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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가수 D.O. 그리고 공감, 기대, 위로

최종 수정일: 2023년 10월 15일



Ⓒ EXO 공식 트위터 (@weareoneEXO)



글로벌 음악 시장에 있어서 한국의 ‘아이돌’은 새로운 패러다임이었다. 가수, 래퍼, 댄서 등 직무를 구분 짓던 이전과는 달리, 이를 한 번에 아울러 선보이는 ‘종합 예술 아티스트’가 등장한 것이다. 그들이 입고 나오는 옷, 신발, 악세서리는 패션 유행을 이끌었고 음악과 함께 선보이는 뮤직비디오 및 음반 등의 아트워크는 수많은 모방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엔터테인먼트 다방면에서 발전을 이뤄낸 K-POP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화려하고 큰 스케일의 옷을 입었다. 디오가 소속된 엑소도 그러했다. 국내 아이돌을 넘어 글로벌 아티스트와 겨루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유행을 이끌며, 치열한 음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시간이었다. 그랬던 엑소 디오가 솔로 가수 디오로 거듭나기 위해 내린 첫번째 선택은 바로 ‘솔직함’이다. 디오는 화려한 엑소의 음악보다는 솔로 가수로서 솔직함과 진정성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기를 택한 것이다. 그의 음악이 ‘위로’라는 키워드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 아닐까. 디오가 이런 선택을 내린 이유가 무엇인지 지금부터 알아보자.


“멜로디, 목소리, 가사. (보컬을 이렇게) 크게 3개로 나누면, 어떤 게 가장 먼저 들리세요? … 근데 저는 가사가 맨 뒤거든요. 그래서 평소에 (누군가가) 노래 불렀을 때 사실 가사를 잘 못 들어요. 이렇게 폰트를 보고 들어야 가사가 들리는데, 근데 그거(가사의 중요도)를 좀 잊고 있다가, ‘가사가 되게 중요하구나!’를 깨달은 지 얼마 안 됐어요.”

- [리무진서비스] EP.81 엑소 디오



디오가 군 입대 직전 발표한 ‘괜찮아도 괜찮아’와 미니 1집 앨범 [공감]의 타이틀곡 ‘Rose’는 본인이 직접 작사에 참여했다. 그가 두 곡을 통해 전하고자 한 공통점은 ‘공감’이다. ‘괜찮아도 괜찮아’의 작사가 황유빈은 디오의 작사 가이드를 읽고 '내가 나한테 공감하라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또, 전역 후 발매한 미니 1집 [공감]의 타이틀곡 ‘Rose’ 관련 인터뷰에서는 "앨범 주제를 ‘공감’으로 정하고 나서 떠올랐던 생각 중에는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인 사랑도 있었고, 전에 발표한 ‘괜찮아도 괜찮아’처럼 어쩌면 위로도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직접 작사에도 도전을 하게 됐습니다.”라며 아티스트 본인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했다. 이처럼 본인만의 방향이 확고한 디오의 가사에는 그가 대중에게 바라는 마음이 솔직하게 드러나 있다. 빙빙 돌려 말하거나 어려운 말을 빗대기보다는, 느낀 그대로, 본인의 말투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의 티없이 투명한 솔직함은 모두가 느껴본 보편적인 감정의 근간을 건드린다. 단순하지만 성공할 수밖에 없는, 어찌보면 필승법이기도 한, ‘솔직함’이라는 무기. 디오와 참 잘 어울리는 전략이다.




엑소의 메인보컬로 활동한 디오는 그동안 알앤비스러운 창법으로 이름을 알렸다. 아마 팀 내에서 맡아온 보컬 색이나, 외부에서 보여진 곡 대부분이 알앤비 장르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케이팝 팬들은 솔로 가수 디오가 굵직한 중저음의 음색과 안정적인 테크닉을 가져오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가 솔로 앨범으로 가져온 것은 조금 달랐다. 2021년 발매한 미니 1집 앨범 [공감]과 지난 9월 18일 공개된 미니 2집 앨범 [기대]는 모두 어쿠스틱 장르를 기반으로 한다. 케이팝 아이돌이 솔로 가수로 데뷔하면서 보이기엔 흔치 않은 행보다.


