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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우; 개인과 보편의 사이에서

그룹 아스트로(ASTRO)의 차은우가 데뷔 8년 만에 본격적인 첫 솔로 가수 행보에 나선다. 오는 2월 15일 솔로 EP 'ENTITY' 발매를 앞둔 그는 컴백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관련 콘텐츠를 하나씩 공개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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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단어 'entity'는 '독립체'라는 뜻이다. 상반된 감정표현이 느껴지는 분위기의 티저 사진 6장, 그리고 어딘가 공허한 방 세트를 찍은 포스터가 눈길을 끈다. 물론 이것만 보아서는 '독립체'의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춘 컨셉인지 알 수 없다. 독립해 나가는 성장 과정의 긍정성에 초점을 담은 것인지, 아니면 남겨진 존재가 완전해지는 부분에서의 필연적인 아픔을 조명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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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사 스포일러로 보이는 이별 일기 설정의 컨셉 포토와, EACH/EQUAL ver.으로 나누어 발매되는 피지컬 음반의 형태를 보면 확실히 화자가 겪는 상황의 전후 차이를 이야기하고 싶은 모양이기는 하다. 게다가 비 오는 골목길, 세운 차 안에서 홀로 눈물지으며 담배를 태우는 모습의 티저 영상은 이 음반이 전체적인 컨셉을 꽤나 이야기를 무거운 분위기 속에 풀어낼 것임을 알린다. '독립'이나 '홀로서기'의 이야기를 무게감 있게 다루는 일은 차은우라는 아티스트에게 있어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 일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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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트로는 데뷔 초부터 장난기 넘치는 하이틴의 발랄한 소년 이미지를 내세웠다. 멤버들이 어느 정도 성숙하고 난 다음에는 이 밝음을 잃지 않으려고 '청량섹시'라는 전무후무한 단어를 만들어내며 아스트로만의 어른스러움을 표현하려고도 노력했다. 이는 데뷔 초 비슷한 노선을 타던 세븐틴이 좀 더 패기롭고 활기찬 이미지를 탑재하고, 아스트로는 기분 좋은 가벼움과 엷은 은은함이 약간의 소극적인 캐릭터성으로 차별화되며 서로의 이미지에서 서서히 분리되는 결과를 이뤄냈다. 물론 <BLUE FLAME>이나 <ONE>이 선보이는 비주얼라이징이 때때로 유광 가죽 코디나 노출 있는 정장, 금속 체인 등 섹슈얼한 코드를 탑재하긴 했어도 어디까지나 남성 그룹에 보편적으로 요구되는 무게를 위한 중추 역할이었을 뿐 그룹의 주축이 되는 일은 없었다. 발매 시기상 후 순서인 <Candy Sugar Pop> 역시도 이어캔디에 그치는 무게감으로 돌아오면서 보이그룹 중 상대적으로 가볍고 밝은 노선을 유지하려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긍정성을 전파하려던 그룹에서 첫 EP(미니앨범) 솔로 주자에게 내세우고 싶은 이미지가 누아르적이라는 것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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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차은우에게서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은 이미지적 변화뿐일까? 좀 더 자본 사정이 좋아진 소속사가 만들어내는 콘텐츠의 기술적 품질(화질, 촬영 기법과 장비)이 자랑하는 태와, 연기자 생활에서 경험이 생긴 표정 연기의 노하우가 만들어낸 티저 영상... 그리고 최근 올린 노래 커버 영상에서 보이는 준수한 비브라토 컨트롤과 소리 근육이 지닌 힘의 증가까지. 더욱 다양한 곳에 주목할 수 있을 것 같다.

춤에 집중하느라 표정 연기가 어색하다고 지적을 받던 <만만하니> 커버 무대, 비(非)보컬라인 센터에게 주어지는 전형적인 짧은 킬링파트만 받던 데뷔 초, 후렴에 배치되었어도 음이 위로 남지 않아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던 <All Light>이나, <아니, 그래>에서 여전히 뚝뚝 끊어지던 춤 동작까지. 이 모든 과정을 돌아보면 필자는 사실 홀로서기에 나선 지금의 차은우가 그때와 대단히 큰 차이를 벌렸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무언가 탁월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어도 소속사와 그가 솔로던 그룹으로든 8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다사다난한 항해를 겪으며 만들어낸 경험과 흉터가 어느 정도 연륜으로서 빛을 발한다. 바로, 상기한 것과 같이 (천천히 쌓아온 것이라도)그 특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려는 모습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솔로 음반에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것을 잴 수 있는 정확한 근거가 된다. 그러니 지금이 과연 '독립'성을 어필할 적절한 기회다. 연차가 쌓이고, 나이도 들고, 실력이 성장하면서 차은우가 그리는 캐릭터의 수직적 성장이란 그 형태가 흥미로워서 괄목할 만하지 않은가.

 

 고로 'ENTITY'가 지니는 무게감은 그 모든 지난날의 성장과 그 흔적을 담은, 지극히 개인적인 서사의 깊이 같아 보이기도 한다. 아스트로가 결코 순항을 거쳐온 그룹은 아니었기에 더더욱 그래 보인다. 트랙 전반에는 보편적인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그 말인즉슨, 일단 개성이나 개인적 서사의 구체성을 전면에 드러내려는 움직임은 없어 보인다. 무언가 구체적인 이야기로 개성 확보를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살짝 아쉽겠지만 그만큼의 대중성은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애써 그 마음을 덮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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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은우는 다가오는 17일 오후 6시부터 개최되는 단독 팬콘서트 월드투어 '2024 JUST ONE TEN MINUTE [Mystery Elevator]'에서 이 음반의 수록곡 전곡 무대를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한 곡 무대를 준비하는 데에도 녹음과 안무 연습을 병행하며 걸리는 시간이 대단한 것을 감안하면 자기 솔로 음반에 쏟는 애정이 크다고 하겠다. 처음으로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 내야 할 첫 솔로 행보가 코앞, 또다시 시험대 위에 오르고 스스로 아이돌로서의 자기 증명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본인과 소속사의 의지에 박수를 보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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