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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해 이건 Spoiler : KAI

2020년 7월, 카이의 솔로 데뷔가 확정되었다. 그토록 고대해온 카이의 솔로 앨범이지만,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그가 홀로서기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진 못했다. 이전 게시글에 이어서 카이의 매력이 돋보이는 직캠 영상을 추천하고, 필자가 그의 솔로 데뷔를 예상하지 못한 이유 및 소회를 밝히고자 한다.


 
Tempo (©Mr. Destiny 20181227)

1년이 넘는 공백기를 거쳐 돌아온 엑소의 컴백 쇼케이스 무대 영상이다. 오토바이를 활용한 티저와 앨범아트 때문에 당시 멤버들의 의상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다. 특히 카이는 검은 가죽 재킷이나 바지 등의 라이더룩이 잘 어울린다는 사실 또한 한몫 했다. 그러나 기대와 다르게 카이의 전반적인 의상은 기대 이하였고, 얼굴의 반 이상을 가리는 버킷햇을 착용한 탓에 무대 내내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참사가 일어났다. 그런데 놀랍게도 해당 무대의 직캠은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카이의 레전드 직캠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해당 영상에선 그 어느 때보다 무대를 즐기는 카이를 확인할 수 있다. 눈이 보이지 않아도 워낙 표정이 풍부한 그이므로 강약 조절을 할 때마다 벌어지는 입, 힘을 줄 때마다 꽉 입을 깨무는 모습, 퍼포먼스 중간에도 여유로운 듯 씩 웃으며 짓궂은 표정을 짓는 그의 얼굴에선 한 점의 스트레스나 무료함을 찾기 힘들다. 4분 가까이 되는 긴 무대에서 '무대를 실수 없이 잘 완수해야지'라는 생각보단 '무대를 한바탕 즐기는 모습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보여주겠다'라는 카이의 자신감이 모니터 밖으로 뿜어져 나온다. 온 힘을 짜내 춤을 추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동시에 이 정돈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다는 여유로움까지 보이는 것이 가능할까. 다소 모순된 말이지만, 카이는 모든 동작, 매 순간의 프레임마다 이를 느끼게 만든다. 그의 천부적인 최고의 재능이다.


<Tempo>는 카이의 파트가 비교적 적은 타이틀곡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존재감은 어떤 곡보다도 압도적으로 다가온다. 단순히 춤을 잘 추는 아이돌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춤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언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그러한 점에 있어 카이의 무대 장악력은 단연코 국내 아이돌 중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다.

Tempo (©MBC 쇼음악중심 20181117)

카이는 무대 도중 컨디션이나 실력적인 원인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드물어서 무대 간 편차가 적은 편이다. 따라서 그의 레전드 무대의 결정요인은 의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해당 영상은 이를 가장 잘 드러낸 최고의 <Tempo> 무대라고 단언할 수 있다. 해당 음악방송에서 별도의 개인 직캠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 두고두고 아쉬울 만큼, 카이의 완벽하게 균형 잡힌 역삼각형 몸매를 가장 돋보이게 만든 의상이다.

유독 카이의 크롭티만 채도가 높은 새빨간 색상이라 더욱 눈이 가는 와중, 폭이 좁은 하얀색 멜빵 벨트는 넓은 어깨를 부각하는 효과를 준다. 크롭티라는 의상 자체가 소화하기 난해한 편에 속하는데, 카이 특유의 뇌쇄적이고 고혹적인 분위기가 의상의 단점을 충분히 압도했다고 본다. 다소 생소한 의상을 시도한 코디에게 큰 박수를 쳐주고 싶을 뿐이다. 특히, 이날을 기점으로 카이가 크롭티를 착용하고 무대에 서는 빈도수가 많아졌다. 이듬해 <Obsession> 활동 때는 아예 공식 의상으로 포스터와 뮤비에서 크롭티를 입었을 정도니, 처음 그가 착용했을 당시 얼마나 큰 센세이션을 몰고 왔는지 유추해낼 수 있다.


Confession (©Morpheus 20190728)

<I See You> 이후로 오랜만에 콘서트에서 발표한 카이의 솔로곡. 여타 솔로곡과 차별화되는 점은 단연코 솔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이지 않을까 싶다. 특히 하반기 카이의 솔로 데뷔가 확정된 이 시점에선 더욱 크게 와닿는다. <Confession>을 설명하기에 앞서, 이전 카이가 발표한 솔로곡에 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2014년 콘서트 투어 때 선보인 카이의 첫 솔로곡 <Deep Breath>는 곡이라고 부르기 애매한 길이라 인트로에 가깝게 느껴졌다. 심지어 가사도 적은 편인지라 이때만 해도 카이가 한 곡을 온전히 자신의 목소리로 채울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2017년 네 번째 콘서트 투어에서 처음 개시한 <I See You>는, 전 곡에 비교하면 보컬적인 면에서 훨씬 성장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현대 무용이 많이 가미된 안무 상 퍼포먼스와 보컬을 동시에 소화하긴 다소 힘든 곡이었으므로, 이 또한 카이의 솔로 활동을 바라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각종 콘서트 및 시상식 무대를 보면 퍼포먼스에 주력해 보컬이 '배경음악화' 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무엇보다, <I See You>는 <Deep Breath>와 마찬가지로 앨범 타이틀곡으로 활용하기엔 다소 어려운 곡이었다. 일반적으로 타이틀곡은 선정 포인트가 주로 2개로 나뉘는데, 대중에게 친숙한 이지리스닝 장르를 선택하여 국내 음원 사이트 순위를 공략하는 쪽, 그리고 팬덤 및 해외 케이팝 리스너들 취향의 강렬한 퍼포먼스 곡을 선택해 유튜브 조회 수를 높이는 방편으로 갈린다.


