, 새로운 기회의 시대이기도 하다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진출처 - KOZ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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