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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방배동도비

<ONF>의 지독한 여름 집착, 그 안에 녹아있는 다른 색깔의 여름들 : SUMMER POPUP ALBUM


제공=WM엔터테인먼트


믿고 듣는 모노트리(Mono Tree)와 온앤오프(ONF)가 돌아온2021년 8월 9일은, 여름이었다.

타이틀부터 수록곡까지, 곡을 불문하고 모두 제목에 ‘여름’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이번 앨범. 각 곡마다 어떻게 여름을 풀어냈는지 궁금해져 약간의 음악적 분석을 곁들이며 앨범을 듣게 되었다.


다들....여름에 쏙 빠지잖아요? 그렇다면 그것은 <여름 쏙>

곡에 대해 한 마디 : 도입부 멤버들의 중창과 어우러지는 투박한 업라이트 피아노 소리. 한 선율만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한 옥타브 밑에서도 노래하는 멤버 덕에 듣는 귀는 더욱 풍성해졌다.


“Hey you there Hey you there

Please don't sing sad song

Come closer Come closer

Can you feel it? Summer is coming

Let's get loud Let's get loud Let me sing a song for love

Hey my dear hey my dear

Can you feel it? Summer is Popping”


이전에 발매한 <Beautiful Beautiful>보다는 가벼워졌지만 여전히 <Beautiful Beautiful>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Beautiful Beautiful>이 여러 개의 성부로 나뉜 아카펠라였다면, 이번 <여름 쏙>은 성부를 줄인 중창과 단순한 피아노 코드 반주, 그리고 박수로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Beautiful Beautiful>의 메인 악기라고 할 수 있는 금관악기 요소에 이어 <여름 쏙>에서는 좀 더 소리가 가벼운 목관악기, 그중에서도 플루트로 노래를 이끌고 있다.


연주 중간중간 들리는 플루트의 텅잉은 짧은 음가 안에서 프레이즈를 끊어주며 청자에게 청자에게 시원한 느낌을 준다.



(백신 맞고 열 나는 상태에서 청음한거라 틀린 부분 있을 수 있음)


“계절이 지나 이 공기가 식어가도 너와 나의 맘속은 언제나 여름 빙하기가 다시 돌아와도 걱정 마 늘 함께야” 이어서 한 여름의 클라이막스를 예고하듯 이 가사를 기점으로 조성은 D major에서 E Major로 전조한다.


한 여름 밤, 온앤오프의 <여름 시(Summer Poem)>

아이돌 음악에 있어 보사노바 리듬은 잘 쓰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들어서 데이식스(Day6)의 <아야야>를 시작으로 트와이스(Twice)의 <Alcohol-Free>, 몬스타엑스(Monsta-X)의 <heaven>에 보사노바 리듬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보사노바 리듬의 가장 큰 특징은 정박과 엇박의 조화다. 어쿠스틱 기타와 클래식 피아노만으로도 분위기를 잡을 수 있는 보사노바 리듬을 온앤오프는 앞의 두 박자를 8분음표로 쪼개고 뒤의 약박에 나오는 부분을 살리는 등 음악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 주었다.

※보사노바 : 포르투갈어로 ‘새로운 경향’을 뜻하는 보사노바는 브라질 삼바의 음악 형식과 모던 재즈의 결합이다.


해당 악보는 보사노바 리듬을 잘 표현해주고 있는 드럼 악보다. 보다시피 왼손과 베이스의 정박과 엇박의 적절한 조화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보사노바 리듬을 활용한 <여름 시>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여름 시>는 보사노바 리듬을 차용한 스타카토로 튀는 리듬과 베이스 리듬과의 엇박은 곡의 재미를 더해준다.

이를 환기시켜 주는 현악기의 상승하는 글리산도 또한 이 곡의 포인트다.


또한 곡 안에서 부드러운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기타는 과거의 음악 보사노바와 현대의 케이팝을 대조시키는 것과 동시에 조화를 보여준다.


