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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레코드 11월호


*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아이브, 츄, 희진, 세븐틴, TXT, NCT 127, 이펙스의 10월 앨범 리뷰를 담은 글입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Livelock]

'Break the Brake'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기존의 아이돌 밴드에서 펼쳐 나가는 소프트 록, 모던 록과는 정반대로 느껴지는 하드한 록을 주로 보여주는 그룹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곡 중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는 Break the Brake는 영화 <포드 V 페라리>가 떠오를 정도로 속도감이 굉장히 빠르다. 같은 소속사인 데이식스가 보여준 하드 록을 생각해보면 ‘Shoot Me’가 있을 것 같은데, 해당 곡이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차라리 날 쏴버려라 라고 말하는 곡이다. 그러나 ‘Break the Brake’는 브레이크 따위는 무시하고 달리자 라며 앞뒤 없이 질주하는 청춘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같은 소속사 내부에서 보여주는 록 장르의 아이돌 밴드 그룹이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는 지점이 흥미롭다.


'AGAIN? AGAIN!'

같은 소속사의 선배 그룹인 2PM이 낸 타이틀 곡과 제목이 유사해 더욱 즐겁게 감상할 수 있던 곡이다. 벌스부터 2000년대 초반 팝 펑크 록과 에이브릴 라빈이 떠올라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선보이는 록 장르가 굉장히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너에게 빠지지 않을 방법을 내게 알려줘’라는 가사처럼 타이틀곡의 느낌과는 완전히 다르게 사랑에 빠진 화자의 모습이 담겨 있어 생각보다 애교스러운(?)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매력을 확인 가능하다.



아이브의 [I'VE MINE]

'Baddie'

'Baddie'는 항상 자신감,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해온 아이브의 스토리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트랩 비트로 더욱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보통 ‘센 콘셉트’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 아이돌에게는 ‘악동’이라는 호칭이 붙는데, 아이브의 <Baddie>는 악동보다도 정말 영화 속 매력적인 악당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또한, 이 앨범이 아이브의 활동 중 미니앨범으로는 처음 맞는 컴백이라는 점도 인상적이다.


아이브가 이전에 냈던 타이틀곡 'ELEVEN, 'LOVE DIVE', 'After LIKE', 'I AM' 등의 노래는 모두 ‘자기애’와 관련된 곡이다. 그리고 이번 미니앨범의 트리플 타이틀 곡 중 하나인 'Baddie'는 이런 자기애 콘셉트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내 판단을 믿어 난’, ‘유행이 돌고 돌아도 난 그 틀에 없어 이미’ 등의 가사를 보면 남의 시선과 상관없이 내 길을 갈 것이라는 뉘앙스가 느껴진다. 이러한 내용의 반복은 자칫 잘못하면 대중이 자기복제로 인식하여 식상하게 느낄 수 있지만, 곡의 구성을 달리함으로써 식상함에서 탈피하였다. 아이브의 그간 활동곡을 보면, 'Kitsch'를 제외하고는 모두 후렴에서 팡 터지는, 화려함의 향연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Baddie'에서는 후렴에서 비트가 확 드랍되며, 기존의 ‘아이브스러움’에서 빠져나오려는 강한 의도가 엿보인다.


'Either Way' & 'Payback'

[I'VE IVE]까지 총 4장의 음반으로 완성된 자기애적 서사의 마무리를 완결지은 아이브. 당당한 태도를 표방했다가 'Either Way'를 통해 처음으로 캐릭터의 속까지 빌드업하며 자신들도 똑같이 약하기도 한 존재임을 어필했다는 생각이다. 물론 음악과 별개로 홈비디오 이미지, 새드 걸 사조가 깃들어있는 기획이 이전의 결과 너무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라는 생각에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상당히 Y2K 같은 트렌드의 눈치를 조금 보고 있는 느낌이다.

또한 전체적으로 차분히 내부적인 실속을 채워가는 과정에서 이런 무드에 집중하려면, 애매하게 포인트 준 'OTT' 보다 앙증맞은 분위기에만 집중하는 'Payback'이 'Either Way'의 음악적 결과 오히려 맞는 듯하다.


