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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방배동도비

어느날, 아이돌 음악에 클래식이 자라났다!: 온앤오프로 보는 클래식 화성, 형식.

방배동 도비 2020.11.06

<ONF> 에게 클래식의 진한 향기가 느껴진다. 클래식 곡을 샘플링하여 곡을 낸 적이 없음에도, 클래식의 향이 느껴진다는 것은 아마 그들의 곡을 많이 써준 황현의 영향일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은 <ONF> 의 곡에 녹아들어 있는 클래식을 파헤치고자 한다.

 
로드 투 킹덤 <ONF>의 ’The 사랑하게 될거야‘의 도입부를 듣고

쇼팽의 마주르카, 왈츠, 그리고 무곡의 장르 중 하나인 볼레로가 떠올랐다. 빠른 템포의 6/8박자에 c minor(다단조) 조성을 가졌으며 도입부가 반종지(보통 클래식 음악에서 I도로 끝나면 정종지(IAC,PAC), 4마디 내지 곡 중간에 잠깐 쉬어주며 나오는 부분을 반종지라 하는데 V도로 끝나며 곡이 완전히 끝날 때 사용하지 않는 종지다.)로 끝나게 된다. 반종지의 효과로 곡이 완전히 끝나지 않고 뒤에 무언가 더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며, 동시에 한 템포 쉬어갈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준다.


The 사랑하게 될거야, 이것만은 진짜야 (Feat.클래식)

1. 현악기의 사용

<The 사랑하게 될거야>에서 클래식에서의 스트링 콰르텟(현악 4중주)을 연상시키는 것들이 잠깐씩 들렸다. 가사가 없는 구간에는 옥타브를 넘나드는 날카로운 바이올린 선율을 넣어 빠르게 하강시키며 곡을 더 고조시켰다. 후반부에는 중음주법이 심심하지 않게 들린다.

2. 지휘봉을 이용한 춤

멤버 효진은 오페라의 유령에 나올법한 가면을 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그들을 지휘하듯 지휘봉을 들어 모션을 취한다. 실제의 정박에 맞춰 지휘하는 모션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영상 내에서 가면을 쓴 사람들을 지휘한다는 것은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엠넷 로드 투 킹덤 캡쳐

3. 변박

도입부는 6/8박자로 시작한다. 하지만 6/8박자 도입부의 반종지가 끝나자 원곡의 박자였던 4/4박자로 바뀐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6/8(강 약 약 중강 약 약)박자에 비해 4/4(강 약 중강 약)박자에서 템포가 상대적으로 느려진다는 느낌을 받으며 긴장감을 이완시킨다.

대중음악에 있어 4/4박자가 주류인 것을 잠깐 탈피하여 클래식 무곡형식을 보여주며 한층 더 음악적인 요소를 많이 비춰주었다.



 

Moscow Moscow, 주목해야할 한 가지 더.

<로드 투 킹덤>에 나왔던 ‘The 사랑하게 될 거야’에 이어서 등장한 곡은 온앤오프의 또 다른 곡, ‘Moscow Moscow'의 일부분이다. 이를 바탕으로 실용 화성이 아닌, 클래식 화성으로 분석할 수 있겠다 싶어 오랜만에 사보(악보를 직접 그린다는 뜻. 손사보=손으로 직접 악보를 그림, 컴퓨터 사보=피날레, 시벨리우스 등 컴퓨터 미디 프로그램으로 악보를 제작.)를 해봤다.

또한 대학 입학시험 4성 청음(말 그대로 4성부(soprano, alto, tenor, bass)를 모두 듣는 시험이며, 이를 바탕으로 맞는 화성기호를 작성하고 음도 채워나가는 시험이다.)으로 나와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클래식 작곡과라면 2성 대위가 생각나지 않았을까 싶다.


