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얘들아 여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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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뉴미디어 시대로 접어들면서, K-POP은 유튜브의 성장과 함께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뮤직비디오, 라디오나 방송 등의 공식 스케줄, 소속사에서 올려주는 비하인드 영상을 무한반복 재생하며 앓던 이전과는 다르게, K-POP 가수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는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다. 아이돌에게 있어 콘텐츠란, 무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기회이자 팬들을 유입시킬 수 있는 중요한 통로로, 둘은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오늘은 수많은 아이돌 콘텐츠 중에서도, 필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웰메이드 콘텐츠 몇 편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보고 있다 보면 절로 웃음이 지어지고, 최애가 나오지 않으면 괜히 서운한, 그런 콘텐츠들을 고심해서 모아 보았다.
팅글인터뷰_제 고막이 녹고 있어요
비슷비슷한 콘텐츠에 지쳐있던 필자에게 가뭄 속 단비처럼 찾아온 팅글인터뷰. 필자만의 생각이 아닌 듯, 팅글인터뷰 제작진이 게시한 출연자 추천 글에는 최애의 출연을 원하는 팬들이 수천 건의 인용 글을 남기며 그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팅글인터뷰는 본격 아이돌 ASMR 콘텐츠로, 보통 두 명의 멤버가 출연하여 시그니처인 귀 모형 마이크의 왼쪽·오른쪽을 하나씩 맡고, 재밌는 질문들과 함께 ASMR 방식으로 인터뷰가 진행된다. 인터뷰와 ASMR이 같이 담긴 본편과 ASMR만 풀버젼으로 담긴 ‘Ear Cleaning’, ’Ear Massage’ 영상이 각각 업로드되어 취향에 맞게 골라 볼 수 있다.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제작진의 노력 덕분인지, 팅글인터뷰는 케미 넘치는 조합 선정과 서치력 높은 질문들을 자랑하며 콘텐츠의 질을 더욱 높인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팅글인터뷰의 매력은 역시 오감을 자극하는 ASMR이다. 보기만 해도 즐거운 최애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소리는 우리의 눈과 귀를 모두 즐겁게 만든다. 만약 당신의 최애가 팅글인터뷰에 나왔다고 상상해보자. 서툰 실력이지만 여러 가지 도구를 활용해 열심히 ASMR에 임하는 최애의 모습과, 여기에 더해져 귀를 간질이는 기분 좋은 소리는 그야말로 힐링 그 자체일 것이다. 왠지 잠이 안 오는 밤, 팅글인터뷰로 마음의 안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추천영상 1) ASMR 전문 유튜버도 인정한, 팅글 모먼트 넘치는 영상. 팅글인터뷰에서 새롭게 ASMR 재능을 발견한 WOODZ가 궁금하다면 해당 영상을 시청해보자.
추천영상 2) 몬스타엑스가 당신의 귀를 파드립니다- 거칠고 시원시원한 ASMR이 듣고 싶다면 이 영상에 주목하기 바란다. 모형 대신 본인의 귀를 파고 있는 어리둥절한 표정의 셔누를 본다면, 웃음이 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문명특급_문특의 인터뷰는 뭔가 다르다
문명특급의 시작은 SBS의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로, 케이팝과는 조금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숨어서 듣는 명곡, 일명 ‘숨듣명’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문명특급은 단독으로 채널을 독립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케이팝을 전문으로 다루는 채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며 오마이걸, 세븐틴, 선미, NCT 127 등 수 많은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문명특급을 거쳐 갔다.
그동안 아이돌을 대상으로 한 수많은 인터뷰 콘텐츠가 있었지만, 문명특급의 인터뷰는 뭔가 다르다. 필자는 그 해 답을 ‘돌판에 균열을 내자’라는 문명특급 홍민지 PD의 글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아이돌도 안 웃기면 억지로 웃을 필요가 없고, 무리한 요구라면 거절할 수 있으며, 아이돌을 전문 직업인으로 대우해야 한다고 말한다. 문명특급만의 가치관은 편한 촬영장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성공했고, 자연스럽게 생동감 넘치는 아이돌의 모습을 담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진행을 맡은 MC 재재는 이러한 기획 의도를 1000% 살려주는 인물로서, 출연진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타고난 텐션, 케이팝 고인물 다운 유쾌한 면모, 케이팝 씬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보여주며 좋은 인터뷰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데 앞장서고 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 않고, 출연진들의 매력을 살린 맞춤형 아이스 브레이킹을 진행한 후 본격적인 인터뷰에 들어감으로써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인터뷰에 신선한 재미를 불어넣는 것도 문명특급이 지닌 또 하나의 매력이다. 최애가 편하게 웃고 이야기할 수 있는 콘텐츠가 팬들에게는 곧 최고의 콘텐츠이지 않을까 싶다.
