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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휴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르세라핌의 겁 없는 출사표



출처: DAZED KOREA



올해 5월 데뷔하며 큰 화제가 되었던 걸그룹 르세라핌이 최근 팬덤명 “피어나(FEARNOT)”을 발표했다. 7월 20일 학교폭력 논란으로 전 멤버 김가람이 결국 탈퇴하게 되면서 르세라핌은 공식적으로 5인조가 되었다. 데뷔 과정이 순탄치 않았고 소속사의 올바르지 못한 판단으로 인해 각종 논란에 휩싸인 첫 앨범이었지만 5인의 르세라핌이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만은 확실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러한 논란보다도 데뷔 앨범 자체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

르세라핌이 큰 화제를 불러모았던 이유로는 하이브 엔터테인먼트가 2012년 GLAM 이후로 공식적으로 내놓은 첫 걸그룹이라는 점과 그룹 아이즈원의 멤버였던 사쿠라, 김채원을 포함한 그룹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다 이미 프로듀스 48에 출연한 바 있었던 멤버 허윤진까지 포함되면서 그룹의 과반수가 뉴페이스가 아닌 대중에게 친숙한 멤버들이었다는 점이 여타 그룹들과 다르게 특이하다. 아이즈원의 멤버 장원영, 안유진을 포함한 그룹 아이브를 뒤이은 두 번째 아이즈원 파생 그룹이라는 점에서 시작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출처: 르세라핌 공식 트위터 (왼쪽부터 허윤진, 사쿠라, 김채원)



자칫 식상해 보일 수도 있는 멤버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는 사쿠라와 김채원의 케미가 아이즈원 당시에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김채원은 데뷔 후 인터뷰에서 아이즈원 당시 멤버 수가 많고 둘이 같이 있는 시간이 많이 없어 사쿠라와 은근히 어색한 사이였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르세라핌으로 함께 활동하게 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즈원 당시와는 완전히 달라진 관계성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연습생 생활을 매우 짧게 해 본 두 멤버인데다가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해야 했기에 서로 의지가 많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두 멤버의 아이즈원 시절 모습을 떠올렸던 팬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인상을 가져다주었다.



ABOUT LE SSERAFIM



출처: 르세라핌 공식 사이트

그렇다면 데뷔 앨범으로 넘어가기에 앞서 멤버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르세라핌의 리더는 김채원으로, 아이즈원 당시에는 울림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으나 아이즈원 해체 이후 쏘스뮤직으로의 이적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었다. 김채원은 인터뷰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짧은 그룹 활동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고 그룹으로서 못 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회사를 옮기고 연습생 생활을 다시 하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출처: 아이즈원 공식 트위터, HEART*IZ 활동 당시 프로필 사진

김채원의 경우 재데뷔를 하면서 큰 이미지 변화를 겪은 멤버이기도 하다. 아이즈원 당시의 스타일링과 르세라핌에서의 스타일링의 차이가 큰 주목을 받을 정도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리더를 맡게 된 부분 역시 그러한데, 누군가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해본 적이 없다고 언급했음에도 르세라핌에서는 활동 경험이 있는 선배로서 멤버들에게 정신적으로 의지가 되고 싶어한다고 한다. 르세라핌 측에서 공식적으로 포지션을 규정지은 적은 없으나, 멤버 허윤진과 함께 가장 많은 고음 및 애드리브 파트를 담당하며 리드보컬 혹은 메인보컬 포지션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즈원 당시에도 곡들에서 리드보컬을 담당했으며 데뷔 후 리무진서비스, 아는형님 등에 출연해 보컬 실력을 선보이며 르세라핌에서도 본인의 보컬적 강점을 드러내고 있다.



출처: 르세라핌 공식 사이트


역시 아이즈원 출신인 사쿠라는 팀 내 최연장자이지만 일본인이라는 점 때문에 리더를 맡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 르세라핌의 경우 비슷한 시기 데뷔한 걸그룹들에 비해 평균 연령이 다소 높은 편인데, 이미 일본과 한국에서의 활동 경력이 있는 사쿠라와 한국에서의 활동 경력이 있는 김채원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르세라핌으로서 사쿠라는 무려 3번의 데뷔를 한 셈이다.


