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0일과 21일, WOODZ의 <OO-LI> 콘서트가 열렸다. 2018년 ‘WOODZ’라는 이름으로 첫 싱글을 내고 솔로 활동을 시작한 WOODZ의 첫 월드 투어이다. 5월 20,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을 시작으로 자카르타, 쿠알라룸푸르, 마닐라, 오사카, 도쿄, 방콕, 멕시코, 리마, 산티아고, 상파울루 등 11개 도시 외에도 지역을 추가해 세계 각국의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번 웹진은 5월 21일, WOODZ의 서울 마지막 콘서트를 기준으로 작성될 예정이며, 편하게 ‘WOODZ’가 아닌 본명인 ‘승연’으로 작성하려 한다.
‘콘서트는 막콘’이라는 마인드로 5월 21일 콘서트를 노렸다. 멜론 티켓이 날 버린 건지 티켓팅을 하러 들어가니 갑자기 본인 인증을 하라는 창이 떴다. NCT 드림, 폴킴, 세븐틴 등 친구 티켓은 잘만 잡아주던 사람이 왜 본인이 가야 하는 콘서트에서만 이러는지? 다 포기할까 싶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계속해서 창을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갑자기 나에게 보인 하나의 포도알! 결국 잡았다.
노래만 좋아하는 거라며 입덕부정기를 거치던 아기무즈였기에 응원봉이 없었다. MD 존에 사람이 많을까봐 걱정 반, 근심 반으로 도착했지만, 이게 웬걸. 줄이 하나도 없었다. 응원봉만 사려고 했지만, 티셔츠가 승연이 사이즈로 남아있다는 걸 보자마자 티셔츠까지 구매 완료. 입어 보고 느낀 건데 승연이 정말 남자다. 나한테는 남는 어깨가 승연이한테는 딱 맞는 걸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첫 곡은 ‘Busted’. ‘OO-LI’ 앨범을 들으면서 도입부가 엄청나다고 생각하며 콘서트 첫 곡이기를 바랐던 곡인데, 이렇게 첫 곡을 ‘Busted’로 해주다니. ‘시작 전 옆에서 무즈들 대화를 듣다가 빵 터진 부분이 있다. ‘저는 콘서트 처음이에요.’, ‘저는 승연이 좋아한 지 1년 정도 됐어요’라고 말하다가 승연이가 등장한 순간 엄청난 환호성을 지르셨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로 승연이가 보이자마자 소리 질러서 할 말은 없지만.
콘서트를 보며 승연이한테 정말 고마웠던 부분은 무즈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곡을 준비해온 부분이다. 무즈들도 섹시파와 청량귀염파가 나뉘어있는 것 같다며 ‘Kiss of Fire’과 ‘FEEL LIKE’를 보여준 후 ‘On my own(내 맘대로)’, ‘Sour Candy’를 연속으로 보여준 승연이를 어떻게 안 사랑하냐고요. 무즈에게 뭘 보여주면 좋아할지 고민하며 세트리스트를 짰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고마웠다. 특히 ‘Sour Candy’ 처돌이인 나로서는 무대를 보면서 귀여워서 기절할 뻔했다. 특히 무즈들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Sour Candy’의 그 안무는 첫콘보다 더 열심히 하는 게 눈에 보여서 ‘승연이가 무즈들 반응을 열심히 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출처 : kikinim 트위터
슬로건 자랑 타임도 빠질 수 없다. 트위터에서 많은 알티를 탔던 ‘오직 소리로만 무대를 판단한다’, ‘남자 우즈, 여자 무즈 결혼해’, ‘우발, 즈찬이형!’ 등 온갖 밈이 나온 시간이었다. 좌석이 사이드라 화면이 보이지 않아 어떤 슬로건을 보는지 한 박자씩 늦게 파악한 점이 아쉽기는 했지만, 승연이가 많이 웃은 시간이라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이 시간에 느낀 점. 트위터에서 팬들 트윗에 답글 달아 줄 때도 느낀 것이지만, 승연이는 생각보다 인터넷을 많이 안 하는구나. ‘우발, 즈찬이형!’도 못 알아들은 걸 보니 말이다.
