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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 시스템의 모티브가 70년대 독일이라구요?>

K-POP 아이돌 역사에서 팬들에게 다소 당혹감을 불러일으키는 팀 체제가 있었다. 바로 유동적인 멤버 변화 체제이다. 아마 모두가 한 그룹을 떠올릴 것 같다. 바로 ‘NCT’다. 물론 멤버 자체가 바뀐 아이돌 그룹은 지금껏 존재해왔고, 유동적인 멤버 변화 체제를 인정한 그룹 역시 존재해 왔지만, 이렇게 대대적인 움직임을 가졌던 그룹은 없었을 것이다.


© SM엔터테인먼트


NCT로 대표되는 이 체제는 그룹이란 큰 틀을 유지하되 그 속에서 멤버들과 유닛을 바꿔가며 활동하게 된다. NCT의 경우 현재 총 23명의 멤버로 구성되어있고 이들은 다시 NCT 127, NCT DREAM, NCT U, Way V라는 4개의 팀으로 나눠진다. 활동과 탈퇴가 자유로운 이 그룹은 멤버의 구성 자체가 상당히 자유분방한데, 심지어 고정 그룹이라고 알려진 NCT 127 역시 수없이 많은 멤버 교체를 겪었으며, 활동곡마저도 멤버가 유동적이라 팬들을 심히 당황스럽게 만든 그룹이기도 하다.


이런 체제 구성은 SM의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예전부터 추구해온 스타일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는데, 2006년 문화콘텐츠국제컨퍼런스(DICON)의 발표가 그러하다. 당시 이수만 프로듀서는 그 시작점으로 슈퍼주니어를 점찍었음을 알렸다. ‘앞으로 100명 즘 될 것’이란 것과 ‘상황에 따라 2, 3명 혹은 20-30명이 무대에 설 수도 있음’을 말했다. 더군다나 해당 발표에서 그는 슈퍼주니어가 일본 쟈니스의 ‘쟈니스 주니어’를 오마주했음을 인정했다.


© SM엔터테인먼트


물론 슈퍼주니어가 그렇게 활동하지 않고 마지막 멤버 규현만을 영입한 채 고정 멤버 그룹으로 활동한 것은 사실이지만(탈퇴나 중단은 있었다) 이수만 프로듀서가 과거부터 이런 체제를 바랬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사실 멤버의 교체라는 측면만을 보자면 이것이 그렇게 특이하거나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AKB48이나 모닝구 무스메 역시 유동적인 멤버 교체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수없이 많은 멤버들이 졸업 제도를 거쳐 해당 ‘그룹’을 십 수 년 간 지나쳐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떻게 보자면 나인뮤지스나 애프터스쿨 역시 유사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나인뮤지스의 경우 연기자 모델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프로젝트 그룹임을 표방한 채 12명의 멤버 중 9명이 가수 활동을 한다며 2009년 멤버를 공모했다. 애프터스쿨 역시 입학과 졸업 제도를 말하며 멤버 변동이 가변적인 그룹임을 밝혔다. 이렇게 볼 때 그룹에 있어 멤버의 변화를 주는 체제 자체가 한국에서도 그리 낯선 것만은 아니며 그 역사 역시 제법 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한국에서 그리 환영받거나 큰 성공을 거두진 못한 것 같지만 어떻게 보자면 보편적인 운영 방식의 하나기도 하며 제법 괜찮은 그룹 활동을 담보해 온 것이다.


© deezer.com


70년대 결성된 혼성 그룹 ‘Boney M(이하 보니 엠)’이 이를 잘 보여준다. 아마 멤버 교체로 이어져 온 그룹 중 최장수 그룹이자 그 효시가 아닐까 싶다. 70-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보니 엠은 독일의 프로듀서 ‘프랭크 파리안’으로부터 탄생했다. 이 그룹은 사실 탄생부터 조금 재밌는 해프닝이 있었는데, 그 시작이 무명인 스튜디오 가수들을 통해 곡을 발표한 가상 그룹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곡이었던 ‘Baby Do You Wanna Bump’이 너무 많은 인기를 얻게 되었고 프랭크 파리안은 부랴부랴 ‘진짜’ 보니 엠을 구성하게 된다.


그렇게 곡을 발표한 그룹의 ‘이름’이 멀쩡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디션이 열려 멤버가 구성되니 이 그룹이 바로 디스코와 팝으로 큰 히트를 친 보니 엠이 되었다. 그룹의 이름을 기점으로 멤버를 구성했기 때문일까 이들은 이후 잦은 멤버 교체는 물론 프로듀서 프랭크 파리안과도 결별했지만 40년이 넘는 시간동안 활동했다. 심지어 지금도 해체하지 않았다. 물론 긴 시간이 흐르며 원조 멤버 리즈 미첼을 중심으로 한 소위 ‘진짜’(리즈 미첼은 나머지가 가짜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만약 2040년 즘 NCT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면 SM이 두고 보진 않을 것 같다) 보니 엠과 그 나머지 멤버들이 주장하는 보니 엠으로 그룹이 나뉘었다는 문제가 존재하긴 하지만 말이다.


© lizmitchell.com


아마 SM이 바라는 것도 이러한 브랜딩일 것이다. 멤버가 어떠하든 한 그룹이 이름을 그대로 유지한 채 40년이 넘도록 투어를 하며 활동을 한다면? 어떻든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4-5년을 주기로 그룹을 기획하고 그 그룹에 맞는 멤버들을 선별하여 조정하는 수많은 과정과 단계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NCT처럼 멤버가 많은 그룹이라면 더욱 더 그러하다.


한 그룹 좋아하게 된 팬의 입장에서 자신의 추억과 함께하는 그룹이 그저 이름만을 남긴 채 모든 것이 바뀌었다면 그에 대한 마음이 반감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는 타당할 수도 있다. 현재 K-POP 시장은 이미 과포화상태가 되었고 대중성보다는 마이너한 경향을 점차 가져가고 있음에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국내 시장의 파이는 조금씩 한계를 드러내지 않았나 싶다. 해외시장과 해외 팬 개척에 열을 올리는 이유기도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선택을 해야 한다. 잘 만들어진 하나에 집중할 것인지, 상품의 노출 자체를 늘릴 것인지, 수많은 멤버를 데뷔시키고 변화시키는 것은 하나의 전략일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하는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의 끝장판이 아마 이런 체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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