곡의 마지막


“너와 내가 써 내려가는

우리 젊은 날의 시”


곡의 마지막 이 가사는 오직 어쿠스틱 기타와 효진의 목소리로만 채워 더욱 여운을 남겼다.


<여름의 모양 (Summer Shape)>

콘트라베이스, 피아노, 드럼만을 이용해 곡을 이끌어 나가는 <여름의 모양>은 도입부 피아노 선율이 에릭사티 짐노페디를 연상시킬 만큼 조용하고 감미롭다.

앨범 설명에 “코러스 없이 멤버 한 명 한 명의 목소리를 또렷이 담기 위해 노력하였다.”라고 쓰여 있듯이, 입덕후 멤버 목소리 맞추는 게임을 할 때 쓰면 좋은 곡이다.

특히 가상악기를 사용하지 않고 실제 피아니스트를 모셔왔기에 마치 클래식 음악 실황연주를 듣는 듯 했다.

샤이니(SHINee) 셜록을 좋아했다면, 이 곡도 주목. <여름의 온도 (Dry Ice)>
샤이니에게 <Clue+Note>가 있었다면 온앤오프도 Dry+Ice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과 같은 케이팝 음악 속에 발단-결말-발단-결말같은 노래가 있다? 바로 여름의 온도.

곡의 전개를 보면 크게 A-B-A-B로 진행되는 전개에 코다가 있다. 비슷한 진행의 음악을 찾아보면 헨델 <왕궁의 불꽃놀이>가 2부분 형식인데 이 곡의 전개와 닮아있다. 2분 30초부터는 음가가 상대적으로 느린 음가로 진행되며, 마지막 코다부분에선 곡이 더 진행될 것처럼 보여주다가 끝낸다는 느낌이 든다. 한여름 소나기마냥 금방 끝나버리는 것만 같다.


여담) 드라이아이스에 손을 대면 영하 70도에 손 화상을 입는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는 동상이지만 손은 화상이라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인데, 온앤오프에 제대로 치이고 데였다는 것이 어쩌면 동상일 수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여름의 커튼콜, <여름의 끝 (Summer End)>

<Moscow Moscow>의 밝은 결말은 여름의 끝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클래식 색채가 강했던 <Moscow Moscow>를 과거로 놓고, 현대의 해피엔딩을 <여름의 끝>이라고 하고 싶다. 기억을 뺏긴 <Moscow Moscow>의 화자가 그 상태로 현대에 환생하여 시티팝을 가미한 <여름의 끝>을 부르며 해피엔딩을 맞은 것처럼 들린다. 시티팝 : 서구의 영향을 받은 일본의 "뉴 뮤직"의 파생 용어였으며, 1980년대 일본 버블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이다. 하나의 장르로 한정되기 보다는 여러장르를 담고 있는 스타일로 보는 것이 맞다.

“어쩌면 우리 둘 다 추억을 지운 채로 지낼까 벌써 여름의 끝이 보여 점점 서늘해지는 걸 느껴 아름답던 순간만 남기고 우리는 끝을 맞이하고 있어 내겐 잊지 못할 아름다웠던 이 여름의 끝”

이번에도 보아하니 기억을 잃을 것만 같다. 기억을 과거에도 잃고 현재에도 잃었으니, 미래에도 기억을 잃은 채로 나타나서 좋은 곡을 들려줬으면 좋겠다.

‘여름광공’으로 돌아온 온앤오프,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을 서사 가득한 이야기로 풀어나가며

좋은 가사와 선율을 선물해줬다.

방구석을 나갈 이유가 없어졌다.

눈을 감고 <여름 쏙>을 들으면

이미 한적하고 시원한 알프스 잔디밭 위에서

업라이트 피아노 하나 가져다 놓고




여담 : 그 누구보다 여름에 진심인 온앤오프같았다.

이런 집착을 좋아하는 필자는 온앤오프 새 앨범으로 글을 쓰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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