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로고, 출처: https://www.tiktok.com/ko/
사진이 중심이 되는 플랫폼에서 동영상이 중심이 되는 플랫폼이 헤게모니를 잡게 되었다. 텍스트와 이미지보다는 영상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이 시대에서 유독 화제를 모으고 있는 ‘틱톡(TikTok)’이라는 어플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틱톡은 중국의 IT 업체인 바이트 댄스가 개발한 어플로 15초에서 1분 사이의 짧은 동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틱톡을 사용한다면 누구나 다양한 특수효과가 가미된 고 퀄리티의 동영상을 쉽게 만들 수 있기에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동영상을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기에, 소통이라는 키워드가 중심이 되는 사회 전반의 트렌드에도 잘 부합한다. 보통 틱톡에서 공유되는 영상을 보면 이용자는 틱톡의 플랫폼의 도움을 받아 연기나 춤 등을 통해 본인만의 컨셉을 구축하여 표현함을 알 수 있다. 현재 틱톡 이용자는 10억 명을 넘어섰으며 2020년 1분기에만 전 세계 다운로드를 3억 1,500만 회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용자의 절반이 16세에서 24세의 연령대로 젊은 층이 전폭적으로 지지를 보낸다는 점이다.
어렸을 때부터 스마트 디바이스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틱톡에 흥미를 갖는 것이 당연하기도 하다. 중국, 인도 그리고 미국 등 틱톡 열풍이 한창인 다양한 국가에서도 유독 Z세대의 굉장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한국에 비하면 비교적 대중적이며 다양한 집단에서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틱톡은 어린 이용자들에게만 인기가 있다는 인식이 있으며 실제로 그렇기도 하다. 10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틱톡의 인지도와 지지도가 높은 편이며 성인 연령대에 진입할수록 이는 확연히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의 성인은 틱톡에 대해 흔히 ‘오글거린다’라는 평에 공감하며 틱톡 런칭 초기에 실행했던 유튜브 마케팅으로 인한 부정적인 선입견 역시 장벽을 형성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틱톡 유저 대부분이 청소년임을 고려해도 국내 이용자 수는 2020년 1월 기준 월간 실사용자는 340만 명으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크기의 집단임은 분명하다.
Old Town Road (Remix) Dance Challenge Best Compilation Tik Tok 2019 #2 #hatdowncrosstown
이런 틱톡의 주요 이용자인 10대 집단은 아이돌 산업의 타겟 집단의 상당수와 겹치기에 틱톡 이용자를 겨냥한 마케팅이 실행되고 있다. 아이돌 기획사가 집중하는 틱톡 내 마케팅 방법의 하나인 해시태그를 이용한 ‘챌린지’를 살펴보겠다. 틱톡 어플 내 검색창을 살펴보면 지금 유행하고 있는 챌린지의 해시태그를 볼 수 있다. 챌린지라는 것은 보통 홍보를 하고자 하는 대상을 컨셉화하여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게 동영상을 제작하여 공유하는 전반의 과정을 말한다. 이때 이러한 영상의 주제와 이름을 해시태그 하나로 네이밍을 하여 보는 이에게 컨셉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틱톡의 챌린지 마케팅으로 노래가 명성을 얻은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한 예시로 Lil Nas X의 Old Town Road는 ‘카우보이 챌린지’를 유행시킴으로써 더욱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챌린지가 흥하면서 2019년 빌보드 연간 차트 1위, 역대 1주 집계 스트리밍 1위, 그리고 역대 최장기간 1위(19주)라는 대기록에 보탬이 되었다.
백현 Candy 챌린지, 출처: ARTBEAT
국내 음악 시장에서도 유행한 챌린지가 몇 있는데 대표적으로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를 꼽을 수 있다. 원래 곡이 좋아 흥행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이지만 유명인을 비롯한 여러 사람이 아무노래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노래는 더욱 유행하게 되었다. 여러 챌린지가 생성되고 화두에 오르면서 아이돌들이 컴백을 할 때 틱톡에 챌린지를 만들어 공유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처럼 되었다. 백현은 지난 5월에 솔로로 컴백하면서 ‘Candy 챌린지’를, 세븐틴도 이번 6월에 신곡을 내면서 'Left & Right 챌린지'를 공개하였다. 틱톡 내에서 챌린지로만 신곡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신곡을 몇 초 가량 선공개하기도 한다. 지난 2월 방탄소년단은 정규 4집의 타이틀 곡인 ‘온(ON)’을 약 30초간 틱톡을 통해 선공개하였고 트와이스 또한 신곡 ‘MORE & MORE’를 발매 전에 미리 틱톡에 공개하기도 하였다.
출처: NC한국인뉴스
틱톡에 공개하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이돌 시장의 주요 타겟층과 틱톡의 주요 이용자 집단이 겹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또한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공략해야 하는 케이팝 씬이 놓칠 수 없을 정도로 틱톡 이용자들이 전 세계 곳곳에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150개국에서 10억 명이 틱톡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틱톡을 잘 공략한다면 유튜브 못지않은 홍보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유튜브 플랫폼에서도 개개인이 창작하고 공급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틱톡 이용자들은 더욱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틱톡 마케팅이 성공을 거둔다면 더욱 강력한 효과를 내지 않을까 한다. 또한 틱톡에 게재되는 영상은 15초에서 1분 내로 짧기 때문에 더 높은 집중도를 유도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짧게 게시물을 게재하는 ‘스토리’ 기능이 인기를 얻어 여러 SNS에 유행시켰듯이 짧은 영상이 주는 임팩트가 강렬하다는 것이다. 길이가 짧은 만큼 매 순간 집중을 유도하고 뇌리에 깊이 박히게 하는 것에도 유리하다.
출처: 블랙핑크 틱톡 오피셜, @bp_tiktok
아마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이 틱톡에 얼마나 익숙한가에 따라 굉장한 공감을 이끌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은 필자 역시 20대로서 틱톡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이 되지 않았으나 여러 통계와 10대 사이에서 실질적으로 행사되는 영향력을 알게 되면서 아이돌 시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겠다고 판단하였다. 더불어 예전부터 필자는 틱톡이 덕후가 아닌 머글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용자들이 틱톡 영상 속에서 마치 아이돌이 된 것처럼 즐겁게 춤추고 연기하는 것을 보며, 만인의 무의식에 아이돌이 되고 싶은 열망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 적이 있다. 이런 열망과 동경이 자신의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플랫폼과 만났고 전 세계가 연결된 현시대에 대단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되었다. 틱톡을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에서까지 아이돌 시장의 침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점차 이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플랫폼이 유행하게 될 것이며 어떻게 아이돌 마케팅이 펼쳐질 것인가 기대하며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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