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을 보다 보면 휴재라는 걸 해요. 퓨즈들도 힘 아껴뒀다가 (이야기의) 좋은 2부를 (함께) 만들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룹 온앤오프(ONF)의 오프팀 리더 제이어스가 입대 직전 콘서트에서 말한 소감이다. 온앤오프는 한국인 멤버 5명이 비슷한 시기에 입대하여 K-POP 그룹 역사상 가장 짧은 군백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10월 4일, 미니 7집 [LOVE EFFECT]를 발매하며 548일 간 인터미션을 마치고 온앤오프 2막의 문을 활짝 열었다. 이번 앨범은 새롭게 맞이한 계절 속 온앤오프가 그리는 사랑의 시작을 담은 앨범이며, 군백기동안 느낀 그리움과 감사함, 무대에 대한 열망 등 다양한 감정을 온앤오프만의 방식으로 다채롭게 표현하였다. 이 글에서는 온앤오프가 [LOVE EFFECT]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보고자 한다.
TRACK 01. 온앤오프가 부르는 청춘의 행진곡, <BE HERE NOW>
“이젠 밤새 노래 부르자 함께 소리 지르고 춤추자
우리의 여름은 계속된다 BE HERE NOW”
1번 트랙이 타이틀곡이었던 이전 앨범들과 달리, [LOVE EFFECT]의 첫 트랙은 1년 반동안 멤버들을 기다린 팬들을 위한 노래, <BE HERE NOW>가 차지했다. <BE HERE NOW>는 음반 발매 약 2달 전, 입대 후 첫 팬미팅에서 선공개되기도 하였다. 작년 8월 군백기에 발매된 앨범 [Storage of ONF]을 의미하는 ‘활동 못하는 앨범을 내고 서로 슬퍼하기도 했잖아’, 멤버들의 동반입대 결정을 뜻하는 ‘548일 간의 여행 갑자기 떠나서 놀랐지? 그래도 이렇게 한 번에 짠 모두 나타났잖아’, 금요일 6시에 이전 활동에 찍어놓았던 영상들을 공개했던 것을 의미하는 ‘금요일마다 시간 여행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걱정 마’ 등 퓨즈(팬덤명)만이 알 수 있는 언어로 재치 있고 솔직하게 표현한 가사가 특징이다. 또한, ‘Thank you for U 혼자서 쭉 빈자릴 채워내느라’와 같이 멤버 형들이 군대를 갔던 1년 반동안 온앤오프를 홀로 지킨 일본인 막내 유에게 감사함을 표하기도 한다. <BE HERE NOW>는 온앤오프와 퓨즈가 앞으로 함께 만들어 갈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는 설렘이 느껴짐과 동시에 멤버들 사이의 끈끈한 우정과 팬들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감동적인 곡이라고 할 수 있다.
TRACK 02 & 05. 온앤오프가 표현하는 사랑, <바람이 분다 (Love Effect)> & <바람이 부는 이유 (Wind Effect)>
“너의 웃음 네 향기 내게 닿은 순간 느껴진 사랑의 입자
너의 꿈과 네 눈빛 내게 닿은 사랑의 파동
우리에게 바람이 분다”
타이틀곡 <바람이 분다 (Love Effect)>는 서로 떨어져 있던 기간동안 느꼈던 감정들을 ‘사랑’이라는 단어로 표현함과 동시에 사랑을 느끼는 순간을 온앤오프 특유의 청량함으로 노래한 곡이다. <바람이 분다>는 <Complete (널 만난 순간)>, <Beautiful Beautiuful>, <여름쏙 (Popping)>에 이어 온앤오프의 청량곡 계보를 잇는 노래이며, 대부분 여름에 발매되었던 것과 달리 이번 곡은 가을에 발매되어 온앤오프의 ‘가을 청량’을 보여준다. ‘세상에 없던 춤을 출게’ (신세계, 춤춰), ‘나도 이런 내게 Goosebumps 하는 걸 빰빠밤빠밤 빰’ (Goosebumps, Beautiful Beautiful), ‘우리가 다른 세상에 다른 모습이어도 그때도 만나’ (사랑하게 될 거야)와 같이 이전 앨범의 곡들의 가사와 안무를 넣는 이스터 에그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온앤오프 1막의 시작, 데뷔곡 <ON/OFF>에서는 ‘네가 날 on and off’했던 것과 달리 2막의 시작을 알린 <바람이 분다>에서는 ‘내가 불을 켠다’는 능동적으로 변한 가사도 눈에 띈다. 밝고 통통 튀는 멜로디에 어딘가 서정적이고 아련한 가사의 조화가 특징인 온앤오프표 청량이 잘 드러나는 곡이다.
마지막 트랙 <바람이 부는 이유 (Wind Effect)>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타이틀곡 <바람이 분다>의 프리퀄 곡이다. 사랑의 감정을 자각하고 ‘너’에게 천천히 조심스럽게 다가가겠다는 가사가 특징이며, 온앤오프 멤버들의 미성이 굉장히 돋보인다. 가사의 마지막 부분 ‘오늘도 부는 바람 너라는 계절 너머 사랑이 부는 중’은 <바람이 분다>의 후렴 가사 ‘너라는 계절 그 너머로 사랑이 분다’로 연결되기도 한다.
TRACK 03 & 04. 온앤오프의 여정을 담은 <Dam Dam Di Ram> & <Arrival>
“왔던 길을 다시 가진 않을 거야 난 없던 길을 만들어 매일
개척자의 노랫소리 Daridaridatta”
3번 트랙 <Dam Dam Di Ram>은 어둠을 뚫고 미지의 땅을 끊임없이 개척하며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겠다는 온앤오프의 이야기를 담은 곡이다. 굉장히 강렬하고 힙한 곡으로, 이전 트랙인 타이틀곡 <바람이 분다>와 정반대의 매력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시류에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음악 스타일을 개척하여 ‘온앤오프’라는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 낸 온만이 부를 수 있는 노래이지 않을까 싶다.
4번 트랙 <Arrival>은 앞 트랙 <Dam Dam Di Ram>의 긴 여정을 끝내고 목적지인 ‘너’에게 도달하는 이야기를 그린 곡이다. <Arrival>을 듣다 보면 어둠 속 시간의 궤(온앤오프 세계관 속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저 멀리 보이는 빛을 향해 달려가다 마침내 빛을 찾고 ‘너’를 만나는 장면이 한 편의 단편 영화를 그려지기도 한다. 특히, 곡의 전반부에서는 <Dam Dam Di Ram>처럼 멜로디가 어둡고 차가운 느낌인 반면, 곡의 후반부에서 ‘너’를 만나고 ‘우리 둘’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부터 곡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 듣는 재미까지 선사하고 있다.
온앤오프는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룹이다. <Complete>, <Beautiful Beautiful>, <여름 쏙> 등 주 장르 청량 뿐만 아니라, <사랑하게 될 거야>, <Why>와 같이 요즘 K-POP에서 보기 어려운 처량하고 애절한 컨셉과 <스쿰빗스위밍>으로 레게 장르도 소화하며 넓은 음악 스펙트럼으로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준다. 또한, K-POP 아이돌 그룹 최초 동반 입대를 결정하며 세상을 놀라게 하였고, 무대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열정은 보는 이들에게도 온앤오프의 기분 좋은 에너지가 그대로 전해진다. 앞으로도 온앤오프가 그들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전 세계에 희망과 사랑을 널리 전파하는 거대한 바람이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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