사쿠라 역시 쇼케이스에서의 <FEARLESS> 직캠이 큰 화제가 되었는데, 프로듀스 48과 아이즈원 당시보다 실력이 확연히 향상된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1위 앵콜 라이브에서도 엄청나게 개선된 보컬 실력을 보여주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같은 일본인 출신 멤버인 카즈하가 아직 한국어 실력이 서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 역시 영상들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 여러모로 한국에서의 활동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르세라핌 공식 사이트


세 번째 멤버는 프로듀스 48에 출연한 바 있는 허윤진이다. 사실 허윤진의 데뷔 과정은 기적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없을 정도로 순탄치 않았다. 2018년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에 연습생으로 입사했으나 소속사 측에서는 걸그룹 프리스틴에 대한 부당한 대우에 이어 그들을 해체시켜 버렸고 이후 걸그룹을 데뷔시킬 의지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허윤진과 그 팬들은 데뷔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결코 쉽지 않은 시간들을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플레디스가 하이브에 인수되고 하이브의 또 다른 레이블 쏘스뮤직으로 허윤진이 이적하게 되면서 기적적으로 르세라핌의 멤버로 데뷔할 수 있었던 것이다.


허윤진은 프로듀스 48 당시에도 <하이텐션>, <다시 만난 세계> 등의 무대에서 준수한 실력을 선보인 바 있다. 고등학교 오페라 무대에서의 노래 실력 역시 화제가 되어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현재 28만회에 달한다. 르세라핌에서는 탄탄한 발성과 풍부한 성량을 토대로 사실상 메인보컬 역할을 맡고 있으며, 프로듀스 48 당시 춤을 못 춰서 기린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때와는 전혀 달리 르세라핌 무대에서는 오히려 가장 강렬하고 힘있게 춤을 잘 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르세라핌 컨셉의 중심을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반응이 많으며 무대의 완성도 측면에 큰 기여를 하는 멤버이다. 사쿠라, 김채원과 달리 재데뷔가 아닌 첫 공식 데뷔인데도 이러한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허윤진의 실력이 상당함과 동시에 긴 연습생 생활 동안 연습을 결코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르세라핌 공식 사이트


네 번째 멤버는 카즈하로, 데뷔 쇼케이스부터 비주얼로 크게 화제가 된 멤버이다. 데뷔 전 총 15년 동안 발레를 배웠으며 유명한 발레 콩쿠르에서 다수 수상하고 네덜란드 국립 발레 아카데미에서 유학을 하는 등 발레리나로서의 삶을 살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점이 매우 독특해 큰 관심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실제로 하이브에서 합격 연락을 받았을 때는 발레단 입단 오디션을 준비하던 시기라고 하는데, 코로나19 덕분에 온라인 오디션이 늘어 쏘스뮤직 온라인 오디션에 응모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연습생 생활을 겨우 4개월 정도 했을 정도로 급하게 데뷔 준비를 해야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에서 오히려 준수한 실력과 무대매너를 보여주며 호응을 얻은 멤버이기도 하다. 발레를 배워서인지 유연성이 돋보이는 춤선을 보여주며 수록곡 <Blue Flame> 무대에서는 발레 요소가 들어간 안무를 보여주기도 했다. 현재 르세라핌에서는 서브보컬과 메인래퍼 포지션을 맡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는데 특히 타이틀곡 <FEARLESS>에서 중저음의 랩을 선보였다.