'OTT'

'OTT'는 멤버 장원영이 작사를 맡기도 하였는데, Over The Top의 줄임말로 사랑에 빠진 설레이는 감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타이틀곡과는 달리 귀여운 매력이 느껴지는 곡이다. 개인적으로는 ‘OTT’라는 단어에서 넷플릭스, 티빙 등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연상되었는데, 사랑에 빠진 상대방에 대해 이야기하는 노래를 들으며 정말 이런 OTT 서비스의 홈 화면에 빼곡하게 깔린 다양한 영상의 썸네일을 넘겨보듯 상대의 다양한 매력을 짚어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재미있었다.


멤버 장원영이 작사를 맡은 곡으로, 아이브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 가져와 보았다. 아이브가 주로 다루는 ‘사랑’은 남녀 간의 쌍방 사랑이라고 하기보다는,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자기애’에 가깝다. 그래서일까, 수록곡도 'Blue Blood', 'My Sastisfaction' 등 웅장한 노래가 많았다. 그러나 이 곡은 사뭇 다르다. 아이브의 ‘사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상대방 앞에만 서면 숨이 가쁘고, 선을 자꾸 넘어가게 된다며 사랑 앞에서 수줍어지는 ‘소녀’의 모습이 가사에 담겼다. 아이브 멤버들은 곡의 분위기와 팀의 콘셉트로 인해 무대 위에서는 성숙해 보이지만, 리얼리티 촬영장 등 무대 아래에서는 평범한 10대 후반~20대 초반의 발랄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OTT'는 이러한 아이브의 사랑스러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츄의 [Howl]

'Howl'

이달의 소녀 멤버인 츄의 솔로로서의 새 출발을 담은 앨범이다. 'Vivid'와 'Heart Attack'으로 각각 솔로 곡을 냈던 희진과 츄가 같은 시기에 전자는 새로운 그룹 아르테미스에서 솔로로, 후자는 그룹에 소속되지 않은 솔로로서 처음 앨범을 발매했다는 점이 인상 깊다.

츄는 '본업할 때 제일 멋있다'는 말에 가장 감명을 받은 만큼 본업에 진심인데, 특히 타이틀곡 'Howl'은 늑대의 홀로 울부짖는 하울링을 소재로 한 만큼 목말라 있던 츄의 '본업'을 들을 수 있었다. 음색이 특색인 츄가 오롯이 아카펠라 목소리로 먼저 채워가다가, 점차 멜로디가 층층이 쌓이는 게 싸비에서 청량감이 극대화된다. 츄를 계속 기다렸던 청취자와, 청취자에게 츄가 서로에게 영웅이 된다. '세상은커녕 그 무엇도 구할 수 없던 우린 이제 서로를 구해볼까 해'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동화 같은 서사가 담긴 가사는 아이브의 'LOVE DIVE' 등으로도 유명한 서지음이 작사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타이틀 '숲의 아이'로 소녀 타잔의 컨셉으로 파릇하고 바람을 가르는 듯한 느낌을 주었던 유아의 솔로가 연상되기도 한다.



희진의 [K]

'Algorithm'

'Vivid'를 매우 좋아했던 리스너로서 희진의 목소리로 가득한 앨범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 굉장히 기뻤다. 지금까진 나온 솔로 앨범들이 전의 이달의 소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매력을 살린 느낌이다. 이달의 소녀에서는 뛰어난 보컬 활용을 잘 못한다는 생각이었지만, 솔로 앨범에서는 본인의 색을 잘 찾은 느낌이라 흥미롭다. 이달의 소녀로서 겪은 고난을 앞으로 극복하겠다는 느낌을 담은 곡이라 아르테미스와 희진의 방향성이 기대되는 곡이었다. 희진 특유의 중저음 보컬을 살리고 그 위에 톡톡 튀는 비트를 얹어 곡의 매력을 살렸다. 그러나, 곡의 멜로디와 가사, 뮤직비디오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에 이질감이 생겨 약간 아쉽기도 하다.



