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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스(ONEUS)가 그려낸 한국의 美, 월하미인 안에 녹아있는 국악과 한국화

W.방배동도비

2021년 11월 9일, 원어스가 컴백했다.

2019년에 발매한 <가자> 이후로 두 번째 한국풍 서사가 담긴 곡이다.

<가자>는 흥에 겨운 느낌이었다면, 이번'BLOOD MOON'(블러드 문)의 타이틀 곡<월하미인>은 아련하면서도 특유의 한이 묻어있는 곡이다. 이들의 무대의상과 곡 제목, 그리고 곡의 분위기는 한국풍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지만, 정확히 국악의 어떤 요소와 무대소품에는 어떤 것 들이 한국적이라는 것인지 파고들지 않으면 모르고 넘어가기가 쉽다. 전공자들의 도움을 받아 원어스가 표현하고자 했던 한국의 미는 무었이었을까? 숨어있던 것들을 파헤쳐보았다. (사실 대놓고 보여주었지만, 몰랐던 것들)

ⓒ 원어스(ONEUS) M/V캡쳐

ONEUS(원어스) ‘Intro : 창 (窓 : Window)

시작을 알리는 대북소리.


최예림님이 부르는 것은 판소리 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 모두 주입식 교육으로 저런 것이 판소리 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정확히 판소리에서 어떤 것을 쓴 것일까?


[KBS전주] 콘서트나빌레라 국악한마당 //김나니 -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


위에 나온 영상 처럼 판소리에서 노래 시작 전 상황 설명을 위해 쓰는 아니리조의 곡 설명으로 시작한다. 판소리를 완창하면 8시간 까지 가기 때문에 이 모든 요소들을 다 가져다 쓸 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락이 없으며 말로 하는 아니리를 통해 판소리의 요소를 차용해와 <창 (窓 : Window)>에 야무지게 넣었다.

짧지만 아니리로 구성한 내용 속에서 ‘죽어도 죽지 못하는 여섯 요괴라’의 구절로 운을 떼는 것은 원어스의 멤버 수가 6명임을 보다 임팩트 있게 전달하는 효과를 준다. 다음 구절인 ‘하루 가고 일 년 가고 백 년 가고 천 년 가도’라는 아니리에서 흔히 쓰이는 구조로 흘러가는 시간을 이야기할 때 자주 쓰는 통상적 표현이다.

이후 이어지는 짧은 소리 대목에서 계면목을 사용하는데, 흔히 계면조라 칭하는 계면목은 음계 구성이

황(黃),협(夾),중(仲),임(林),무(無)이며


ⓒ 국립국악원 공식 블로그


서양식 스케일로 환산하면 ’라·도·레·미·솔’의 5음 음계를 주로 사용하는 국악에서 널리 쓰이는 선법 중 하나이다. “라 선법”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다. 판소리에서 계면조는 보통 슬프고 애타는 느낌을 표현할 때 자주 사용하는 선법인데 그런 느낌을 표현하기보다는 곡의 분위기를 잡기 위해 슬플 때 주로 쓰는 계면목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짧은 소리 구절이 끝나고서 ‘적월이 뜨는 밤 휑 나타난다 허더라’를 도섭 형태로 부른다. 도섭이란 판소리에서 창과 아니리의 중간 형태를 보이는 붙임새로 소리와 아니리가 섞여 있는 음악적 특징을 보이는 대목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리듬을 무시하고 창(소리)를 해나가는 것인데, 소리를 하는 사람의 마음대로 장단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왜..썼을까? 왜..? 그래서 저게 뭔데...?

창(소리)인 듯 아니리(말)인 듯 부르는 도섭의 형태로서 판소리로 포문을 여는 인트로의 시작을 맺으며 이내 다시 서양의 힙합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색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도섭이라는 형태의 붙임새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판소리는 말로 전해지다보니 현대에 와서야 채보가 가능해졌는데, 이와 반대로 기원을 따지자면 어찌 되었든 서양의 음악부터 전해져 내려왔기 때문에 음계부터 음색까지 비슷한 구석을 찾기가 어렵다. 이를 엮기 위해서 도섭을 이용했음을 알 수 있다.

