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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 '월화수목금토일' - 머글은 모르는, 덕후가 애정하는 노래




I.O.I가 2017년 1월을 끝으로 1년도 안 되는 짧은 활동을 마치고 해체한 후, 팬들은 멤버들이 본인의 소속사에서 그룹으로 활동하며 얼굴을 비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김세정과 강미나는 구구단, 최유정과 김도연은 위키미키, 정채연은 다이아로 복귀하는 등 I.O.I 멤버들의 활동이 속속 다시 시작되던 와중, 한 멤버가 솔로로서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바로 I.O.I에서 메인 댄서로서 탁월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청하다.


청하는 ‘Why Don’t You Know’를 시작으로, ‘Roller Coaster’, ‘Love U’, ‘벌써 12시’, ‘Snapping’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인지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고급스러운 섹시함과 카리스마가 엿보인다는 호평이 무대를 선보일 때마다 쏟아졌다. 또한 훌륭한 완급 조절에 절제미까지 담긴 청하의 독보적인 퍼포먼스는 ‘멋진 무대’에 대한 정의를 새로이 내리고 있다. 이제 ‘청하’ 두 글자를 들으면 주종보다 아티스트가 먼저 생각날 정도로, 청하는 솔로 가수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얼마 전 4월 27일에는 곧 발매될 첫 정규 앨범의 ‘Stay Tonight’을 디지털 싱글로 선공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낯선 딥 하우스 장르에 도전하였는데 팬들 사이에서 수록곡으로만 남겨 놓았더라면 아까울 뻔했다는 찬사를 들었다.



청하는 ‘벌써 12시’에서 무대를 압도하는 퍼포먼스와 카리스마로, 12시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신데렐라가 아닌 신데렐라를 보내주기 싫은 귀공자의 입장을 도발적이고 솔직하게 노래했다. 청하하면 보통 사람들이 떠올리는 모습은 이와 같을 것이다. 그런데 그의 진가는 댄스만큼 보컬 실력도 출중하다는 데 있다. 실제로 그는 무대 활동을 따로 하지 않는 드라마 OST에도 다수 참여하였다. ‘호텔 델루나’, ‘힘쎈여자 도봉순’, ‘낭만닥터 김사부 2’ 등 이름만 대면 알 법한 드라마에서 청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청하는 절대로 퍼포먼스만을 위주로 활동하는 가수가 아니며 많은 사람들이 그의 노래를 듣고 싶어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번 기사에서 청하의 음색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이 극대화된 노래를 소개하려고 한다. 2017년 6월 미니 1집 <Hands on Me>로 솔로 데뷔를 신고하기 두 달 전, 디지털 싱글로 선공개한 ‘월화수목금토일’이라는 노래다. 댄스곡 마니아인 필자마저 반하게 만든 발라드곡 ‘월화수목금토일’은 과연 어떤 곡일까? 필자가 백 번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들어보는 게 빠를 것이다. 먼저 가사와 함께 노래를 감상해보자.




월화수목금토일 난 어디쯤에 있을까

하루하루 지나가는 걸 잡을 수 있다면

언제까지 이곳에서 혼자 남아있을까

또 하루를 보내고 잠이 들어 버려


하루 종일 거울 앞에 서서 매일 같은 표정과

매일 같은 목소리로 하루 종일 노래했어

라라라라 라라라라


눈을 떠봐도 여전히 불이 꺼진 방

이뤄질 수 있을까 점점 far away

모두 떠나고 텅 빈 곳에 나 홀로

아무것도 모른 채 난 또 이렇게


월화수목금토일 난 어디쯤에 있을까

하루하루 지나가는 걸 잡을 수 있다면

언제까지 이곳에서 혼자 남아있을까

또 하루를 보내고 잠이 들어 버려


보고 싶은 얼굴들 나와 같은 맘일까

그대로 있어준다면 그건 욕심인 걸까

지금도 나의 무언갈 향해

달려간다면 정말 원했더라면


수많은 저 별 중에 하나만 품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욕심인 걸까 저기 반짝이는 것처럼

눈을 떠봐도 여전히 불이 꺼진 방

이뤄질 수 있을까 점점 far away


그윽한 저 달 위에 눈을 마주하고서

내게 손을 내밀어 외롭지 않은 밤을


월화수목금토일 난 어디쯤에 있을까

하루하루 지나가는 걸 잡을 수 있다면

언제까지 이곳에서 혼자 남아있을까

또 하루를 보내고 잠이 들어 버려


[감상 포인트]


고단한 나날을 위로해주는 가사


‘월화수목금토일’의 노랫말에는 청하가 데뷔하기까지의 고단했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루 종일 거울 앞에 서서 매일 같은 표정과 / 매일 같은 목소리로 하루 종일 노래했어’에서는 2012년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기약 없는 데뷔 날까지 쉴 틈 없이 연습하고 또 연습해야 했던 그의 모습이, ‘눈을 떠봐도 여전히 불이 꺼진 방 / 이뤄질 수 있을까 점점 far away’에서는 어린 나이에 가족과 떨어져서 힘든 하루를 보내고 홀로 외롭게 잠들었을 모습이 그려진다.


누구나 꿈을 위해 자신의 모든 열정을 불태워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꿈을 이루는 것은 아니고, 꿈을 향해 노력하는 과정은 방해물이 가득하여 순탄치 않으며 그 모든 역경은 오롯이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내야 한다. 그래서 이 곡은 단순히 아티스트 개인의 경험을 풀어놓는 노래가 아니라, 매일 무언가를 위하여 노력하고 힘든 발걸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들에게 소소한 위로를 건네주는 노래가 된다. 필자는 한강의 철교를 건너는 지하철 안에서 하늘에 깔린 붉은 석양을 보며 이 노래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당시 필자가 처한 상황에 공감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고는 마음이 서서히 풀어졌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도 쉬지 못하며 쉰다 해도 불안감에 사로잡혀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월화수목금토일’은 청하가 선사하는 3분 동안의 쉼표가 될 것이다.


청하의 부드럽고 힘 있는 음색




가사도 좋지만 ‘청하의 목소리’로 모든 설명이 끝나는 노래이기도 하다. 가사를 한줄 한줄, 얘기를 속삭이듯 부드럽게 이어 가지만 그렇다고 목소리 저변을 이루는 힘까지는 빼지 않은 특유의 음색. 기본적으로 힘이 있는 목소리를 가졌기 때문에 청하의 고음은 무리 없이 올라가고, 오히려 노래의 분위기를 극대화시키기까지 한다. 또한 그의 음색은 피아노 선율이 주를 이루는 반주와 함께 잘 어우러지며, 노래를 듣다보면 ‘귀가 맑아지는’ 경험을 선사하기도 한다.



청하는 솔로로 데뷔할 당시 한 인터뷰에서,

“저에 대한 이미지가 I.O.I 활동으로 어느 정도 스케치가 돼 있는 상태라면 이제 그 스케치 위에 색감을 입히는 건데, 앞으로 여러 가지 색에 도전해서 색을 입힐 때마다 다양한 그림이 탄생하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어요.”

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금까지 약 3년 동안 청하는 대중에게 독창적이었고 강한 인상을 주었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청하만의 음악 세계는 아마 미래에도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벌써 12시’처럼 때로는 강렬한 퍼포먼스로, ‘월화수목금토일’처럼 때로는 감미로운 음색으로 뭇 사람들을 사로잡는 청하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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