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방배동 도비
2021년 4월 15일 방영된 Mnet의 <킹덤> 프로그램에서 에이티즈는 자신들의 곡 <Wonderland> 위에 드보르작 교향곡 제9번을 샘플링하여 입혔다. 이들은 많은 교향곡 중 왜 드보르작의 <신세계로부터> 교향곡을 고를 수밖에 없었을까?
왜냐하면 가상악기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최대한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선 클래식 악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Wonderland>의 곡을 만든 프로듀서 이든은 클래식 음악과 에이티즈의 <Wonderland>를 합치기로 결정했고, 멤버들에게 결정권을 넘겼다.
홍중의 곡 선정 과정
에이티즈의 홍중은 최대한 <Wonderland>와 곡 분위기가 비슷한 곡을 찾는 것에서 출발했다. 그의 첫 번째 조건은 아마도 분위기에 맞게 ‘단조’로 구성된 음악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그는 대표적인 곡인 베토벤 심포니 d단조, c단조 등의 곡 등을 찾아서 들어보지만, 모두 어딘가 만족스럽지 않음을 느낀다. 그러면서 그는 한 선율을 읊조린다.
그의 입가에 맴도는 멜로디는 바로 미-파#솔 파#-미미 미-레 시레 미,
바로 이 선율이다.
호른이 이끄는 주 선율을 떠올리는 홍중.
그가 떠올린 이 선율은 대중에게 익히 알려져 있는데, 특히 최근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하은별이 떠올린 주단태의 벨소리로도 유명하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에이티즈의 <Wonderland>에 드보르작 심포니 <신세계로부터> 입히기가 시작되었다.
원곡 드보르작(Antonin Dvorak, 1841 ~1904)의 Symphony No.9 ‘from the New World’에 대하여.
드보르작은 체코 출신의 음악적 민족주의 대표 인물이다. <신세계로부터>는 미국에 체류할 당시 만들어졌는데, 흑인들의 토속 음악, 즉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민요들을 차용한 부분이 있다. 이런 5음음계, 당김음 등을 제외하고 미국적인 요소도 분명 있지만 태어난 곳인 체코 보헤미안의 느낌도 강하게 나타난다. 여기에서 <신세계>는 미국을 의미한다고 많이 알려져 있다.
제4악장인 이 음악은 Allegro con poco의 e minor, 4/4박자의 소나타 형식으로 쓰여졌다.
악보를 참고하면, 호른이
이 선율을 강하게 제시하고,
오케스트라 총보를 보게 되면 강박에 화음을 크게 넣으며 웅장함을 더한다.
이 원곡을 어떻게 에이티즈 <Wonderland>에 샘플링을 했을까?
1) 영상 57초부터 확인하면 오케스트라 악기 대신 퍼커션 편성으로 강박을 강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호른의 주 선율을 그대로 가져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 영상 1분44초-2분3초, 3분00초 – 3분 15초
이 부분은 원곡의 스트링 편성 첫 마디 1-4와 똑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앞서 말한 호른의 주 선율 밑에 깔리는 오케스트라 전체 편성을 약하게나마 들을 수 있다.
드보르작(Antonin Dvorak, 1841 ~1904)의 Symphony No.9 ‘from the New World’를 선정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1) 에이티즈의 <Wonderland> 원곡의 조성은 e minor이다.
드보르작 심포니 9번 4악장 또한 e minor이다. 다른 곡을 선정해서 전조를 해도 상관은 없었겠지만, 더 익숙한 멜로디를 그대로 샘플링을 했을 경우에 더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라 본다.
2) 에이티즈의 <Wonderland>와 드보르작의 <신세계로부터>가 주는 메시지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드보르작은 「만일 미국을 보지 않았더라면 이런 교향곡을 쓰지는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이 곡에는 새로운 세계인 미국의 정서가 깃들어 있다.
( 김현종 (Kim,Hyun-Jong) 동의대학교 1-061-9802-09
1) 이 논문은 1997학년도 동의대학교 자체학술연구 조성비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음.
pp.232-25 2
에이티즈 또한 이 세계가 아닌 또 새로운 곳을 갈망하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것이 정말 노래에서 말하는 나침반을 이용해서 새로 찾는 신세계일 수도, 킹덤을 통해 나아갈 신세계일 수도 있다.
이 무대를 통해 에이티즈의 <신세계로부터>를 접한 사람 중 한명으로서는 이 곡에서 새로운 세계는 무엇이었을까
클래식 요소와 대중음악 요소가 맞게 떨어지는 경우를 찾기 힘들다. 그렇기에 이번 샘플링은 그 어떠한 무대의 샘플링보다도 완벽했다고 볼 수 있다.
글을 마치며
흔히 클래식의 장벽은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에이티즈의 곡과 드보르작의 교향곡처럼 서로 메시지가 일치할 경우, 케이팝에 시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클래식이다.
더군다나 한국을 포함하여 서양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들어봤을 노래이기에 에이티즈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이더라도 한 번쯤은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샘플링이었다.
에이티즈의 1위를 축하하며, 완벽한 무대를 선보인 것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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