판소리를 다른 말로 ‘창’이라고도 부른다.

인트로의 제목이 ‘창’은 괄호를 치고 사전적 의미의 ‘窓’일 수 있으나, 판소리를 다른 말로 창이라고 한다. 중의적인 의미의 창은 동서양을 연결하는 ‘창’일 수도 있고, 소리일 수도 있다.

도섭을 끝으로 원어스의 랩이 나오고 중간에 또 판소리가 등장하는데 앞서 아니리조의 구절에서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 판소리의 통상적 구절이었던 하루 가고~천 년 가도’ 의 구절과 대구되듯이 ‘시간 따라 흘러가리라 바람따라 (임 따라가)’ 다시 한 번 앞의 아니리를 짚어주는 구조가 돋보인다.

판소리의 요소들은 월하미인의 주제를 정확히 짚어주고자 아니리조의 구절과 짧은 계면목의 판소리 대목의 내용들을 최종적으로 타이틀곡 주제 ‘월하미인’을 위한 떡밥이라고 볼 수 있다.


‘너는 마치 홀로 피는 꽃 월하미인이라’

마지막 최예림님의 소리, 월하미인이라의 마지막 음가 원하미인이‘’는 서양 음으로는 '도(C)'에 해당한다.’ 여기서 부터는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이기 때문에 한 번 보고 잊어버리길 바란다. 국악은 아니고 잠시 중국 음계로 넘어가보면, 동양 오음을 뜻하는 ‘궁상각치우’가 있다. 실제로 몇 개의 음계는 우리나라 음계와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이를 같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 5음 음계 ‘궁상각치우’는 각각의 글자에 대해 자연의 원리가 들어있는데 ‘궁’소리에 해당하는 ‘도(C)’음은 북소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북을 잠시 떠올려보면, 북은 당연히 둥글다. 이 북 소리가 멀리 퍼지더라도 동그란 형태의 소리는 살아있다. 이는 고정시키는 기운에 해당하며 자연 만물이 모두 화합하며 인간의 모든 것을 통일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만물을 합치는 소리이다.

아까 언급했듯이, 원어스의 ‘창’은 북소리로 시작했다. 그리고 또 다른 북소리로 끝났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국악은 3박자 계열이다. 근데 대부분의 대중 음악들은 4/4박자다. 원어스는 이를 특이하게 풀어냈다.


<월하미인 (月下美人 : LUNA)>에 녹아든 3박자 계열. [LIVE ONEUS] '월하미인 (月下美人 : LUNA)' MV BEHIND #1

영상 7분 53초~8분 05초에는 메트로놈 소리가 들린다. 4박자 계열로 딴.딴.딴.딴. 소리가 들려오지만

노래소리는 첫박과 셋잇단을 제외하곤 들어맞지 않는다.


















오른쪽 사진 ⓒ[국악전집, 제4집 : 영산회상(국립국악원 홈페이지)]


왼쪽은 인트로 부분을 채보한 것인데, 점8분음표는 16분음표 3개다. 점4분음표는 8분음표 3개다. 셋잇단은 4분음표 내에서 8분음표 3개를 연주하는 것이다. 원어스의 <월하미인>은 이렇게 4/4박자 내에서 3박자 계열의 느낌을 주었다.

국악이 3분박 이라는 것은, 국악 악보 정간보는 한 칸을 정간이라고 한다. 이때 한 칸을 한 박으로 세는 것이 아니라 세 박자로 나눈다. 그 이후에 시김새 등은 정박으론 치지 않으며 연습할 때 정간 한 칸을 강 약 약 박자로 나눈다. 이렇게 국악의 느낌을 살려주고자 인트로에 저러한 박자를 썼다고 추측할 수 있다.



ⓒ 국립국악원 공식 블로그

시간 따라 흘러가리라

黃林 林林 林仲林無林


바람 따라 떠나간 너의 빈자리

黃林 林林 夾夾夾 黃黃 黃無無


너는 마치 홀로 피는 꽃

黃林 林林 林仲 林無林


아까 위에서도 언급 했지만 이 가사의 부분은 계면목 음계만으로 표현할 수 있다.

