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주관적인 해석이 담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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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난 너무 예뻐~”
알록달록 사랑시를 속삭이던 다섯 명의 소년들을 기억하는가? 초록빛 꿈을 꾸던 샤이니는 조금씩 어른이 되어갔다. 어떻게 이 과정이 ‘고유의 색을 간직한 샤이니의 이야기’로 온전히 우리에게 전해질 수 있었을까? 정답은 ‘샤이니의 예술성’에 있다. 이들의 노래 <Ring Ding Dong>, <Sherlock>, <View>를 떠올려보자. 이 세 곡이 모두 같은 그룹의 음악이라는 사실을 믿기 힘들 정도로, 샤이니는 다양한 콘셉트와 음악을 추구하는 그룹이다. 이들은 SM 음악의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과 함께 ‘평론가의 아이돌’이라 불린다. 평론가들은 이들의 음악을 ‘작품’이라 평가하며 뛰어난 커리어를 써 내려가는 중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극찬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샤이니의 음악, 예술성 이면에 담긴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 때문이다. 고유한 색과 모양으로 이야기를 그려낸 샤이니를 만나보자.
자아를 찾아 헤매는 샤이니: Sherl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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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자아를 찾아가는 샤이니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이 주제로 4개의 앨범이 발매되었는데,미니 4집 <Sherlock>이 시작을 알렸다. 이 앨범은 곡, 안무, 소재가 모두 돋보였던 앨범이다. 타이틀곡 ‘Sherlock’은 두 개의 곡 CLUE와 NOTE가 결합되어 하나의 곡으로 재탄생된 ‘하이브리드 리믹스’의 결정판이다. 곡의 초반에서 ‘SHINEE IS BACK’을 외치며 셜록은 이야기의 서막을 올리고, 후반에서 ‘SHINEE’S IN THE HOUSE’를 외치며 샤이니의 자아가 있는 내면세계로 들어갔음을 알린다. 자아를 찾아 헤매는 소년들이라는 주제 속, ‘찾는다’는 행위를 극대화하기 위해 탐정 캐릭터 ‘셜록’을 차용했다. 이뿐만 아니라 1960년대 미국 청년들이 자기 자신을 찾고자 시작된 사회문화인 ‘히피’를 사진 콘셉트에 활용하면서 ‘샤이니의 자아정체성 탐색’이라는 주제를 더욱 강화했다. 안무 중 멤버들이 하나로 뭉친 후 다섯 명으로 분산되었다가, 다시 재결합되는 안무는 샤이니가 자아탐색의 혼란 속에서 결국 자아성찰을 이뤄낼 것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렇듯 셜록은 주제, 곡, 안무, 다양한 소재 차용 등 모든 면에서 샤이니의 예술성이 돋보이는 앨범이다.
샤이니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Misconception of you,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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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두 개의 앨범 <Misconception of you, me>가 발매됐다. <Misconception of you>는 샤이니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에 대한 꿈, 이상을 담았다. <Misconception of me>는 샤이니가 마주한 현실과 꿈, 이상과의 괴리에서 오는 감정들을 담았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는 ‘오해’이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메두사를 소재로 차용했다. 괴물로 변하기 전 아름다운 미인이었던 메두사는 포세이돈에게 강간을 당했는데 이에 분노한 아테네가 메두사를 흉측한 괴물로 만들어버린다. 이후 메두사는 영원히 괴물로 기억되었기 때문에, 메두사 자체가 ‘오해’를 상징한다. 이 앨범 역시 이러한 소재뿐 만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예술성이 돋보인다. <Misconception of you>의 첫 번째 트랙 ‘Spoiler’는 ‘Sherlock’의 인트로를 변형하여 사용함으로써 미니 4집과 정규 3집의 연결성을 만들었다. 이어지는 앨범 <Misconception of me>에서는 재킷 사진을 통해 이전 앨범과의 연결성을 드러내는데 두 재킷 사진을 서로 마주 보게 붙여 놓으면 사진 속 인물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렇듯 두 앨범은 음악과 스토리의 유기적인 연결성을 기반으로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라는 주제를 탄탄히 구축하며 샤이니의 예술성을 부각시켰다.
