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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인 듯 다시 만나, 우린 꼭 다시 만나.” 사이버 가수인줄 알았던 더보이즈, THE B-Zone에 나타나줬다.

W. 방배동 도비


때는 2021년 11월. 더보이즈가 콘서트를 한다고 했다. 티켓팅은 예스24였고, 더비3기 선예매라고 해서 필자의 성공 확률은 더 올라갔다. 12월 첫 주에 콘서트라니, 대학교 시험기간이었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사이버 가수인줄 알았던 더보이즈가 실물로 나타나준다는데 그걸 마다할 더비가 어디 있겠냐, 평소보다 열심히 살면 갈 수 있다고 다짐하며 좌석표도 안 본 채 티켓팅에 뛰어들었다.

그저, 실물을 본 다는 것 자체만으로 기뻤고, 좌석표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11월 11일 대망의 티켓팅 날, 평소와 다르게 은행 어플에 들어가 오늘의 운세를 확인했다.


재물과 밀접한 흐름. 티켓값을 말하는 것 같았다. 왜인지 모르게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결과는, 아이돌레 다른 에디터의 도움으로 성공.

결제 문자가 날아왔을 때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nn년생 최고의 아웃풋....nxt oo군..... 더보이즈 oo군...그리고 에디터 팀 oo언니...

nn년생 최고의 아웃풋....nxt oo군..... 더보이즈 oo군...그리고 에디터 팀 oo언니...

그렇게 시간이 흘러 실물 티켓이 집으로 왔고, 콘서트를 가는데 응원봉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급하게 하트모양 확성기 응원봉을 샀다.

3년 3개월만에 나왔다는 응원봉, 이걸 볼 때 만해도 과연 이걸 오프라인에서 흔들 일이 있을까? 생각했지만 그 날은 생각보다 일찍 왔다.


12월 4일. 콘서트를 가게 되었다.

당일날 날아온 문진표. 실감이 났다. 정말, 사이버 가수가 아닌 실제 가수 더보이즈를 보는구나. 심장이 터질 것 같았기 때문에, 대체 지금 나의 심박수는 어디까지 올랐길래 이렇게 두근댈까? 하면서 쟀을 때, 내 심박수는. 64bpm을 찍고 있었다.


콘서트 내내 앉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심박수가 안정 시 심박수 평균 범위를 훨씬 넘어갔다. 놀라워라 더보이즈의 위력. 나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64 bpm은 거짓된 떨림이었다. 진짜 떨림은 콘서트 시작 후였다. 요즘 응원봉들은 연동이 되더라. 오랜만에 콘서트라 그런지 기술도 그만큼 발전해 있었다.




추운 겨울에 스릴라이드, 새로웠다.

이시국 응원법. 박수. 콘서트 내내 장수하겠네 생각했다.


콘서트의 시작을 알리던 “지킬게”

가사를 제외한 inst가 흘러나오며 배터리 칸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밝은 분위기로 시작하나 싶더니, 처음에 지킬게 나오다가 [The Only] 인트로 Breathe to Breathe가 흘러나왔다. 쭉 가사가 없다가, 마지막에 “너와 내가 닮는다면, 시작되겠지”라는 가사가 있는데 이를 생략하였다.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표현한건 아닐까 싶었다.

시작은 MAVERICK.

만약 콘서트를 하게 된다면, 첫곡은?이라는 질문에 항상 답은 Shine Shine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MAVERICK으로 시작했다. 라이브 영상들도 결국 영상이기 때문에 현장감을 다 담아내진 못한다. 반장 상연의 성량이 저렇게 큰지 처음 알았다.

SHINE SHINE

그렇게 하고싶다던 콘서트 첫곡 Shine Shine이 흘러나왔고, <로드 투 킹덤> 당시 책상을 사용했던 안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여기에서도 책상 안무를 사용하였고 실제로 봤을 때 충격 그 자체였다. 그냥 모든게 아름다웠다.

쉬지 않고 바로 The Stealer로 넘어갔다. 열심히 뛰어다니는 묘기들을 보여주었고, 정말 저 세 곡들을 쉬지 않고 소화해냈다.

Frosted, Kingdom come.