세븐틴의 [SEVENTEENTH HEAVEN]

'음악의 신'

세븐틴은 컴백 이전 프로모션으로 먼저 샘플 트랙러를 공개하면서 한 달 동안 컴백을 위한 빌드업을 탄탄히 해왔다. 앨범은 청량 맛집 세븐틴의 모습을 보여준다. 타이틀곡 '음악의 신'은 언어가 달라도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경쾌한 비트에 담아 내고, '쿵치팍치 쿵쿵치팍치예'라는 비트를 가사로 내뱉은 것도 인상적이다.


'Headliner'

마지막 곡인 'Headliner'는 공연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는 아티스트를 가리키는 '헤드라이너'에 대한 역발상을 보여준다. 헤드라이너로서 마지막으로 무대를 장식하는 공연이 많아진 세븐틴의 입장에서 팀의 팬들인 캐럿이 오히려 자신들에게는 헤드라이너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앨범에 수록된 곡들의 순서를 중요하게 보곤 하는데, 해당 곡이 마지막에 수록되어 앨범이 더욱 유기성 있게 짜여졌다는 느낌에 흥미롭다.



TXT의 [The Name Chapter: Freefall]

'Chasing That Feeling'

해당 앨범은 현실을 향한 활강의 순간 느끼는 고통을 성장통에 비유했고, 이 고통마저 숙명이라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전 타이틀 곡이었던 'Sugar Rush Ride'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도 흐름을 잘 이어온 앨범이라 생각한다. 또한, 오프닝 부분에서 신시사이저와 흡입력 있는 비트를 통해 1980년대의 레트로함을 잘 표현했으며, 해당 음원 역시 이지리스닝이 가능한 음원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투바투가 기존 앨범을 통해 보여줬던 몽환적인 감성을 잘 살린 곡이라 생각한다.


'Happily Ever After'

처음에 듣자마자 투바투만의 상큼함(?)을 잘 표현한 곡이라 생각했다. 저지 클럽 장르인 만큼 중독성 있는 훅 덕분에 챌린지로도 흥행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록곡 순서를 봤을 때 앞 곡이 'Deep Down' 이고 다음이 '물수제비'인데, 해당 곡들 사이에 'Happily Ever After'가 있다는 것도 앨범 흐름 상 리프레시 되는 느낌도 있었고,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음원이라는 생각이다.



NCT 127의 [Fact Check - The 5th Album]

'Fact Check'

신스 리푸에 아프로 리듬을 더한 엔시티만의 네오함과 중독성이 강한 곡이다. 영원한 가치를 지니는 작품과 불가사의에 자신을 비유해서 엔시티만의 자신감을 보여준 곡이라고 생각한다. 서울 기반으로 뮤직비디오를 찍어 서울을 기반으로 하는 NCT 127만의 정체성과 유니크함을 보여준 점이 인상 깊다. 메가크루처럼 많은 댄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NCT 127의 매력을 더욱 극대화했다.


'Angel Eyes'

사랑하는 사람을 엔젤에 비유해 기타와 드럼 위에 NCT 127의 청량한 보이스를 담아 어찌 보면 오히려 NCT 드림과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라 인상 깊은 곡이었다. 작사에 태용과 마크가 참여했을 뿐 아니라 몽글 몽글해지는 가사라라 힘든 일도 다 잊어버릴 수 있다는 느낌이 좋았다. 트랙 비디오 또한, 서울의 야경과 한강이 담기게 찍어 비디오 자체가 퀄리티 적으로 타이틀곡인 'Fact Check'와 연결되는 느낌이라 정규 5집의 매력이 더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이펙스의 [Prelude of Anxiety Chapter 2. Can We Surrender?]

'FULL METAL JACKET'

사랑의 서가 끝나고 불안의 서가 다시 시작된 앨범이기에 집중할 만하다. 다시 학교 폭력이라든지 사회 문제의 본질로 돌아와, 이펙스 특유의 사회 반항적인 곡을 타이틀과 수록곡에 녹여냈다. 타이틀 곡의 노래 가사 등에 학교 폭력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하고, 학교 폭력을 묵인하는 사회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다. 이전에 나온 이펙스 곡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고 있어 주목해볼 만한 앨범인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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