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일, 막강한 팬덤을 자랑하는 SM의 네 보이그룹 샤이니-엑소-엔시티-웨이션V 가 컬래버레이션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샤이니의 태민, 엑소의 백현과 카이, 그리고 엔시티의 태용, 마크, 웨이션V의 루카스와 텐이 새 보이그룹의 멤버로, 이 일곱 명은 올 하반기 데뷔를 목표로 티저 촬영을 비롯한 데뷔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는 기사였다. 팬들은 이들의 조합에 기뻐하기도 잠시, ‘데뷔’라는 단어에 눈을 의심했다. SM 엔터테인먼트는 이 일곱 멤버를 단순 일회성 그룹이나 프로젝트 그룹으로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그룹’을 론칭한다는 폭탄을 터뜨린 것이다.
사실 이 멤버들의 콜라보는 예정에 없던 일이 아니었다. 지난 7월에는 웨이보에서는 태민, 백현, 카이와 엔시티 멤버들이 콜라보를 한다는 '찌라시'가 퍼져나갔으며 7월 17일에는 태민, 백현, 태용, 마크, 루카스, 텐의 사옥 목격담이 들려왔다. 팬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콜라보를 자주 해오는 SM 스테이션의 일환이거나, 8월 3일에 일본에서 있을 SMTOWN 콘서트의 스페셜 무대라고 생각했다. 단기성 콜라보는 꾸준히 활동을 하고 앨범을 발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 멤버의 원 소속팀에 미치는 영향도 적어, 대부분의 팬들 또한 멋있을 것 같다, 무대 완성도가 높을 것 같다는 긍정의 표현을 하며 콜라보를 기대하고 있었다.
인기 보이그룹의 멤버들이 새로운 콜라보를 한다는 자체는 아이돌을 좋아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도 굉장히 신선하고 기대가 되는 일이다. 본 그룹과는 다른 스타일의 노래와 안무는 아이돌을 좋아하는 많은 이들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고,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어 신선한 느낌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거론되는 멤버들은 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는 멤버들이고, 실력 또한 보장된 멤버들이기에 무대적인 측면에서 더욱 기대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프로젝트성 그룹이 아니라 정식 그룹이라는 말에, 필자 또한 반대하는 입장이 되었다.
태민의 경우 현재 일본 투어 콘서트를 진행하는 와중에도 일본에서 솔로로 컴백해 라디오 또한 한창 돌고 있어 쉴 틈 없이 스케줄이 있는 강행군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며, 엑소는 이번 연도 첫 솔로 앨범을 발매했던 첸과 백현이 단 일주일만 음악방송 무대에 섰다. 심지어 세훈과 찬열의 유닛은 그마저도 없었기에 플랜을 제대로 짜긴 한 것인지 의심이 가는 상황이다. 엔시티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데, NCT의 모든 멤버들로 구성이 가능한 NCT U나, 작년에 NCT 2018로 활동했었던 ‘NCT 2019’ 역시 감감무소식으로 기존 그룹의 유닛은 제대로 활동조차 시키지 않으면서 일만 벌이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게다가 태민과 백현, 카이는 곧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내년이면 군대를 가야 하는 멤버도 포함되어 있는 지금 현실적으로 지속적인 활동이 가능한지 생각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기에 SM이 과연 어떠한 생각을 하고 이 그룹을 만들었는지부터가 궁금해지는 상황이다.
현재의 SM은 팬들에게 애증(愛憎)의 소속사가 아닌 그저 증(憎)의 소속사가 되어버렸다. 상반기를 그대로 날려먹고 하반기에 빡빡하게 들어차 있는 아티스트들의 활동과 여러 그룹이 겹쳐 채 3주를 넘기지 않는 활동 기간, 소속 가수에 대한 지속적인 케어 부족, 그룹이 가진 기존의 체계를 효과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는 한계성. 이 모든 것이 합쳐져 팬들은 SM의 경영을 믿지 못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이 그룹의 성과는 각 그룹과 멤버 개개인에게 쌓이는 것이 아니라, SM에게 돌아갈 것을 팬들이 분명하게 알기에 팬들은 보이그룹 론칭 반대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트위터를 비롯한 SNS로 총공을 하며 반대 의사를 내보였다.
그룹을 론칭하기 전인 지금도 소홀한 스케줄 관리와 부족한 케어가 느껴지는데, 보이그룹을 론칭된다면 새로이 결성되는 그룹의 스케줄과 플랜, 그리고 한 그룹이 늘어남과 동시에 더 신경 써야 할 아티스트에 대한 케어는 생각했는지, 아니 생각할 의지조차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그저 자신들의 이익과 커리어를 위해 시작하는 것은 아닌지가 의심되는 바이며 또 판만 벌리고 수습은 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용두사미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지 우려가 된다. 일을 벌이는 것은 소속사지만 감당하고 돈을 써야 하는 것은 팬들이다. 즉, 팬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소용이 없는 것이다. SM은 자신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과연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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