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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KINDa

9월 1주차 위클리 앨범 리뷰

최종 수정일: 2019년 1월 13일


9월 1주차 위클리 앨범 리뷰: NCT 드림, 선미, 더보이즈, 소녀시대 오지지, 공원소녀

*앨범 사진을 클릭하시면 네이버 뮤직의 해당 앨범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1. NCT DREAM - WE GO UP

이전보다 확장된 NCT 포메이션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U, 127, DREAM으로 분화된 유닛들의 바운더리를 2018의 'EMPATHY' 앨범으로 무너뜨리는 혹은 결합시키는 과정이다.(empathy의 뜻은 '감정이입' 혹은 '공감'이다.) NCT 2018을 기점으로 각 유닛의 음악은 특정한 구획이 무의미한 유동성과 변형성을 의도하는데 그 중에서도 상호간의 호흡을 주고 받는듯한 'DREAM'과 '127'의 양상이 주목할만하다. NCT DREAM의 'WE GO UP'은 근간의 SM이 탐구하는 10대의 역동성에 집중한 기획으로 성장 과정의 문제 의식을 통찰했던 'GO'에 비해 도약에 대한 더욱 긍정적인 수용성을 보이는 곡이다. 여기서 같은 주체를 탐구한 두 음악의 질감이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건 NCT라는 세계관 위로 '감정이입(empathy)'을 통한 시간의 개념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긍정성과 부정성으로의 분화와는 다르다.) 전혀 다른 위상에 존재하는 줄 알았던 DREAM과 127(그리고 나아가 U)은 실제로 10대라는 한정된 시간을 공감하면서 이들을 조직한 포메이션을 허무는 시간의 직선 위에 놓인다. 다만 DREAM 이후의 시간인 127을 수용한 'GO'와는 다르게 'WE GO UP'은 원류인 드림 세계관의 다음 챕터로서 산뜻한 출발을 알리는 긍정성으로 중심을 잡는다.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이는 엑소 멤버들의 스테이션 곡 'YOUNG'과 'WE YOUNG'이 형성되는 맥락과도 유사해보인다. (원래 'WE GO UP'의 제목은 'GO UP'으로 'WE'라는 개념이 추가된 것만 봐도 그렇다.) 수록곡 중 가장 매력 있는 곡은 'Drippin''으로 현재 DREAM의 성장 기세를 가장 명확히 규정짓는 힙합 트랙이 아닐까 싶다.



2. 선미 - WARNING

'가시나', '주인공'에 이어지는 3부작 구성이다. 여성 솔로 아티스트 중에서도 가장 폭넓은 대중성을 확보한 선미인 만큼 역시나 안정적인 만듦새의 앨범이다. (그럴 순 없겠지만) 선미의 모든 내러티브를 배제하고 들어도 컨셉이나 구성 상의 흠결을 거의 느낄 수 없으니 말이다. '사이렌'은 단순한 멜로디와 단숨에 피치를 높이는 보컬, 주체로서의 자신을 강조한 가사 등이 여러모로 이전 앨범인 '주인공'을 연상시킨다. 한 차례 크게 있던 표절 논란을 뒤로 하고, '주인공'까지 이어온 선미의 독자적인 위상은 소화하는 음악의 결기를 통해 아티스트로서의 주체성을 성공적으로 쟁취해내는 곡 외부의 스탠스로부터 만들어진다. 지금 그녀는 가수들을 바라보는 노골적인 시선에 경고할 수 있는 린치핀과 같은 존재가 되었고 그렇기에 'WARNING'은 그녀의 서사를 구성하는 훌륭한 결과물로 읽을 수 있다. 다만 개인적인 감상으로 '사이렌'은 곡 자체의 매력이 다소 덜한 노래인 것도 같다. '가시나'의 첨예한 센스가 그리운 탓이겠지만 '사이렌'은 사운드의 무게감이 상당한 곡이고 유로 장르 특유의 매캐한 질감이 더해져 살짝 부담스러운 감상을 전하기도 한다. 수록곡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곡은 '곡선'으로 그녀의 모든 자취를 관통하는 음악이며 이번 앨범의 가장 핵심적인 무드를 만든다.



