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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망진창 벨벨랜드', 베리베리가 극한의 목요일을 부숴줍니다.

최종 수정일: 2021년 7월 4일

‘목요일 8시’하면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지금 시점에서 대부분의 케이팝 팬들은 Mnet에서 방영하는 <킹덤>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필자의 목요일 8시를 송두리째 훔친 콘텐츠가 있다. 바로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 ‘베리베리(VERIVERY)’의 자체 콘텐츠 ‘벨망진창 벨벨랜드’(이하 벨벨랜드)이다. 화려한 CG와 멤버들 간의 티키타카로 ‘신흥 아이돌 자컨(온라인 상에서 주로 쓰이는 ‘자체 콘텐츠’의 줄임말)’ 반열에 이름을 올리는 중이다. 최근 ‘B급 감성'과 높은 퀄리티의 '존재감이 넘치는 CG'로 트위터 내에서 높은 리트윗 수를 기록했고, 여러 커뮤니티의 인기 게시글 반열에 올라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벨벨랜드’는 베리베리의 활동 공백기에 공개되는 콘텐츠이며, 멤버 민찬은 건강상 이유로 불참해 7명 중 6명만 출연하고 있다.



트위터에서 진행한 베리베리의 컴백 프로모션

케이팝 팬덤 내에서 베리베리는 프로모션에 있어서 젊은 감성을 빠르게 캐치하는 팀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컴백 전 트위터 프로모션으로 거는 문구가 대표적인 예시다.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의 홍보팀은 ‘처갓집 양념치킨의 마스코트 처돌이’, ‘따봉도치야 고마워!’, 비의 <깡> 가사를 응용한 ‘화려한 조명이 ~를 감싸네’, ‘심각한 ~중독증입니다.’ 등 트위터에서 유행했던 굵직한 밈(meme)을 적극 활용한 바 있다. 대다수의 케이팝 팬덤은 트위터나 연예 커뮤니티 내에서 ‘덕질’을 하고, 이와 같은 성격의 사용자 참여 환경은 유머나 밈에 민감한 성향을 보인다. 그리고 이는 일종의 ‘코드’로 자리 잡아 굳이 첨언을 하지 않아도 웃을 수 있는 공감의 컨텍스트를 형성한다. 위와 같은 밈에 친숙한 트위터 유저들은 베리베리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을 지라도, 어떤 맥락인지 쉽게 파악하고 웃을 수 있는 것이다.



(좌) 무한도전 '법정공방 죄와 길', ⓒ MBC Enertainment | (우) '벨망진창 벨벨랜드' ep.11, ⓒ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벨망진창 벨벨랜드' ep.06 | ⓒ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이러한 전략은 ‘벨벨랜드’라는 유튜브 콘텐츠로도 이어졌다. 최근에 소위 ‘추억팔이’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MBC의 ‘오분순삭’이라는 시리즈로 인해 무한도전 속 대사가 다시 유행을 하거나, 유튜브 채널 중 고전 밈을 한데 모아놓은 곳도 쉽게 볼 수 있다. ‘벨벨랜드’는 이와 같은 기존 유머 콘텐츠를 바탕으로 2차 편집됐고, 덕분에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친화적인 콘텐츠로 재탄생했다. 평소 베리베리가 ‘오분순삭’을 즐겨 본다고 하여 ‘무도베리’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멤버들과 제작진들의 상성이 잘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과다한 밈의 사용은 자칫하면 영상을 산만하게 만들 수 있기에 적정선을 유지할 필요도 있다.



'벨망진창 벨벨랜드' ep.05 & 06 & 02 | ⓒ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많고 많은 아이돌 자체 콘텐츠 중에서 ‘벨망진창 벨벨랜드’의 차별화된 강점을 꼽아보라면 1순위는 단연 ‘편집 기술’이다. 타이밍만 맞춰 편집한 점프샷은 갔다. ‘벨벨랜드’는 점프샷 하나도 우주까지 찍고 다음 장면으로 이동하는 제법 화려한 과정을 거친다. 가볍게 지나가는 1초의 찰나도 놓치지 않고 시청자의 재미 요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한다. 이미 예능에서 자주 등장했던 ‘노래 1초 듣고 제목 맞추기’와 같은 게임도 CG를 통해 리듬게임으로 변신했으며, 긴장감 없는 족구 게임도 편집을 거치면 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프리미어 리그가 된다. 그리고 전 회차에 등장했던 장면을 하나의 밈으로 만들어 꾸준히 등장시킨다. ‘벨벨랜드 1화’ 속 손등 때리기 게임에 열중한 멤버 용승의 모습이나, ‘벨벨랜드 4화’에서 멤버가 그려준 금발머리 호영의 자화상을 보고 국적이 다른 것 같다는 다른 멤버들의 말에 호영이 반박하는 “국적 안 달라. 나 한국인이야!”라는 대사가 대표적이다. 앞으로 회차가 늘어나면서 상황에 절묘하게 떨어지는 ‘벨벨랜드’만의 밈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벨망진창 벨벨랜드' ep.09 | ⓒ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편집자와 베리베리 멤버들 간의 ‘밀당’도 재미 포인트 중 하나이다. 세상 밖으로 나온 ‘벨벨랜드’를 시청한 멤버들은 “이 부분은 이렇게 편집해주세요”라고 요청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편집자는 아무런 효과도 없는 채로 편집 소스를 위해 살신성인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그리고 ‘벨벨랜드’에서의 넘치는 활약으로 많은 분량을 차지하게 된 동헌이 ‘벨벨랜드 10화’에서 ‘과도하게 카메라 욕심을 낸 죄’라는 명목하에 재판을 받는 콩트가 연출됐다. 그는 “당신들, 여기 제작진들이 그런 거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아? 이거 나갈걸?”이라는 애드리브로 ‘재판’이라는 페이크 다큐 내에 제작진을 개입해 발생하는 리얼리티의 이질감으로 웃음을 끌어냈다.



