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비디오란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주로 오디오 음반의 발매에 함께 그에 어울리는 영상을 추가하여 비디오 클립으로 제작되는 멀티미디어 유형을 의미한다. 뮤직비디오의 다양한 종류 중에서도 한국 사람들과 친근한 뮤직비디오는 바로 ‘드라마타이즈’ 형의 뮤직비디오일 것이다.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란 뮤직비디오 자체가 하나의 스토리를 가진 마치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듯한 유형의 뮤직비디오를 의미한다. 많고 많은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 중 이번에 소개하려고 하는 컨셉은 바로 ‘오마주’이다.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컨셉을 활용한다는 큰 강점이 있지만, 좋은 뮤직비디오가 되기 위해서는 그룹의 브랜드와 해당 음악과의 연관성, 흥미 유발 등의 다양한 조건을 만족해야만 한다. 뮤비듀스 101! 내가 뽑은 ‘오마주’ 뮤직비디오 픽을 소개한다.
1. 트러블메이커 – 내일은 없어 (이기백 감독)
트러블 메이커의 ‘내일은 없어’는 잘 알려진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와 조커 & 할리퀸 캐릭터를 오마쥬한 뮤직비디오이다. 뮤비 속 현아와 장현승의 처한 상황 및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서도 이들의 상황을 기존 작품을 통해 짐작할 수 있으며, 혹여나 기존 작품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는 향유자들을 위해 현상수배 포스터를 통해 이들이 경찰에게 쫓기는 신세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낸다.
사진 출처: 트러블메이커 '내일은 없어' MV
‘내일은 없어’의 경우, 19금 판정과 티저의 선정성으로 인해 큰 이슈가 되었다. 하지만 단순히 ‘19금 뮤직비디오’가 아닌 적절한 오마쥬와 탄탄한 스토리를 통해 궁극적으로 트러블메이커가 그리고자 하는 불안한 청춘, 현실과 갈등, 그리고 그 안의 뜨겁고 위험한 사랑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2. 세븐틴 – 어쩌나 (VM Project)
세븐틴의 ‘어쩌나’는 영화 ‘인셉션’을 떠올리게 하는 뮤직비디오이다. 앞서 말한 트러블메이커의 ‘내일은 없어’와 비교해본다면 전자는 캐릭터와 전반적인 스토리를 오마주했고, 세븐틴은 영화 ‘인셉션’ 속의 개념을 가져와 모티브로 사용했으며 새로운 내용의 뮤비로 진행된다. 우리는 ‘어쩌나’에서 인셉션에서 보았던 꿈 설계자, 여러 단계의 꿈, 킥, 토템, 루시드 드림 등과 같은 개념을 가지고 뮤비를 해석해볼 수 있다.
사진 출처: 세븐틴 '어쩌나' MV
세븐틴이 사용한 ‘꿈’이라는 소재는 다양한 콘텐츠에서 접할 수 있는 소재로, 영화 ‘인셉션’을 이외에도 애니메이션 ‘파프리카’, 영화 ‘이터널 선샤인’ 등이 있다. 접근성 높은 소재로 친근함을 더했고, ‘꿈’이 가지고 있는 환상적인 이미지가 기존 세븐틴이 지닌 청량한 소년이라는 브랜드 컨셉을 좀 더 흥미롭게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3. 트와이스 – What is love? (나이브 프로덕션)
트와이스의 ‘TT’는 할로윈 코스프레 특집이었다면, ‘What is Love?’는 멤버들이 영화 안에 그대로 들어간 뮤직비디오이다. 근래에 흥행한 영화 <라라랜드> 뿐만 아니라 <프린세스 다이어리>, <레옹>, <라붐> 등 흥행작들을 그대로 오마주해서 명장면을 재연하고 있는 트와이스 멤버들의 모습을 확인해볼 수 있다.
사진 출처: 트와이스 'What is love?' MV
세계 음악 시장의 관점에서 볼 때 케이팝은 언어적인 장벽이 굉장히 높으나 뮤직비디오, 퍼포먼스 등과 같은 비언어적인 수단을 활용하여 그 장벽을 해소한다는 강점이 있다. 트와이스의 ‘What is Love?’는 누구나 알 법한 영화를 선택하여 한국의 원스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 위치한 원스들도 무리 없이 이 뮤비를 웃으며 즐길 수 있다.
4. IU – 분홍신 (황수아 감독)
위에 세 뮤비는 영화, 뮤지컬 등에서 모티브를 차용했다면, 아이유의 ‘분홍신’은 고전 동화인 ‘빨간 구두’ 모티브를 활용한 예이다. ‘분홍신’은 1930년대 빅 밴드 스윙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곡인데 뮤비가 시작할 때 영화 필름이 등장하며, 그 영화는 흑백톤으로 시작되고 아이유의 댄스씬 또한 흑백에 그녀의 뒤에서는 빅밴드가 연주를 하여 음악 장르의 연장선상의 역할을 하였다.
사진 출처: 아이 '분홍신' MV
당연하게 ‘분홍신’ 속에서 가장 중요한 메타포는 바로 구두이다. 뮤직비디오의 스토리 구성을 나누자면 [빨간 구두 신기 전 – 빨간 구두 신은 후 – 분홍 구두 신은 후 – 빨간 구두를 다시 신게 된 아이유]로 나눌 수 있는데 사람들이 이 뮤직비디오를 어떻게 해석했냐에 따라 구두의 상징적인 의미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빨간 구두’는 욕망, ‘분홍 구두’는 사랑으로 해석하는 의견도 있고 ‘구두’ 자체를 타임슬립의 매개체로 활용되었다고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 친근한 소재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제공하여 ‘나도 한 번 해석에 도전해봐야지!’라는 생각과 함께 뮤비 시청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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