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에서는 자사 브랜드와 스마일클럽 유료 멤버십을 홍보하기 위해 매년 콘서트를 개최한다. 2018년에는 워너원을 메인 모델로 기용하고 콘서트에 출연시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 기세를 몰아 2019년 11월에는 레드벨벳을 메인 모델로 기용 후, 2020년 1월 4일에 레드벨벳, 러블리즈, 마미손, 모모랜드, 몬스타엑스, 에이프릴이 출연하는 스마일클럽 콘서트를 개최하게 된다.
G마켓 회원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응모할 수 있고, 많은 인기 가수들이 출연하는데 응모권은 100원 밖에 하지 않아 큰 호응을 얻었다. 반응에 힘입어 G마켓은 당첨 인원을 7,000명에서 8,400명으로 늘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반응이 정말 뜨거운 줄 알았다.
콘서트 시작 10분 전 모습 (본인 직접 촬영)
하지만 막상 공연 당일에 공연장을 가보니 상황은 달랐다. 꽉 차있어야 할 플로어석은 앞쪽을 제외하면 텅텅 비어있었고, 1층과 2층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텅 빈 관객석을 보고 그제서야 심각성을 느꼈는지 관계자들은 부랴부랴 2층에 있는 사람들을 1층으로, 1층에 있는 사람들을 플로어석으로 이동시켰다. 그 때문에 결국 콘서트가 늦게 시작되고, 사람들이 대부분 원래 자리에서 이동한 탓에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콘서트가 진행되었다.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도 진행을 맡은 MC배와 효민이 차분하게 진행을 잘 해주었고, 가수들의 공연 또한 좋았지만 문제는 관객들의 부재와 관람 매너였다. 좌석 수 대비 텅 빈 객석과 관객들의 중도 이탈로 인해 공연을 지켜보는 나조차도 민망했는데, 오죽하면 무대 위에 있는 MC들과 가수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내가 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2018년에 진행되었던 스마일클럽 콘서트 역시 1인 1매였지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큰 성공을 거뒀다. 그렇다면 2018년 스마일클럽 콘서트와 어떤 점이 달랐기에 올해에는 이렇게 실패한 것일까? 눈에 띄는 차이는 좌석의 규모(3600석 vs 8400석), 그리고 응모권의 가격(1000원 vs 100원)이다. 올해는 좌석의 규모를 무리하게 확장시켜 콘서트 장소를 KBS 아레나에서 수용 인원이 2배가 훌쩍 넘는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으로 옮겼고, 응모권의 가격을 1000원에서 100원으로 전보다 90%나 줄였다. 물론 응모권의 가격이 별 차이 안 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2018년 스마일클럽 콘서트는 1일 1회 중복 응모가 가능했고, 캐시백 없이 수익금 전액 기부되었다. 그러니 콘서트를 꼭 가고 싶었던 사람들은 응모 기간인 2018년 4월 19일부터 5월 15일까지 27일 동안 매일 응모하여 최대 27,000원을 투자해서 당첨 확률을 27배까지 올릴 수 있던 것이다. 반면에 올해 열린 스마일클럽 콘서트는 응모 기간 사이에 단 한 번만 응모하면 됐었고, 응모권도 단돈 100원인데다가 당첨되지 않아도 100% 캐시백을 해준다니 콘서트에 크게 관심 없는 사람들도 한 번쯤 응모해볼 만한 이벤트였다. 그렇게 확인도 제대로 안 하고 얼렁뚱땅 응모한 사람들이 막상 당첨됐는데, 당첨된 후 알고 보니 1인 1매에 연초라 가기도 귀찮아져서 당첨을 취소하거나 아니면 아예 노쇼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들 중 정말 콘서트 출연진의 팬이 있었다면 당첨된 표를 무책임하게 그냥 무시했을까? 일반인과 팬의 ‘1인 1매’의 의미는 크게 달랐고, 이를 놓친 G마켓은 결국 콘서트를 통한 홍보에도 실패했고 흥행에도 실패했다.
공연 전날 취소를 요청하는 사람들의 문의가 쏟아졌다. (G마켓 스마일클럽 콘서트 상품문의란)
물론 무책임하게 당첨만 되고 노쇼를 해버린 사람들도 잘못이지만, 8,400명에게 1인 1매 티켓을 제공하면서 모두가 참석하길 바라며 별 대책 없이 무리하게 규모만 늘리려 한 G마켓 역시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콘서트 관객층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도 없이 저번 콘서트도 성공했으니 올해도 이렇게 기획하면 되겠지라는 안일함 속에서 G마켓 콘서트의 실패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다음 G마켓 콘서트는 올해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서 정말 콘서트를 가고 싶은 사람들이 콘서트에 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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