‘벨벨랜드’를 통해 쌓아가는 베리베리 멤버들의 캐릭터성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이런 부분은 편집 스킬이나 화려한 CG로는 해결할 수 없는, 멤버들의 노력이 따르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벨벨랜드 9~11화’에서 진행되는 ‘재판 콩트’는 멤버 개개인의 예능 캐릭터를 견고하게 만드는 시도로 보인다. 그 예로, 베리베리 내에서 ‘맛.잘.알’ 캐릭터로 대표되는 멤버 연호에게 타 멤버들과 비교했을 때 음식 먹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나, 평소 근면 성실의 이미지인 멤버 용승의 캐릭터를 180도 반전시켜 승부욕이 강한 부분을 조명해 ‘죄’로 선정해 재판을 진행했다. 이 재판 에피소드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 베리베리의 기존 콘텐츠나 Vlive와도 세계관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벨벨랜드’를 통해 베리베리에 관심이 생긴 이들에게 또 다른 콘텐츠로 이동할 수 있는 ‘경유지’로써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보통 ‘아이돌 자체 콘텐츠’의 메인 타켓은 아티스트의 팬덤, 서브 타겟은 기존 팬덤 외의 케이팝 팬이다. 이러한 서브 타겟을 고정 시청자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티스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가 수반되기를 기대하기보다 콘텐츠 자체에 매력을 느끼게끔 해야 한다. 즉, 처음부터 ‘아티스트의 팬덤 유입’이라는 궁극적인 목표가 아닌 ‘해당 콘텐츠의 고정 시청자 구축’이라는 부차적 목표로 내세워야 한다. 따라서 최근 아이돌 자체 콘텐츠는 팬 서비스 용도에 국한되지 않고, ‘누가 봐도 재미있는 웹예능’을 제작해 ‘킬링타임용 콘텐츠’라는 새로운 고객 가치를 제시하는 흐름을 띄고 있다. 아이돌판 무한도전이라 불리는 세븐틴의 ‘GOING SEVNETEEN’이 대표적인 사례로, 이를 정기적으로 시청하는 타 팬덤 및 비(非) 케이팝 팬을 ‘큐빅’이라고 일컫는 독특한 문화도 나타났다. ('GOING SEVENTEEN'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위 링크를 통해 해당 콘텐츠에 대한 아이돌레의 칼럼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콘텐츠는 팬들의 손길에 힘입어 핵심 내용만 추려진 뒤 각종 SNS와 커뮤니티로 퍼지게 된다. 팬덤의 손길을 거친 n차 편집본이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바이럴 되는 것만으로도 아티스트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는 기초적인 단계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고정 시청자층을 형성하는 것은 잠재적인 고객 유치를 위한 거름으로 볼 수 있다. ‘벨벨랜드’ 역시 지금의 기세를 유지한다면 지속적인 시청자 유입과 ‘웰메이드 아이돌 웹 예능’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향후에는 실질적인 소비자로 이어져 베리베리의 팬덤을 한층 확장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측해본다.



 

멤버 동헌은 개인 브이앱에서 “이왕 하는 거 웃겼으면 좋겠기에 열심히 임하고 있다. … 베러(베리베리의 팬덤명)라서 열심히 보는 것이 아닌, 진짜 재밌어서 보고, 시간이 아깝지 않고, 재밌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벨벨랜드’에 대해 짧게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벨벨랜드는 ‘베러가 아닌 사람도 간헐적 베러로 만드는 굉장한 콘텐츠’라 답하고 싶다. 필자 역시 베러는 아니지만, ‘벨벨랜드’ 업로드 날만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부숴가고 있고, 일방향의 내적 친분이 생겨 현재는 이들의 컴백 소식을 기다리는 중이다. 늘 좋은 앨범을 선보이는 팀일뿐더러, 자체 콘텐츠에서도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기 때문에 대중이 알아챈다면 고공행진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벨벨랜드’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콘텐츠와 음악으로 대중에게 베리베리를 각인시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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