완전체 무대는 처음이었을 것이다. 멤버 주학년의 허리 부상으로 인해, 막판에 10명만 올라가게 된 이 무대는 처음으로 완전체로 공개되었다. 무대 초반에는 주학년이 보이지 않아, 설마 빠진건가...?했지만 이내 ‘종이 울리게’ 본인 파트에는 나와서 노래와 약간의 안무를 한 뒤 다시 무대 기준 오른쪽으로 퇴장했다. ‘높은 벽 앞에’, 그 가사가 왜 그리 짠한지.

Merry bad ending.

올해 여름 활동곡 <Thrill-Ride>의 수록곡인 Merry bad ending. 스탠딩 마이크와 함께 더보이즈 11명의 목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던 곡이었다.

Whiplash

착하지 못한 제목과는 상반된 통통튀는 노래와 상큼한 멤버들의 목소리.

전 곡이었던 Merry bad ending과는 많이 상반된 분위기의 곡이었다. 소품으로는 권투장갑, 라켓, 농구, 알 수 없는 손 큰 장갑을 활용했다. 그 중에서 잘못봤나 싶었던 것은 멤버 김영훈이 끼고 있었던 손 큰 장갑...그 충격을 잊을 수 없다. 꽤나 디테일한 장갑이었기 때문에 사람 손가락의 마디와 대략적인 손금까지 있던 장갑이었다. 농구공을 튀기는 반장 상연의 모습은 대학교 신입생 같았으며, 권투 장갑을 낀 채 팔을 이리 저리 흔들던 멤버 지창민은 센 척 하는 다람쥐 같아 귀여웠다. 베레모를 장착한 멤버 주학년은 방방 뛰어다니는 아기 강아지 같았다. 정말. 귀여웠다.

​Dancing till we drop.


이 곡은 더비들 숙제였다. 결국 몸치인 필자는 ‘초침 소리에 발 맞춰’부터 틀려먹었다. 이 시국 신개념 떼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간적으로 이런 걸 줄거면 직접 레슨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 영상만 보고 따라할 수 있었으면 이미 아이돌로 데뷔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새벽 내내 연습하다가 때려쳤다. 다행인건지, 필자만 못외운게 아니라 안심이 되었다.

멤버들이 노란 옷을 입고 더비봉을 들고 앞에서 열심히 해주는데, 바로 바로 안무를 따진 못했다. 미안한 마음이 컸지만 어쩔 수 없었다.

환상고백

You break your rules. 멤버 이재현의 목소리가 가장 두드러지며 마지막 fade out 구간에서 멤버 김선우의 목소리의 진가를 알 수 있는 곡인 것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실제로 들으니 귀가 녹을 것 같았다. 이 노래에서 멤버들이 1층 쪽으로 지나가며 다시 무대로 내려오며 더비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와줬는데, 내 구역에는 멤버 지창민, 주학년, 이주연, 최찬희가 와줬다.

멤버들도 신기한지 더비들을 열심히 보고 갔다.

밸런스 게임.

예능 무편집본을 보는 느낌일 것 이라고 미리 언급을 하긴 했으나, 유튜브 영상에 나오는 더보이즈의 모습 그대로라 더 반가웠다. 실제로 이 멤버들이 내 앞에 있다는 것이 실감이 되었고, 파격적인 멤버 문형서의 말은. 길이길이 기억될 것이다.

Candles

정식 발표는 12월 6일이었으나, 콘서트장에서 선공개 되었던 노래였다.

지금까지 발매된 더보이즈 노래 중 유일한 6/8박자인 것 같다. 왈츠풍의 잔잔한 박자와 캐롤 느낌이 물씬 나는 노래를 남들보다 빨리 들었구나! 자랑스러워하며 그상태로 집에 가면서 그저 황홀경에 빠져 무엇을 들었더라? 상태가 되었다. 원래 잘 생긴 것과 좋은 것을 들으면 기억력이 안 좋아진다는 말이 있듯이,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36.5......사람 체온으로 세상이 녹아내리는걸 경험하고 왔다.

멤버들 다 서있으며 노래를 부르는 와중에도 손을 열심히 흔들며 방긋 방긋 웃어주는 멤버가 있었다. 그는 바로 주학년. 잔잔한 노래에 그렇게 손 흔들어주시면...정말 사람 실려나갑니다.

Hypnotized.

