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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케이팝 팬들의 인권은 어디 갔나요?


출처: 이데일리

케이팝 팬에게 있어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나 2023년은 나의 아이돌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것이 유독 힘든 해였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분명 케이팝의 수준과 가치는 계속해서 올라가지만, 10년대, 어쩌면 00년대 초반의 아이돌 팬을 대하는 소속사의 모습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신년을 맞아 본 기사에서는 2023년의 케이팝 팬을 대하는 소속사, 그리고 아티스트를 보호하는 이들의 자세가 어떠했는지 되짚어보고자 한다.


출처: SM엔터테인먼트, X

지난 2월, NCT Dream(이하 엔시티 드림)이 일본 투어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던 날이었다. 당시 엔시티 드림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공항에 몰려들었다. 북적거리는 내부에서 엔시티 드림을 경호하던 경호원들의 행위는 가히 아티스트와 팬, 둘 다를 위할 수 없었다고 보인다. 엔시티 드림을 보기 위해 근처에 있던 30대 팬을 향해 한 경호원이 손을 날렸다. 해당 팬은 그대로 밀쳐져 벽에 부딪힐 수 밖에 없었고, 늑골 골절 진단을 받게 되었다. 전치 5주의 진단이 내려졌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해당 경호원은 비행기에서 늦게 내린 뒤 입국심사장으로 가기 위해 근처에 있던 팬들과 일반 승객들을 밀쳤고, 이때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결국 해당 팬은 본 사건을 검찰에 넘기게 되었다.

엔시티 드림의 경호 관련 문제는 이에서만 그친 것이 아니다. 마카오 공연을 위해 출국하는 과정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멀리서 멤버들의 영상을 찍고 있던 팬을 경호원이 거세게 밀쳐 넘어뜨린 것이다. 팬의 뒤에는 바로 소화기함이 자리 잡고 있었기에 자칫하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그럼에서 SM 측에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전하지 않고 있다. 가해자로 볼 수 있는 소속사 측에서 나 몰라라 하는, 실로 어이 없는 상황이다.


출처: KOZ 엔터테인먼트, X

과잉 경호 문제는 엔시티 드림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12월의 BOYNEXTDOOR(이하 보이넥스트도어) 공항 경호를 봐도 알 수 있다. 공항에서 보이넥스트도어 가까이 팬이 다가오자 경호원이 팬의 어깨를 강하게 밀었다. 팬은 그대로 넘어져 바닥에 나동그라진 신세가 되었다. 근처에 있던 팬들이 돌아봤을 정도로 소리가 컸다고 전해진다. 이에 병원에서 골절 진단을 받은 팬은 소속사 측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에 기가 찰 수 밖에 없었다.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행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후 영상과 소속사 측 대응이 온라인 상에 논란으로 불거지자 소속사에서는 경호 가이드 및 교육 강화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출처: 하이브 레이블즈 재팬, X

7월은 모든 팬들이 분노할 일이 발생했다. 하이브에서 론칭한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데뷔한 일본 케이팝 그룹, ‘&team’(이하 앤팀)이 주어이다. 앤팀이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활동을 시작하면서 한국 팬싸인회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 팬들은 불편함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녹음, 촬영기기 검사를 진행하겠다며 매니저들이 팬들의 속옷을 들췄고, 심한 경우는 가슴까지 만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물론 팬싸인회를 진행하기 전 소지품 검사를 하는 경우는 많다. 팬싸인회 도중 일어나는 문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함이다. 그러나 소지품 검사를 하기 위해 아이돌 멤버들이 있는 바로 옆에서 속옷과 가슴을 매만지는 행위가 과연 타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해외 팬들도 충격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속옷 검사’, ‘가슴 만짐’ 등의 키워드는 X 안에서 실시간 키워드가 되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 불거지자 하이브 측은 사과 및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입장문에서도 녹음 및 촬영 기기를 소지한 팬들의 잘못이 크다는 뉘앙스를 보여 다시 한 번 비난을 샀다.


출처: CJ ENM, X

10월에는 프랑스에서 열린 엠카운트다운 무대에서 인종차별 및 과잉진압 논란이 일었다. 공연장 내 보안 요원들이 동양인을 대상으로 심하게 가방 검사를 진행했고, 카메라로 무대를 찍던 유럽인들은 그대로 방치한 채 카메라를 든 동양인들만 끌어냈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사건을 공개하는 영상에서는 보안 요원들이 거칠게 동양인들을 끌어내는 장면이 담겨 충격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CJ ENM 관계자는 카메라 반입 및 촬영 금지 규정은 파리 공연 이전의 음악 프로그램 안에서도 있었으며, 금지 물품에 대해 사전 공지를 내렸다는 입장만 전했을 뿐 인종차별 및 과잉진압과 관련해선 침묵했다.


출처: 물고기뮤직

팬들에 대한 과잉진압과 폭력이 당연시되고 있다. 그리고 케이팝 팬들은 더 이상 이에 대해 침묵하지 않는다. 이것이 당연하다. 단지 아이돌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팬들이 폭력을 견뎌내야 할 이유는 없다. 트로트 계에서는 콘서트에 경호를 엄중히 배치하지 않고, 모든 콘서트 스탭들이 관객에게 친절한 면모를 보인다. 임영웅 콘서트가 열렸을 당시 콘서트를 기다리다 쓰러진 팬을 위해 구급차를 불러주고, 그 치료비까지 소속사에서 부담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케이팝 콘서트에서 이런 일은 상상조차 못한다. 여름엔 햇빛 가릴 천막 하나 제공해주지 않아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팬들이 속속 발생하고, 표를 확인한답시고 개인 정보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표를 팬이 보는 앞에서 찢어버리기도 한다. 소속사에서는 이러한 팬을 향한 기만 행보를 멈춰야 한다. 지속되는 기만에 팬들이 실망해 케이팝을 떠난다면, 결국 소속사에게도 적자로 돌아올 업보이다. 새롭게 시작되는 2024년엔 팬들을 향한 소속사의 기만이 멈추고, 팬과 아티스트 모두에게 건전한 케이팝 문화가 형성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참고문헌

"인권 바닥 된 기분"..앤팀 팬사인회, '속옷 검사' 논란 (스타뉴스, 한해선 기자)

아이돌 경호원이 팬 밀쳐 내동댕이… '과잉 경호' 논란 (뉴시스, 박예진 기자)

"팬에 이어 취재진 폭행까지?".. NCT 경호원 '과잉 경호' 논란에 결국.. (원픽뉴스, 김아영 기자)

“경호원이 집어던져 쇄골 골절” 연예인 ‘과잉경호’ 논란, 형사처벌 가능할까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골절 입고 성희롱 당하고…멍든 K-팝 '팬심' (서울경제, 허지영 기자)

"현지 규정 따랐다"…'엠카' 인종차별·과잉진압 논란 확산에 '반쪽 입장' (엑스포츠뉴스, 명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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