“처음 작업하는 솔로 앨범인 만큼 제가 하고 싶고, 해보고 싶었던 음악을 해보자는 데 가장 중점을 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어쿠스틱 기타 소리를 너무 좋아하기도 하고, 듣기에 편안하다는 느낌이 확 와닿아서 기타가 가미된 곡들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사실 그룹에서 솔로 활동으로 처음 전환할 때, 본인의 추구를 실현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룹 활동과의 간극이 클수록 어렵다. 이전 그룹 활동에서 고수해 온 이미지와 대중이 느낄 이질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디오는 이러한 리스크를 애정이 담긴 앨범과 그것을 방증하는 음악성으로 부딪혔다. 기타로 시작되는 선율에 얹어진 디오의 보컬은 마치 녹음 짙은 풀밭을 연상시키고 한여름의 밤처럼 포근했다. 오히려 이지리스닝 시대에 잘 어울리는, 시의적절한 판단이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디오라는 뮤지션이 새롭게 그리는 정체성은 음악 외적인 부분에서도 드러난다. 음반이 정식으로 발매되기 전, 프리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수록곡을 일정 부분 공개하는 ‘하이라이트 메들리’에서는 디오만이 가진 필살기가 등장했다. 단순히 수록곡 일부를 묶어 공개하던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배우 도경수'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타이즈 형식 의 하이라이트 메들리가 공개된 것이다. 지난 미니 1집 앨범 [공감]에서는 ‘나의 아버지’를 부르던 작은 꼬마아이가 훌쩍 자라 여행을 다녀오고, 귀국 후 누군가에게 잘 지냈냐며 안부를 묻고, 모르는 사람과의 인연으로 다시 사랑을 느끼고, 아는 꽃이 장미밖에 없던 주인공의 사랑을 암시하며 끝이 났다. ‘‘공감’이라는 단어의 에너지를 드리고 싶다’는 말처럼 누구나 공감하기 쉽게끔 기본적인 감정들이 표현된 하이라이트 메들리였다. 그 다음 미니 2집 앨범인 [기대]에서는 다양한 상황의 ‘기대’를 담았다. 전반적인 포맷은 사랑 이야기이지만 그것은 이해를 돕는 수단일 뿐, 그 속에는 많은 ‘기대’ 포인트가 있다. 이별의 상처를 입은 주인공은 네게 아름답던 우리였기를 기대하고, 혹시 달라질지 모르는 ‘내일의 우리’를 기대하고, ‘기적’ 같은 너와 함께할 행복한 미래를 기대했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를 기대한다. 4분 남짓의 하이라이트 메들리 안에 회상, 희망, 설렘, 소망, 고독을 표현하면서, 서로 다른 상황 속 같은 '기대'를 전하는 전개는 마치 한 편의 단편영화처럼 느껴진다. 디오는 '두 하이라이트 메들리의 스토리가 어느정도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하나의 작품처럼 이해하며 들어봐 달라'는 첨언을 남겼다. 이에 필자 또한 그의 바람을 따라 해석해 본 바로는, [공감]은 등호(=), [기대]는 부등호(<,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공감]은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공감을 바란다면, [기대]는 어떠한 관계의 발전을 기대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말이다. 화자는 이미 감정을 발산하기 시작했고, 그렇다면 다음 앨범에서는 어떤 방향으로든 조금 더 적극적인 모습이 등장하지 않을까. 이건 필자의 주관적인 추측이다.

“저는 (제 노래를) 듣는 분들이 좀, 건강해지셨으면 좋겠다는 게 가장 큰 목표거든요. 앞으로도 그런 노래를 좀 많이 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 [리무진서비스] EP.81 엑소 디오


대중의 건강을 목표로 두며 노래하는 디오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가 디폴트인 사람이다. 언제나 건강, 그리고 행복을 되뇐다. 그런 가수가 본인을 포함한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찾은 방법이 바로 ‘공감’과 ‘기대' 아니었을까.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나누는 과정에서 살포시 갖는 기대감이 삶을 지탱할 수 있도록 말이다. 때로는 거창한 약속이나 때늦은 한탄보다 이러한 공감이, 위로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그는 안다. 솔로로 이제 막 발돋움한 디오가 만들기 시작한 세계는 이토록 다정하고 따스하다. 상업성 짙은 K-POP 아이돌 산업에서 그가 건네는 선한 영향력은 필요한 이들에게 좋은 거름이 될 것이다. 솔로 가수 디오가 펼칠 음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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