샤이니가 찾은 답, 이상과 현실의 공존: Misconception of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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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13년, 자아탐색 이야기의 막을 내리는 미니 5집 <Misconception of us>가 발매됐다. 이 앨범은 샤이니의 이상과 현실의 공존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끊임없이 ‘자아’를 찾던 소년들이 이상과 현실 속의 정체성을 혼동하다, 고민 끝에 두 세계의 공존이라는 답을 내린 것이다. 타이틀곡 ‘Everybody’는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와 펑키한 리듬이 어우러진 곡으로, 가사에는 동화 속 피리부는 사나이처럼 모두에게 잠들어 있는 동심을 깨워 리듬 속으로 데려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로 안무에서도 민호가 멤버들을 깨워 동심 속으로 돌아가는 듯하지만 노래가 끝남과 동시에 모두 쓰러지는 안무를 보이며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이것이 바로 샤이니의 현실과 이상이 공존하는 양면성이다. 동심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잔혹동화라 불리는 ‘피리부는 사나이’를 소재로 차용하여 앨범의 양면성을 극대화했다. 이전 앨범의 제목 ‘you’와 ‘me’를 합친 <Misconception of us>에서도 역시나 소재, 안무, 곡 등 샤이니의 뛰어난 예술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 Don’t Call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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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매된 정규 7집 <Don’t Call Me>와 <Atlantis>는 어떨까? 이번 정규 7집은 ‘샤이니의 정체성, 앞으로 이어질 활동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멤버 온유는 “샤이니를 틀에 갇힌 시선으로 정의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은 앨범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더불어 멤버들은 “새로운 것을 많이 시도했던 앨범이다. 안무, 스타일링, 음악의 밸런스를 잘 맞추어 모든 것들이 어우러지는, 그럼에도 한 방이 있는 앨범이다.”라고 밝혔다. 멤버들의 말처럼 곡, 안무, 스타일링 등 여러 방면에서 새로움이 묻어났다. 타이틀곡 <Don’t Call Me>의 베이스는 힙합으로 어둡고 빠른 전개 위에 클래식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멜로디를 결합했다. 그 결과, 곡의 어두움과 강렬함이 세련된 아름다움으로 중화되었다. 안무는 탄탄한 구성을 바탕으로 한 역대급 고난도 안무로 ‘아름답게 흑화한 샤이니’를 만날 수 있다. 스타일링에서도 장발 가발, 깃털이 박힌 모자 등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여 기존과는 다른 새로움을 선사했다. 이후 발매된 리패키지 앨범의 타이틀곡 <Atlantis>는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 처음 마주한 깊은 감정을 미지의 세계 ‘아틀란티스’에 비유한 팝 댄스 곡이다. 심해 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손동작, 거센 파도를 연상시키는 대형 등의 안무가 돋보였다. 청량한 바닷속이 연상되는 곡과 안무가 어우러져 시원하면서도 몽환적인 청량함을 선물했다. 정규 7집은 곡, 안무, 스타일링 등에서 샤이니가 여태껏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샤이니만의 새로움을 만들었다. 이렇게 또 하나의 예술 작품이 탄생했다.
출처- 민호 인스타그램(@choiminho_1209)
“ WHO IS THE ARTIST?”
SHINEE!
샤이니는 예술의 영역에 있다. 필자는 <Sherlock>때부터 차근차근 그들만의 작품을 보여주던 샤이니가 이번 <Don’t Call Me> 앨범에서 예술의 영역에 들어왔음을 확신했다. 음악과 퍼포먼스에 더해 모든 것들이 어우러지는 아트의 영역. 한 인터뷰에서 샤이니는 “자기 색깔 없이 인기만 얻는 것보다는 우리만의 것을 보여주며 천천히 다가가고 싶다. 우리다운 것, 우리가 재밌을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것을 위주로 선택해서 현명하게 나가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위에서 볼 수 있었듯 실제로도 샤이니는 끊임없이 실험적인 것들을 시도하며 고유의 색깔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새롭고 다양한 요소를 결합했지만, 그 속에서 독창성을 찾아내고 멤버들 간의 예술성을 동화하여 다채로운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것, 이것이 샤이니의 예술이다. 모든 것을 소재로 바라보고 샤이니만의 보석으로 가공하여 세상에 공개하는 팀, 세상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답하는 모험가들. 이들의 이름은 ‘샤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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