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K-POP 문화공간: 아이돌 팝업스토어

최근의 K-POP 시장에서 가장 핫하게 떠오르는 마케팅 수단이라고 하면 바로 ‘팝업스토어’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팝업이란 짧은 기간동안만 임시로 운영하는 매장을 뜻한다. 이벤트성으로 잠시 열린다는 점, 팝업스토어 한정판 굿즈를 내놓는다는 점 등 ‘희소성’에 대한 욕구를 마구 자극해 팬들로서는 ‘꼭 가야만 하는’ 성지가 되고 있다. 나아가 눈길을 끄는 화려한 팝업스토어의 외관 덕택에, 팝업이 열리는 장소 주변을 지나가던 일반 대중들의 눈길까지 한눈에 사로잡으면서 톡톡한 홍보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특성상, 케이팝 산업이 새로운 프로모션의 일환으로서 팝업스토어에 주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아이돌 팝업스토어들은 마치 명품 매장 ‘오픈런’을 방불케 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케이팝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K-POP 팝업스토어는 어떻길래 이렇게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일까? 아이돌 그룹별 팝업스토어를 살펴보며, 과연 팝업스토어에서는 어떤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는지 탐구해보도록 하겠다.

1. 뉴진스 팝업스토어

사진 출처 - 어도어

최근에 가장 인기를 끌어모았던 팝업스토어 행사라고 하면, 단연 뉴진스 데뷔 기념 팝업이 아닐까. 뉴진스는 데뷔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화려하게 데뷔한 4세대 아이돌 그룹이다. 케이팝 팬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커다란 임팩트를 남기며 엄청난 인기를 끌어모았다. 아이돌로서는 최초로, 무려 ‘데뷔’(!)를 기념하는 팝업 행사를 기획한 것임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려 성공적인 팝업 스토어의 사례로 남게 되었다. 약 20일간 1만 7천여명이 방문하는 성과를 내었으며, 심지어 그 기간동안 오픈런, 웨이팅이 쭉 이어졌다고. 뉴진스의 팝업스토어에서는 어도어의 공식 한정 굿즈 판매는 물론 뉴진스의 컨셉을 관통하는 오브제들로 꾸며져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뉴진스의 팝업스토어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했다.

2. NCT X 산리오 팝업스토어

사진 출처 - 산리오코리아

NCT는 쿠로미, 시나모롤, 포차코 등 귀여운 캐릭터들로 유명한 산리오코리아와 콜라보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아이돌로서는 처음으로 진행된 산리오와NCT의 협업은, 산리오의 캐릭터들이 NCT 타운에 놀러 간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NCT 멤버들과 산리오 캐릭터들이 각각 매칭되는 깜찍한 컨셉으로 팬들의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8월 성수동 모 카페에서 열렸던 NCTX산리오 팝업 스토어는 NCT 멤버의 ‘짝꿍 아이템’을 찾는 게임 컨텐츠, 타운 가이드와의 퀴즈 이벤트 등 팬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여러 컨셉의 포토존 운영 및 포토카드 홀더ᆞ스티커 등의 굿즈 판매를 통해 팬이라면 무조건 가야 할 ‘성지’로서 한동안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3. 에이티즈 THE WORLD EP.1 : MOVEMENT 팝업스토어

사진 출처 – KQ엔터테인먼트

에이티즈는 지난 8월, ‘더 월드 에피소드 1 : 무브먼트'(THE WORLD EP.1 : MOVEMENT) 발매를 기념하는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 팝업스토어는 확성기, 가면 등 뮤직비디오 속의 소품들을 포함하여 에이티즈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다양한 오브제로 꾸며져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특히 바닥에 흩뿌려진 현상금 전단지의 디테일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당장 그들의 해적선에 승선하고 싶게끔 만들었다고.(…) 에이티즈 팝업스토어에서는 팬사인회 응모 이벤트와, 멤버들의 메시지가 담긴 포토카드를 뽑을 수 있는 키오스크, 가챠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이와 동시에 에이티즈의 세계관 속 또다른 에이티즈인 ‘할라티즈’의 의상까지 전시되어 있어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이들의 즐거움을 한 층 더했다.

4. 스트레이키즈 SKZOO STORE

사진 출처 – JYP엔터테인먼트

멤버들을 모티브로 한 동물 캐릭터 브랜드를 컨셉으로 팝업스토어를 낸 아이돌도 있다. 스트레이키즈 멤버 각각과 어울리는 동물을 매치해 만든 캐릭터인 ‘스키주는 놀라운 싱크로율과 깜찍함을 자랑하며 스트레이키즈 팬덤 ‘스테이’ 사이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이에 JYP는 지난 6월, 합정에 ‘스키주스토어’를 오픈하여 스키주와 스테이의 만남을 주선했다. 스키주 스토어에서는 스키주 쿠션, 키링과 같은 굿즈를 비롯, 기존 인형보다 작은 ‘미니 스키주’인형 등을 판매하며 팬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했다. 특히 스키주 스토어 앞에 전시되어 있던 대왕 스키주 인형들은 특유의 복슬한 소재 덕분에(?) 스토어를 오가던 스테이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엄청난 쓰담쓰담을 당했다고.

5. 인더숲 팝업스토어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특정 그룹이 아닌, 특정 기획사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팝업 스토어를 통해 홍보하기도 한다. 하이브(HYBE)의 고유 콘텐츠인 ‘인더숲’은 소속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 세븐틴 등이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자연 속 숲을 찾아 여유로운 한 때를 보내는 모습을 담아낸다. 그렇게 인더숲 팝업스토어는 캐리어 소품, 잔디바닥 등의 디테일을 통해 인더숲 특유의 힐링 감성과 따스한 느낌을 그대로 구현해, 도심 속의 힐링숲이라는 컨셉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인더숲 팝업스토어는 아티스트 엽서 등의 굿즈를 판매하는 동시에 스탬프 이벤트를 진행하며 선물을 증정하는 등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해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위에서 다루어 본 팝업스토어의 사례 외에도, 각자의 개성을 살려 꾸민 팝업스토어들은 꾸준히 열리는 중이다. 아이브, 블랙핑크 역시 뮤직비디오, 앨범을 홍보하는 동시에 그들의 브랜드와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서 팝업스토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러한 팝업스토어는 잠깐의 유행으로 지나가기보다는, 점차 확산되어 하나의 일반적인 문화로서 자리잡게 될 거란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야기되었던 비대면 시대가 슬슬 막을 내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팝업스토어가 오프라인 활동에 대한 케이팝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