추천영상 1) NCT를 잘 모르던 머글들마저 대량 입덕시켰다는 전설의 영상. 연반인 재재가 생애 첫 팬사인회를 연다는 콘셉트로, NCT 127이 팬사인회 당첨자로 상황극을 펼친다. 문명 특급에서 이들의 케미가 좋은 반응을 얻자, SM에서는 NCT 2020 쇼케이스의 엠씨로 재재를 섭외하기도 했다.
추천영상 2) 평소보다 높은 멤버들의 텐션과 끊이지 않는 웃음으로 보는 이들을 편안하게 만드는 인터뷰. 생기 넘치는 오마이걸과 재재의 넘치는 에너지가 화면 밖으로 고스란히 전달된다.
마피아 댄스_이제 그냥 마피아는 뻔하니까
마피아 게임은 언제나 인기 많은 콘텐츠 중 하나이다. 오랫동안 인기를 누려온 게임이라 그런지 그만큼 변형된 유형도 많은데, 딩고의 마피아 댄스도 아이돌에 맞게 마피아 게임이 변형된 사례라 볼 수 있다. 그룹 내에서 마피아와 시민을 선정하는데, 이때 마피아와 시민에게 주어지는 노래가 다르다. 마피아는 시민들 몰래 다른 노래에 맞춰 안무를 틀리지 않고 춰야 의심을 피하고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 노래가 끝날 때까지 시민들은 마피아를 검거해 내야 한다. 멤버 수가 많은 그룹의 경우, 경찰을 수행할 멤버를 뽑기도 한다. 2010년대에 대대적으로 유행했던 주간 아이돌의 랜덤 플레이 댄스가 그룹의 타이틀 곡 여러 개를 번갈아 틀며 안무를 틀리게 추는 멤버들을 뽑아내는 방식이었다면, 마피아 댄스는 여기에 ‘마피아’라는 재미 요소를 더했다. 전혀 다른 노래에도 박자를 맞춰가며 타이틀 곡의 안무를 따라가는 마피아 멤버들을 보다 보면 놀라움과 동시에 대단함마저 느껴진다. 한편, 마피아 댄스를 수행하는 멤버들이 실수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자연스레 웃음이 나온다. 서로 의심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보며 다양한 캐릭터 해석이 가능하기도 하다. 여러모로 팬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주는 마피아 댄스, 마피아 장인 아이돌들의 조속한 출연을 기원하면서 필자의 추천 영상 하나를 소개한다.
추천영상) 마피아 댄스에서도 티키타카가 장난 아닌 세븐틴. 몰아가기가 난무하는 와중에, 세븐틴은 과연 마피아를 가려내고 승리할 수 있을까? 경이로운 수준의 칼박자를 지닌 멤버 버논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이다.
케이밥스타_배고픈데, 흐뭇하다
케이밥스타는 음식에 있어 무한 신뢰감을 주는 방송인 이영자가 직접 음식을 요리하고, 게스트인 아이돌은 즉석에서 그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콘텐츠이다. 대형 솥뚜껑에 평소에 흔히 볼 수 없는 먹방 메뉴들이 등장하는데,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그 스케일이 어마어마하다. 사실 필자는 평소 먹방을 그다지 즐겨보는 편이 아니지만, 우연한 계기로 케이밥스타를 본 이후 먹방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케이밥스타는 화면 너머에 있는 저 음식을 먹고 싶다는 원초적 본능을 불러일으키면서도,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라는 말을 충족하는 신기한 콘텐츠이다. 기존의 먹방 콘텐츠가 먹고 싶은 음식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대리만족'의 기능을 주로 수행 했다면, 팬들에게 케이밥스타는 최애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통해 그 이상의 감정적 충족감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옛말에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있다. 한 번 직접 즐거운 대리만족을 경험해보자.
추천영상) 고기가 땡기는 날 추천하고 싶은 영상. 11명의 많은 멤버 수만큼, 생애 처음 보는 엄청난 스케일의 한우 먹방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맛있게 먹는 멤버들을 보며 얻는 즐거움은 덤!
인터뷰 콘텐츠부터 오감을 자극하는 콘텐츠까지, 아이돌 콘텐츠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자체 제작 콘텐츠에 비해, 오늘 소개한 유튜브 채널의 아이돌 콘텐츠는 진입 장벽이 낮아 팬이 아닌 시청자들도 더 쉽게 접할 수 있다. 대중과 팬 사이에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웰메이드 콘텐츠들이 늘어나 케이팝 씬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끝으로, 언젠가 이 모든 콘텐츠에 여러분의 아이돌이 나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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