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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뚜뚜

지금 가장 빛나는 그 소년, 도경수


※ 청량함부터 불안함, 모두를 찾으신다면 제대로 오신 겁니다. ※

(영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하십시오.)


디오 (a.k.a. 도경수)의 티저 사진이 처음 나온 날이 생각난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 내가 무려 중학생일 시절이었는데, 그때는 인피니트에 대한 무한한 덕심으로 다른 그룹에 대한 관심을 줄일 때였다. 그러다가 나를 사로잡은 글이 있었으니, “SM에서 이번에 남자 그룹이 데뷔한다!” 카이의 존재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훗날 ‘티저 부자’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많은 티저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익숙했지만, 새 그룹의 인원수가 무려 12명이나 되었기에 (그땐 정말 센세이션했다. 물론 그 전에 슈퍼주니어도 있었지만 슈주가 데뷔한 이후에는 이 정도 인원의 그룹이 안 나오다시피 했으니까.) 멤버 한 명 한 명이 모두 궁금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내 눈을 사로 잡은 (장국영을 닮았고 눈이 똘망똘망하게 예뻤던) 소년이 있었으니, 이제는 스크린에서 만나는 것이 더 익숙하게 느껴지는 도경수이다. 운동장 그늘 아래서 먹는 시원한 사이다 같은 청량함부터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낙엽 같은 불안함까지, 차근차근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그는 소위 ‘연기돌’ 중에서도 돋보이는 존재이다. 팔색조 같은 매력을 가진 그의 필모그래피 세 작품을 꼽아보았다.


1. 카트 (2014)


‘괜찮아 사랑이야’에서의 연기를 처음 선보였기 때문에 이를 첫 연기작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실제 촬영은 ‘카트’가 먼저였기에 실질적인 데뷔작으로 볼 수 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도경수는 이 작품을 촬영하기 전까지 연기 수업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딱 그 나이 또래의 평범한 학생을 잘 소화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은 후에는 “저건 재능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가 거친 몇 년 간의 연습생 기간은 영화 속 태영이 지나고 있는 시기와 비슷한데, 주변에 연습생임을 알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분명 평범한 일상을 보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동네에서 한 명쯤은 마주칠 법한, 그런 학생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인상 깊은 데뷔작이었다.



2. 7호실 (2017)


내가 수능을 끝낸 후에 한동안 멀리 했던 영화관을 다시 찾았을 때 처음으로 봤던 작품이었다. 지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BIFAN) 상영작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는데, 나는 이 영화의 포스터를 제작한 PROPAGANDA사의 SNS를 통해 (제작한 포스터 등이 올라왔었다.) 이 작품을 알게 되었다.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눈길이 많이 가는 인물은 배우 김동영이 맡은 한욱 역이었는데, 도경수도 작지 않은 존재감을 과시한다. 사실 그간의 필모그래피에서 보여주었던 것과는 조금은 삐딱선을 타는 역할이라 새로웠는데, 아무도 없던 영화관에서 같이 봤던 친구가 도경수가 맡은 태정은 영화 속의 인물이지만 꼭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관객이 영화를 몰입하는 데 충분히 도움을 준 것 같다. 지난 청룡영화제 수상 소감에서 관객이 공감할 수 있게 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한 것처럼, 앞으로도 그와 만나는 일이 즐겁고, 마음이 닿아 행복했으면 좋겠다.


3. 신과 함께 - 죄와 벌 (2017)



웹툰 연재 당시에는 물론이고 단행본은 스무 번 정도 볼 정도로 원작의 팬이라 영화화 된다는 소식에 걱정이 앞섰었다. 거기에 도경수도 들어간다니, 이거 잘못했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었다. 그런데 웬걸, 영화를 본 후에 가장 인상 깊었던 캐릭터를 생각해봤을 때,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 사람이 바로 도경수가 맡은 원동연이었다. (제작사인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님의 이름을 땄다.) 도와주는 사람도 얼마 없는 군대라는 공간에서 김수홍이라는 좋은 사람을 만나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이 흐뭇하다가도, 죄책감 때문에 목에 줄을 감던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만화 속 김희승의 모습과 겹쳐서 마음이 덜컹, 했다. 상황의 특수성도 있지만, 그 장면에서 나는 그 당시에 내가 직접 느꼈던, 인간이 막다른 골목까지 몰렸을 때 느끼는 오만가지 감정을 다시금 느끼는 소름 끼치는 경험을 했다. 도저히 못 보겠다는 듯 손을 내밀어오던 친구의 손을 잡아주던 그 순간에도, 노래를 읊조리던 원 일병에 나를 겹쳐보았다. 며칠 동안 계속 고뇌하게 만들었던 생각들. 누구든 죽음의 순간이 찾아왔을 때 어떤 생각을 할까, 같은 것들. 영화를 보면서 단 한 번 울컥했던 순간이 저 때였다.


사계절의 빛깔을 모두 가지고 있는 듯한 도경수, 그가 더 궁금해지고, 기대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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