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의 인피니트
왼쪽부터 뮤지컬 <잭 더 리퍼> 포스터 (출처-인피니트 공식 트위터 (@Official_IFNT))
뮤지컬 <엑스칼리버> 포스터 (출처-김성규 공식 트위터 (@KSK_official))
시네라마 <기억의 시간> 포스터 (출처-네이버영화)
2021년 하반기, 인피니트 멤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달려왔다. 온라인 콘서트와 팬미팅, 솔로 앨범 활동 등 아이돌로서 활동뿐 아니라 우현은 뮤지컬 <잭 더 리퍼>에서 다니엘 역을, 성규는 뮤지컬 <엑스칼리버>에서 아더 역을, 성열은 시네라마 <기억의 시간>에서 주인공 정우진 역을 맡아 바쁜 날을 보냈다. 동우는 새로운 소속사와 계약했다는 사실을 알렸고, 성규와 우현, 성종은 개인 유튜브 컨텐츠를 찍기도 했다. 연이은 전역과 계약 문제로 바빠 한동안 주춤했던 인피니트의 활동이 활발해졌다. 그럼에도 인스피릿(인피니트 팬덤)은 내심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군입대 전까지 몇 년간 인피니트와 인스피릿은 연말 팬미팅을 통해 신년 카운트다운을 함께했다. 멤버 대부분이 전역하고, 새 소속사를 찾은 지금은 오랜만에 공연을 개최하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 마침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슬슬 케이팝 아이돌의 오프라인 공연 제한이 풀리고 있는 상황도 한 몫 했다. 하지만 연습과 공연 스케줄 상 뮤지컬과 콘서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체력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어려워서 인피니트가 팬미팅을 통해 팬들과 연말을 함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해졌다.
이 아쉬움을 달랠 스케줄이 잡혔다. 몬스타엑스 기현, 아이엠이 해외 공연때문에 자리를 비운 동안 인피니트 우현, 성종이 대신 진행하던 오디오쇼 <심야아이돌> 제작진이 2021년 12월 31일의 게스트로 인피니트 멤버들을 초대했다. 현재 군복무 중인 멤버 엘을 제외한 ‘5전체’가 모여 팬들은 2021년 추석 맞이 컨텐츠 이후 약 3개월만에 공식적으로 인피니트를 그룹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네이버 나우에서 방송되는 <심야아이돌>은 일종의 보이는 라디오처럼 진행되는 오디오 쇼로, 편안한 분위기, 제작진들의 센스 넘치는 대본과 컨텐츠로 알려져 있어 더욱 인스피릿의 기대를 모았다.
2021.12.31. <심야아이돌>
출처 - 네이버나우 공식 트위터 (@kr_now)
캐주얼 수트로 드레스 코드를 맞춘 멤버들의 등장에 방송은 처음부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완전체로 나오는 방송은 오랜만이라 그런지 초반에는 긴장한 티가 나던 멤버들도 금세 적응하고 예전처럼 서로에게 장난을 치는 등 흥이 오른 모습을 드러냈다. 오디오 쇼 답게 중간 중간에 나오는 노래에도 멤버들은 쉬지 않고 라이브 공연을 선사했다. 인피니트로서 마지막 팬미팅이 2018년이었기 때문에 함께 노래를 부르는 멤버들은 정말 오랜만이라, 팬들뿐만 아니라 멤버들도 이렇게 노래하는 것이 몇 년 만이냐고 놀랐다. 그럼에도 연습 없이 즉석으로 화음을 맞추는 등 변함없는 라이브 실력에 인스피릿으로서 자부심이 올라왔다. 사전에 팬들에게 신청 받은 노래를 아낌없이 불러주어 ‘공연돌’ 명칭에 맞는 ‘귀 호강’ 시간을 가졌다. 응원봉까지 준비해 온 멤버들 덕분에 당장 콘서트 가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았다. 특히 성규가 군대에 간 사이에 5명의 멤버가 발매한 음원 ‘CLOCK’을 성규를 포함한 새로운 조합으로 들을 수 있었다.