출처: 르세라핌 공식 사이트


다섯 번째 멤버는 홍은채로, 2006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의 막내이다. 르세라핌에 가장 늦게 합류한 멤버로, 초반에는 파트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았으나 김가람의 탈퇴로 파트가 늘어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기 시작한 멤버다. 초등학교 때 꿈이 리듬체조 선수였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댄스 실력이 뛰어나다는 반응이 많다. 팀에서는 막내로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데 르세라핌의 자체 컨텐츠에서 특히 그런 모습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트위티, 꼬부기, 뮤 등을 닮았다는 언급이 많을 정도로 매우 귀여운 외모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ABOUT FEARLESS





그렇다면 이번에는 르세라핌의 데뷔 앨범이자 첫 번째 싱글 <FEARLESS>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총 5개의 곡이 수록되어 있는 앨범으로 타이틀은 앨범명과 동일하다. 그룹명 “LE SSERAFIM”의 철자들을 재조합하면 “I’M FEARLESS”라는 문구가 나오는데 그만큼 이 앨범은 데뷔 앨범임과 동시에 그룹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앨범임을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르세라핌의 그룹명은 “I’M FEARLESS”의 애너그램(문자의 배열을 바꾸어 새로운 단어나 문장을 만드는 놀이)으로 의도된 것이라고 한다.


첫 번째 수록곡은 <The World Is My Oyster>이라는 곡으로 데뷔 앨범을 여는 인트로 곡이다. 미국 국적의 허윤진은 영어로, 일본인 멤버인 카즈하와 사쿠라는 일본어로, 그리고 한국인 멤버들은 한국어로 내레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세상을 내 것으로 만들겠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곡으로 신인의 야심찬 포부를 드러냄과 동시에 타이틀인 <FEARLESS>와도 연결된다.


私は強くなりたい(나는 강해지고 싶어) I want to take up the challenge 나는 꺾이지 않아





두 번째 트랙은 타이틀 <FEARLESS>이다. 이미 각종 음원 차트에서도 높은 순위를 차지하며 화제가 된 곡으로 프로듀서 방시혁을 포함해 다수의 작곡가와 작사가가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방탄소년단의 <Life goes on>을 작업한 싱어송라이터 블러쉬와 유명 팝 아티스트 데스티니 로저스 역시 곡 작업에 참여했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두려움 없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담은 가사로 신인다운 패기를 잘 드러낸 곡이다.


욕심을 숨기라는 네 말들은 이상해 겸손한 연기 같은 건 더 이상 안 해


내 흉짐도 나의 일부라면 겁이 난 없지 없지





세 번째 트랙은 <Blue Flame>으로 음악방송 활동을 해서 이미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곡일 것이다. 타이틀곡과는 상반된 다소 상큼한 분위기의 곡으로 멤버 김채원과 허윤진이 작사에 참여했다. 또한 멤버 카즈하가 발레에서 사용되는 동작을 넣은 안무를 소화하면서 직캠이 화제가 되었다.


손 데일만큼 뜨겁도록 타올라 더 경계를 넘어 펼쳐지는 unknown 저 끝까지 무료했던 날이 제법 아름다워 타오른 이상 멈출 수는 없어 my desire


네 번째 트랙은 <The Great Mermaid>으로 인어공주 이야기를 색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원작의 인어공주처럼 목소리를 잃을 바에는 멋진 왕자님을 포기할지언정 자신이 세상을 바꾸어 버리겠다는 당찬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노래 역시 방시혁 총괄 프로듀서가 작업에 참여했다.


차라리 내게 내놔 ocean 세상을 내 바다로 덮쳐


I’m living my life 원하는 건 다 가질 거야 그래도 날 물거품으로 만들진 못해





다섯 번째 트랙은 <Sour Grapes>으로 이솝우화 속 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든 곡이다. “널 보면 심장이 떨리지만 그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나 자신을 다치게 하는 일 따위는 없을 것”이라는, 사랑하지만 더 소중한 건 나 자신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푸릇 쌉싸름해 I don’t wanna taste 뭐 그리 달콤하진 않을 것 같애


Sour 눈물 나게 시큼한 맛 Sour 그런 게 만약 사랑이면 맛보고 싶지 않아 I just feel afraid


살펴본 바와 같이 르세라핌의 앨범은 그 이름처럼 겁없고 당찬 소녀들의 포부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데뷔 과정이 순탄치 않았고 소속사 측의 잘못된 판단과 선택들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5인의 르세라핌이 데뷔 당시의 포부대로 힘차고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분명 즐거울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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