아무래도 대중 음악이다보니 곡의 전체를 이 음계만으로 끌고가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일부분을 이렇게 차용해왔다. 그래서 국악의 느낌이 나면서도 K-pop, 대중 음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월하미인 (月下美人 : LUNA)> 도입에 나오는 미디 가야금


00:03~00:15 주 선율을 이끌어주는 것은 가상 악기 가야금일 것으로 추정 된다.

대중들에게 가장 친숙한 국악 악기는 가야금, 거문고, 해금, 대금, 소금, 아쟁으로 추릴 수는 있지만 아직까지도 거문고를 술대로 튕겨서 연주한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가야금 같은 경우엔 국악기 중에서 가장 친숙한 악기고, 거문고에 비해 높은 음역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주 선율에 가야금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


"달빛에 반해 핀 하이얀 꽃처럼"

(월하미인 뜻 자체가 밤에 피는 꽃이긴 하나 여기에선 백매화도 해당되는 듯 하다)

ⓒ 원어스(ONEUS) M/V캡쳐

ⓒ 원어스(ONEUS) M/V캡쳐


뮤비 내에서 보여주는 꽃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파란 장미와, 부채 속 흰 매화(白梅)다. 장미가 국내산 꽃은 아니니 흰 매화에 집중을 해보겠다. 달빛에 반해 핀 하이얀 꽃은 매화가 아닐까? 사군자 중 하나인 매화는 국내를 불문하고 중국, 일본에서도 절개를 갖춘 선비의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인기가 많았다. 옛날 사대부들은 매화를 주제로 시를 짓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였다. 퇴계이황 또한 매화시를 지은 적이 있고 이를 책으로도 냈는데 이것이 바로 『梅花詩帖』이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이육사 「광야」

독립 저항시로도 유명한 광야 내에서도 눈 나리는 추운 겨울 속에서도 홀로 피는 매화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원어스 <월하미인> 뮤비 속에서 위와 같이 눈이 내리는 장면이 연출된다. 눈 속에 피는 매화, ‘설중매(雪中梅)’를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뮤직비디오 속에 나타난 전통 탈


ⓒ 원어스(ONEUS) M/V캡쳐

ⓒ김수남(金秀男,1949-2006) 양주별산대놀이 탈 : 신주부


그 누구보다 한국풍에 진심이었던 원어스는 전통 탈 까지 자체제작 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 보고,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나오던 말뚝이 탈 인가 싶었지만, 최대한 비슷한 것을 찾다보니 양주별산대놀이 탈이 나왔다.

 


레이븐(김영조, RAVN)의 시그니처 사운드
‘Ra spit out flame’ 마저 한글 ‘라육시조’로

국악의 색깔이 짙었던 <가자(LIT)> 노래 1:48초 구간에서도 Ra spit out flame을 빼지 않았던 레이븐이 이번 월하미인에서는 영어를 넣지 않기 위해 이를 한국어로 바꾼 ‘라육시조(라육時調)로 시그니처 사운드를 바꿨다. 라디오에 나와 밝힌 바로는 ‘시조를 읊는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한복에 대해서도 해석을 하고 싶었지만, 전공이.....서양음악이다보니 한계가 있었다. 동양에 속하는 우리나라면 당연히 음악 하면 국악이 떠올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전공이 음악입니다.”하면 돌아오는 것은 피아노 전공이냐 라는 말이 가장 많다. 아무도 민요 내지 해금 전공이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없다.
미술 또한 한국화가 아닌 oriental painting으로 퉁치는 이 각박한 세상 속 세계 시장을 겨냥한 K-pop에서 원어스의 행보는 단연 독보적이다. 고유의 것을 추구할 때 가장 아름다운 원어스의 韓國의 美는 <월하미인>에서 잘 보여졌다. 다음의 행보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도와주신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 성악전공 후배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나의...소중한 친구 추계예술대학교 동양화 전공 언니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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