이젠 10년도 넘었지만, 팬들에겐 언제 들어도 재미있는 연습생 시절과 데뷔 초 이야기를 솔직하게 공개하는 모습에서 어느덧 데뷔 13년차를 맞은 아이돌의 여유로움을 볼 수 있었다. 내내 오디오가 겹치고 시끄럽기도 했지만, 방송을 즐기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역시 아이돌은 함께 있을 때 빛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장난 속에서도 연말 선물과 편지를 건네는 등 여전히 끈끈한 팀워크도 챙겼다. 무엇보다 팬들이 기다린 인피니트 완전체에 대해서, ‘인피니트와 인스피릿이 같은 곳을 보고 있으니, (빠른 시일 내에) 다같이 모이고 싶다’며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완전체가 모일 날을 모든 멤버들도 꿈꾸고 있으니, 엘 전역 후 그룹 활동을 할 가능성에 대해 기대가 높아졌다. 평소 <심야아이돌>이 1시간 정도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피니트 특집은 2시간도 넘게 진행된 역대급으로 긴 방송이었지만, 얼마만의 12월 31일의 만남인지 반가움에 그 2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모든 부분이 만족스러운 방송이었지만 팬의 입장에서 특히 감동적이었던 포인트가 많았다. 우선, 방송 부제 ‘심야대집회 in NOW’가 인피니트가 그 동안 개최해 온 팬미팅 <무한대집회> 시리즈에서 이름을 따 왔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제작진이 준비한 코너 이름도 ‘디스 이즈 인피니트 퀴즈’, ‘2021 서열왕’, ‘당신은 나의 아이돌’ 등 인피니트가 촬영했던 리얼리티 프로그램 이름을 이용해 지었다. 또한, 그 많은 인피니트의 노래들 중에서도 인피니트가 콘서트에서 자주 부르던 노래들을 선곡하고, 라이브 앨범이 많다는 특징을 살려 라이브 버전 음원을 틀어주는 센스에 감탄이 나왔다. 일상적인 사연보단 팬들과 멤버들 모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연을 골라준 것도 2021년의 마지막 순간에 특별함을 주었다. 12월 31일이라는 의미 있는 날에 인피니트를 게스트로 불러주고 늦은 시간까지 방송을 맡아준 <심야아이돌> 제작진, 바쁜 스케줄에도 팬들을 위해 흔쾌히 나와준 멤버들, 그리고 자리를 지켜준 팬들에게도 감사하다. 단순히 ‘오랜만의 연말 만남’이라는 이벤트를 넘어 추억에 잠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앞으로의 활동
2022 남우현 팬미팅 <나무컴퍼니 신년워크샵> 포스터
출처 - 인피니트 공식 트위터 (@Official_IFNT)
본격적으로 활동에 시동을 건 인피니트의 이후 활동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2022년 1월 15일 예정되어 있었던 성열의 오프라인 팬미팅이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되었지만, 1월 22~23일 우현의 오프라인 팬미팅은 진행될 예정이다. 뮤지컬을 제외하면 코로나19의 장기화 이후 인피니트로서 첫 오프라인 행사다. <심야아이돌>에서 성열이 ‘개인 팬미팅을 기획할 때, 멤버들에게도 무대를 하나씩 부탁했는데, 다들 요청에 바로 당연하다는 듯 응해줬다’고 말했던 바에 의하면 우현의 팬미팅에도 다른 멤버들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어져 이번 주말에 있을 팬미팅이 더욱 기다려진다.
인피니트 데뷔 11주년을 기념하는 기사(https://www.magazineidole.com/post/인피니트-네버엔딩을-위해서)를 올린 지 딱 7개월이 지났다. 그 때의 우려와 달리 인피니트는 함께 있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개인 활동이 바쁜 와중에도 서로의 유튜브에 출연하는 등 그들만의 방법으로 그룹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10년이 넘게 좋아한 아이돌이 모여 있는 모습은 언제나 편안함을 준다. ‘2022년에는 더 자주 보고 행복한 시간 보내자’고 <심야아이돌>에 도착했던 한 사연을 떠올리며, 올해는 ‘그룹’ 인피니트만의 편안하고 따뜻한 계절을 기대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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