3. 공원소녀 - 밤의 공원 (THE PARK IN THE NIGHT) Part one

활동곡의 각인에 주력하지 않고 오히려 나긋하다못해 금새 사그라드는 잔상을 감성으로 한듯한 앨범. 막 데뷔한 중소 기획사의 신인 그룹이지만 저자본의 프로덕션이라 생각하기 어려운 세심한 접근이다. '우주소녀(WJSN)'를 연상시키는 영어 이름과 f(x)의 음악을 표방한 타이틀 곡으로 말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밤의 공원 part one'은 준수하게 만들어진 데뷔 앨범임은 분명하다. (장점이라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수록곡인 'Melting Point'는 그 즉시 f(x)의 음악이라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 타이틀인 딥하우스 장르의 'Puzzle Moon'은 어느 정도의 기시감을 제외한다면 '밤'으로 시작하는 이들의 첫 타이틀로 꽤나 적합한 감상을 전달하는 곡이다. 보컬의 질감에 기교를 주면서 다소 유치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딥하우스만의 매력이 코러스 부분에 고스란히 살아 있어 장르의 결을 해치지 않는 수준이다. (모티브로 한듯한) f(x)의 '4walls'가 캐릭터보다는 미스터리한 무드에 방점을 뒀다면 '퍼즐 문'은 일본식 아이코닉한 서정성을 더해 보다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에 주력한다. 사근사근한 팝인 'Let It Grow ~ a little tree'나 카와이한 전주 신스와 박자감을 지닌 '볼터치'처럼 어느 정도 정형화된 재패니메이션 감성을 연상시키는 수록곡들이 이에 대한 설득력을 더한다. (물결 표시('~')를 이용해 부제를 연결하는 방식 자체가 사실 일본식 표현이기도 하다.) 다만 감상과는 별개로 레퍼런스들을 과하게 머금은 기획 자체의 방향성을 잡을 필요는 있어 보인다. 앞서 언급했던 f(x) 이외에도 프로미스나인이나 이달의 소녀 등이 자꾸만 연상되는 탓에 어딘가 쉽게 정을 주기 어렵다.



4. 소녀시대 Oh!GG - 몰랐니 The 1st Single Album

'몰랐니'는 익숙한 라틴 템포의 곡이지만 소녀시대의 능란한 보이스로 인해 타격감이 상당히 좋다. '몰랐니 네 맘이 날 원하잖니'로 장르색을 뽐내는 코러스보다도 읊조리는 듯한 'Give me a lil' touch' 파트나 사운드를 비우고 몰입도를 높이는 벌스의 도입 톤에 특히 동한다. 사실 이와 같은 라틴 컨셉은 이미 케이팝의 어린 후배들이 성공적으로 수행해낸 바 있으나 '몰랐니'는 엄연히 소녀시대의 음악이다. 실제로 '몰랐니'의 경우 도입부터 코러스의 벌스를 등장시키며 노골적으로 장르를 드러내고 있는데 이는 걸그룹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컨셉을 정복해왔던 소녀시대만의 표식으로도 읽을 수 있겠다. 소녀시대 Oh!GG를 보면 같은 회사의 슈퍼주니어가 떠오르는데 멤버 수가 줄어 보컬 편성이 달라지고 이와 같은 변화가 제 자리를 찾아가는 지점들이 역시나 흥미롭다. 그래서 태연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선보이는 써니의 2절 프리코러스 파트가 묘하게 듣기 좋은 지점이 된다.



5. 더 보이즈 - THE BOYZ 1st Single Album 'THE SPHERE'

보이그룹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캐릭터인데 데뷔 1년 차인 '더보이즈'는 이에 대한 거의 흠잡을 데 없는 수행력을 보여주는 그룹이다. 발군의 플레이어를 키우기보다는 형성된 완전체에 집중한 듯한데 비슷한 시기에 출발했던 그룹들에 비해서도 한층 깔끔하고 담백한 스타일링으로 귀결된다. (고유명사로 규정짓는 대신 소년의 복수형인 '더보이즈(소년들)'로 이름 지은 것과 같은 맥락일까 싶다.) 더보이즈의 세 번째 타이틀곡 'Right Here'은 산뜻하면서도 에너지가 넘치는 'giddy up'을 그룹의 기조로 흡수한 듯한 트랙이다. '~right here'로 연결되는 프리코러스와 'woo na na na~'가 몰아치는 코러스 구간은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밀도가 높으면서도 거의 동등한 에너지를 구사하고 있어 특정한 층위 없이 길게 이어지는 측면이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코러스 구간의 텐션을 살짝 낮추는 대신 사운드의 질감을 길게 늘어뜨리면서 그 이상의 피치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보컬이 돋보이지 않는 '더보이즈'의 단점을 효과적으로 잡아내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8비트 게임 소스를 적절히 활용하여 일렉트로닉 장르의 기조를 영(young)한 보이그룹의 경쾌한 청량감으로 풀어내는 양상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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