대위란?)+'음표 대 음표'를 뜻하는 라틴어 푼크투스 콘트라 푼크툼(punctus contra punctum)에서 유래하는 말로, 음악은 단선율의 경우를 제외하면, 음의 수직적 결합(화음 ·화성)과 수평적 결합(melody)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겸비하고 있는데, 어느 것이 우위에 있는가에 따라서 동성음악(homophony:호모포니)과 다성음악(polyphony:폴리포니)으로 대별된다. 그리고 전자의 기법이 화성법, 후자의 기법이 대위법이다. 그 때문에 다성음악을 대위법적 음악이라고 부를 때도 많다.
대위법에서는 각 성부가 명료하게 식별할 수 있는 선율적 독립성을 지니며, 또한 여러 성부가 일정한 규칙에 따라 결합되고,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서양음악의 역사에서는 16세기 말까지가 다성음악의 시대이며,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말까지가 화성음악의 시대에 해당하고, 17·18세기 및 20세기는 양자의 공존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연대의 길이로 보아서도, 대위법은 서양음악의 가장 기본적인 기법·원리라고 말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대위법 [counterpoint, 對位法] (두산백과)
   



※귀에만 의존한 청음을 바탕으로 제작한 것이기 때문에 화성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 4성 모두 채우진 않았지만, 들리는 화성+Bass의 단선율 진행+선율을 바탕으로 분석을 해봤다.


1. 피아노 악보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Bass가 순차적으로 상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시b-레b-미b-미-파-라-시b)


2. 화성용법 해설

-1마디에서 4번째 박자에 부감7화음이 사용되며, 그 뒤에 2마디 첫 번째 박자에 해결해준다. -3마디에서는 반음계로 내려가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장조에서 빌려온 차용화음IV도가 사용되며, 원 조성의 iv도를 사용한 후에 ii도 반감7화음을 사용한다.

-ii도 뒤에 반음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화성 부속화음이 사용되며, 이 뒤에는 다시, 해결이 나타난다.

-4마디,8마디 모두 으뜸음으로 끝나는 PAC가 나타난다.

3. 3마디에서는 반진행(각 성부가 함께 올라가거나 내려가지 않고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형태.)이 일어난다는 것을 음형으로 파악할 수 있다.



 

○ It.계열 화성을 사용한 <Moscow Moscow>


※곡의 끝 4마디를 청음하여 들고왔다.

-리타르단도(악보에서, 점점 느리게 연주하라는 말. ‘rit.’로 표시한다.)가 찍혀있는 3번째 마디의 2번째 박자는 이태리 화성으로, iv도계열 화성과(원래는 IV도 앞에서 쓰이고, 1전위로 쓰이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IV도 계열인 II도나, VI도 앞에서 쓰이는 경우도 있다.)

v도 사이에 반음계적 효과와 극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 사용하는 고급화성이다.

비슷한 예를 들자면 Chopin Polonaise No.8 in D minor Op.71-1에서 네모칸을 쳐놓은 곳에

It.계열 French 화성이 쓰인다.


○Picardy 3rd를 사용한 Moscow Moscow.

-Picardy 3rd는 단조로 끝나는 곡을 예외적으로 종지에서 장조로 끝나게 해주는 화성이다.

Moscow Moscow의 원래 조성이었던 b♭ minor의 i도가 아닌, B♭Major의 I도로 끝나게 해준다. 원래 b♭ minor의 I도 화성인 시b레b파가 아닌, 시b레(내추럴)파로 끝나며 장3화음, 완전5도로 끝나게 된다. (음정 계산에서 장3도(반음이 껴있지 않은 두 음의 간격. 도-미)+완전5도(반음이 하나만 껴있고 임시표가 있지 않은 경우 두 음의 간격. 도-솔)=장3화음이라 부른다.



 

ⓒWM ent. Moscow Moscow lyrics 뮤직비디오 캡쳐

가사도 인상적이지만, 음악적인 요소에 초점을 맞춘 글을 한번 쓰고 싶었다. 러시아 모스크바 행 티켓을 끊지 않고도 3분가량의 음악으로 모스크바를 느낄 수 있는 묘한 곡. 그 바탕에는 대위법부터 시작하여 클래식 작곡과라면 질리도록 봤을 화성학들이 존재했고, 화려한 가상 악기로 이루어진 대중음악 속에서 옛 클래식 대가들의 향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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