이번 콘서트 최고의 하이라이트. 안무를 어디서도 공개한 적이 없기에 더 그랬지만, 의상과 흰 천의 조합은 최고였다. 흰 천과 바람만 있다면 정말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Reveal.

컴눈명 얘기하는데 Reveal과 No air이 언급되었다. 멤버들이 뽑은 아픈 손가락은 Reveal. 시기가 시기인지라 막 시작하려고 할 때 코로나 이슈가 생겨 정규 1집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한 채 막이 내렸던 곡이다. 멤버들도 굉장히 스트레스가 많았고, 아픈 손가락인 곡이라고 언급을 하는데 그 아쉬움이 관객 모두에게 전해졌으리라.

time of dogs and wolves. 그렇게 긴 개와 늑대의 시간은 처음 봤다. 단 한 마디만 하겠다.

감사합니다.

소년

주학년으로 시작해 연습생 기간이 가장 길었던 지창민으로 끝나는 노래.

세상에 더보이즈를 가장 먼저 알린건 주학년이었고, 주학년을 따라 무한대가 그려지고 마지막엔 연습생 기간이 가장 길었던 멤버 지창민이 기도하며 끝나는 안무. 기도 후에는 천천히 조명이 어두워지는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요동쳤다. 너무나도 많이 봤고 익숙한 안무지만, 실제로 보니 더 마음이 아픈 노래였다. 멤버 지창민이 어딘가에서 언급한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오늘도 아무도 다치지 않고 무대를 했다.’라는 말과 무대가 오버랩 되며 살짝 눈물이 흐를 뻔 했다.

No Air

내 눈이, 맘이, 숨이, 너를 원해.

이 역시 주학년의 무언가를 갈망하는 듯한 표정연기가 가장 돋보였던 무대였다. 킹덤에서 애절하게 편곡된 것도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히지만, 영상보다는 역시 실황 원곡이 훨씬 좋았다. 슬픈 곡임에도 불구하고 딱 들어맞는 칼군무는 사람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Thrill-Ride

2021년 광란의 여름으로 만들었던 노래. 심장이 드럼 킥 붐붐붐붐 하여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딱 딱 맞는 칼군무에 행복해하는 멤버들의 표정을 보고 있자니 가만히 앉아서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이 상황 자체가 눈물날 것만 같았다. 겨울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여름이다 생각하며 롱패딩을 벗었다.

Day Dream.

“꿈인 듯 다시 만나, 우린 꼭 다시 만나.”

멤버들이 브이앱에서도 자주 틀었던 노래. 반장 상연이 더더욱 아끼는 Day Dream. 이 노래가 그렇게 슬펐나? 싶을 정도로 사람 마음을 어지럽혀놨다. 콘서트 시작 때 등장한 그 문으로 다시 들어가며 사라지는 더보이즈를 보며...물론 앵콜이 있겠지만 이제 정말 끝이라는 생각에 아쉬웠다.

꼭 다시 만나.


Christmassy!

더보이즈가 캐롤을 부르는 순간, 그 순간이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 겸 연말 분위기 물씬 풍기며 산타 모자와 망토를 쓰고 나타나줬다. 인간 천사를 보았다. 날개는 어디다 숨겨둔건지, 내친김에 더비 집들에 선물 하나씩 배달해주는 산타도 해주길 바랐지만, 어디까지나 필자의 바람일 뿐이었다.

Giddy up!

끝나지 않을 기디업이 끝난 후.....

아니 안 끝날 것처럼 그러더니 정말 끝나버렸다.

콘서트장 밖을 나와서 걷는데 생각보다 힘들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다. 그럴만 한 것이, 예전에 스탠딩에 떼창에 응원법을 열심히 외쳤다면, 이번에는 앉아서 박수만 열심히 치고 응원봉만 열심히 흔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치가 빠른 더보이즈는 박수 소리만 듣고 팬들이 뭘 원하고 뭘 더 좋아하는지 귀신같이 알아차렸다.

꿈인 듯 다시 만나, 꼭 다시 만나 더보이즈. 내년 해외 투어를 기대하며 아쉬움을 뒤로 하기로 했다.


마지막 티켓 인증샷. 행복했고, 다음을 기약하며. 열심히 달려온 더보이즈를 조용히 응원하기로 했다. 항상 아쉬움이 남는 콘서트 후 집에 가는 길. 내년엔 정말 상황이 많이 나아지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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