한편, <I See You>는 퍼포먼스에 치중한 곡임에도 불구하고 카메라워킹이나 구도가 음악방송에는 맞지 않는, 전형적인 콘서트용 곡으로 여겨진다. 백댄서 하나 없이 가수 혼자 무대를 채워나가는 구성은 팬들에겐 오로지 가수에게만 집중할 수 있으니 호평을 받겠지만, 반대로 음악방송에선 가수의 역량에 따라 넓은 무대가 다소 빈약하게 보일 수 있다는 함정이 존재한다. 솔로 가수의 무대에 다수의 백댄서가 함께 오르는 것은 이러한 까닭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카이는 뛰어난 퍼포먼스 실력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곡이 없었기에 여태껏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가능성을 점치기 어려웠다. 이러한 의심을 단번에 타파한 곡이 바로 <Confession>이다.


<Confession>은 평소 카이가 많이 시도하지 않던 힙합 장르의 곡이다. 이전 솔로곡과도 거리가 있으며, 특히 시간이 흐름에 따라 포지션을 랩에서 보컬로 전향했기 때문에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조합이다. 특히 <Obsession> 활동기엔 엑소가 6인 체제로 활동함에 따라 랩 포지션이 세훈과 찬열 2명으로 굳어진 반면, 카이는 상대적으로 부족해진 보컬 포지션으로 넘어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힙합이 보컬 없이 완성될 수 있는 장르는 전혀 아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선택이었다.


초반 안무 없이 마이크를 잡고 보컬에 집중하는 장면 또한 굉장히 의외였다. 퍼포먼스형 가수인 탓에 무대를 화려한 안무로 꽉꽉 채울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대신 후렴구에 가서 본격적으로 안무에 돌입하는데, 그에 앞서 마이크를 집어 던지는 구성은 무대가 클라이맥스로 돌입했음을 알리는 일종의 사이렌 역할을 한다.


주요 안무를 몰아넣고 나머지 1절과 2절은 절제된 동작에 노래를 부르는 구성은 기존 솔로 가수의 무대와도 흡사하다. 그리고 후반 댄스 브레이크를 제외해도 충분히 3분을 넘기는 무대 분량은 카이가 온전히 한 곡을 혼자 소화해낼 수 있음을 입증한다. 무대 자체의 퀄리티도 높은 편이었지만 일단 카이의 솔로 가능성을 암시했다는 측면에서 <Confession> 무대는 높게 살 만하다.

Spoiler (©MPST 20201229)

퍼포먼스와 보컬의 비중이 가장 완벽한 조화를 이룬 곡. 카이의 무대에는 퍼포먼스 도중 모자를 벗는 안무가 삽입된 경우가 잦다. 모자를 쓰고 있어도 충분히 무대를 압도하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가 마침내 모자를 벗으며 얼굴을 확연하게 드러낼 때,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 이상의 쾌감을 느끼게 한다. 퍼포먼스에 있어 감정을 전달할 때 필요한 핵심 요소가 바로 표정인데, 카이는 표정을 활용한 전달력이 매우 뛰어나다. 워낙 이목구비가 짙어 뚜렷한 인상을 남기는 그의 얼굴은 풍부한 표현력을 자랑한다. 눈썹을 찡그리면서 삐뚜름하게 웃는 그의 표정은 가히 국보급이라고 주장할 만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손꼽는 안무는 영상 17초 즈음 카이를 기준으로 모세의 홍수가 갈리듯 백댄서들이 모두 옆으로 비켜서고, 카이가 뒤로 몸을 눕힘과 동시에 바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동작이다. 상반신에 체중을 싣고 오로지 허리의 힘으로 지탱해서 일어나야 하므로 고난이도에 속하는 안무이다. 이러한 하이라이트 안무에 시선이 고정되도록, 단체로 동일한 안무를 하지 않은 점 또한 백댄서를 잘 활용한 사례다.


곡 퀄리티도 지금까지 공개된 것 중 가장 완성도가 높아서 추후 발매할 솔로 앨범의 수록곡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러길 바라는 필자의 사심이 가득 담겨있는 추측이다.


 

혹자는 메인 댄서 포지션으로 잘 알려진 그가 솔로 앨범을 낸다는 사실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카이는 자신의 최대 강점인 퍼포먼스 외에 보컬 부문에서도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장 처음에 소개한 영상인 <Playboy>에서 몇 마디도 채 부르지 않았던 그가, 가장 최근의 콘서트에선 혼자서 한 곡 전체를 소화해내는 모습이 이를 입증한다. 혹시 홀로 무대를 채우는 카이의 모습이 머릿속에 쉽게 그려지지 않을 시, 필자가 상단에 명시한 영상 중 특히 추천하는 <Confession>과 <Spoiler>을 시청한다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이다. 어떤 기대를 걸던 그 이상의 결과물을 보장하는 아티스트, 카이의 데뷔를 다시 한번 축하하며 데뷔 날짜 확정을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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