콘서트하면 빠질 수 없는 떼창 이벤트 시간도 있었다. ‘Better and better’이라는 노래를 팬들이 부르는 시간이었는데, 한가지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승연이가 무대 뒤로 들어간 후에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면 떼창을 시작해야 했는데 갑자기 ‘앵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나 또한, 지금이 앵콜을 외쳐야 하는 시간인지 아니면 노래를 불러야 하는 시간인지 헷갈려서 우왕좌왕 할 때, 몇몇 분들이 ‘Better and better’를 부르기 시작했고 그제야 떼창 이벤트를 시작할 수 있었다. 스타트를 끊어준 그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하고 싶다. 떼창이 끝난 후 나타난 승연이가 슬프기보다 벅차올라서 울 뻔했다는 말을 들으니 나까지 눈물이 날 뻔했다. 자카르타 무즈들이 ‘조승연 사랑해’를 외치는 이벤트에서 ‘언제 준비한거야아아아’라며 애교를 부렸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승연이는 이벤트를 좋아하나 보다. 이벤트 백만 번도 더 해줄 수 있으니 앙콘만 해줘라.
앵콜 무대는 ‘Thanks to’ – ‘난 너 없이’ – ‘Better and better’ – ‘Ready to Fight’ 순으로 진행되었다. 여기서 설레고 감동적이고 다 하는 포인트가 하나 있다. 앵콜곡이었던 ‘난 너 없이’를 다 부른 후 다음 곡의 전주가 나오자 승연이가 내뱉은 말. ‘아냐. 다시 생각해보니까 네 사랑 따위 필요할 것 같아’라며 무즈들을 손으로 콕콕 가리켰다. ‘난 너 없이’라는 곡이 ‘네 사랑 따위 필요 없어’라며 외치는 곡인데 이 가사를 이용해 무즈들의 사랑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조승연 당신은 정말… 사랑스럽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깨닫게 된 승연이 콘서트의 포인트 세 가지.
Point 1. 밴드 사운드와 라이브
승연이 스스로 ‘밴드 사운드를 들으러 제 콘서트에 오시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할 정도로 승연이 콘서트의 밴드 사운드는 완벽하다. 콘서트 중간에 밴드 분들을 소개해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콘서트 중간에 나오던 VCR에서 흘러나오던 밴드 사운드도 얼마나 마음을 자극하던지. 밴드 사운드와 어우러지는 라이브도 마찬가지다. 솔로 콘서트이고, 여자 음역대에 맞을 정도로 높은 곡들이 대다수여서 라이브 걱정이 됐지만, 걱정을 깨부숴주듯 라이브는 완벽했다. 승연이 성대는 강철 성대구나.
Point 2. 떼창
확실히 ‘COLORFUL TRAUMA’ 이후 여러 페스티벌을 돌았던 만큼 팬들과 함께하는 무대에 한층 익숙해진 승연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무한반복한 ‘Trigger’과 ‘BUMP BUMP’, ‘Who Knows’는 음원으로 들으면 귀가 아쉬울 정도로 떼창에 최적화된 무대였다. 앞으로 승연이와 무즈가 많은 콘서트나 페스티벌을 거치면서 척하면 척하고 떼창하는 무대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저 ‘Ready to Fight’ 부를 때 Hey Hey 하는 부분 무즈들이랑 떼창하고 싶어요.
Point 3. 마이크와 의상
이번 <OO-LI>는 핸드 마이크, 유선 마이크, 스탠딩 마이크를 모두 사용한 콘서트였다. ‘Drowning’에는 스탠딩 마이크, ‘Ready to Fight’에서는 유선 마이크를 쓰는 것처럼 각 노래에 맞는 마이크를 사용했다는 점을 보면 승연이는 자신의 곡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무대를 꾸미는 것이 확실하다. 의상도 마찬가지다. 검은색 가죽 재킷, 가죽 장갑에는 ‘HIJACK’, 빨간색 가죽 바지에는 ‘BUMP BUMP’, 선글라스와 ‘Ready to Fight’ 등 곡과 컨셉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의상을 입어 더욱 보는 재미가 있었다.
승연이의 모든 노래와 사랑에 빠지던 콘서트였다. VCR, 의상, 마이크, 세트리스트 등 얼마나 고심해서 구성한 콘서트인지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마지막 곡이었던 ‘Ready to Fight’ 속 가사인 ‘내 뼈가 부서져도 끝까지 갈 거야’처럼 승연이와 무즈가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나 자신을 사랑하면서 끝까지 OO-LI의 여정을 달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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