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코로나 19로 인해 집에서만 머무르는 아이돌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것이 있다. 4월 30일 첫 방송을 앞둔 <로드 투 킹덤>이다. 작년 하반기 엄청난 호응을 모았던 <퀸덤>의 후속작으로, 해당 프로그램의 우승팀이 후에 방송할 <킹덤>에 출연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로드 투 킹덤>에서는 골든차일드, 더보이즈, TOO, 베리베리, 펜타곤, 온앤오프, 원어스가 경쟁할 예정이다. 첫 방송을 앞둔 현재, 90초 퍼포먼스 영상 등을 공개하며 사전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전 투표는 더보이즈가 32%로 현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직 30초가량의 영상 몇 개가 공개된 것이 전부이지만, 필자 역시 더보이즈의 우승을 점치고 있다. 90초 퍼포먼스 영상이나 1차 경연의 ‘괴도(Danger)’를 봤을 때 뛰어난 역량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아직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더보이즈를 <로드 투 킹덤>의 우승팀으로 예상하는 이유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Road to Kingdom [2차 사전 선호도 조사] 더보이즈(THE BOYZ) 퍼포먼스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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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이즈가 걸어온 길
로드 투 킹덤 더보이즈 이미지 티저
사실 더보이즈가 이렇게 <로드 투 킹덤>이 시작하기 전부터 이목을 끌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는 못했다. 경쟁팀들의 강점들이 더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골든차일드, 베리베리의 경우에는 탄탄한 소속사 선배들이 뒤받쳐주고 있고, 펜타곤은 후이의 작사·작곡 실력으로, 원어스, 온앤오프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뛰어난 실력으로 주목받은 멤버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반면에 더보이즈는 ‘프로듀스 101 2 주학년 그룹’으로 각인되어 있었다. (적어도 필자의 생각으로는) <프로듀스 101 2>에서 주학년의 성취가 돋보이지 못했기 때문에 큰 기대를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선호도 조사가 시작되자마자 단숨에 1위를 차지한 모습을 보고 그동안의 더보이즈의 발자취를 좇아보게 되었다. 특히 최근 발매했던 정규 1집 [REVEAL]에 방점을 두고 이들의 디스코그래피를 되돌아봤을 때, 단순히 ‘주학년 그룹’으로 남기기에는 아쉬운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보이즈는 <프로듀스 101 2>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2017년 말에 데뷔하였다. 이미 주학년이 속한 그룹으로 주목을 받고 있던 상태였고, <꽃미남 분식집>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다른 멤버들도 이미 얼굴을 알린 뒤라 케이팝 씬에서 기대가 상당하였다. 당시 평균 나이가 19세가 채 넘지 않던 더보이즈는 그에 걸맞은 청량한 이미지로 승부수를 띄웠다. 밝은 멜로디와 신스 사운드가 인상적인 딥하우스 장르의 ‘소년(Boy)’은 이들의 데뷔곡으로 손색이 없었다. 이후 발매한 ‘Giddy Up’이나 ‘Right Here’에서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더보이즈가 처음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No Air’였다. ‘앞으로 나아가자’는 당찬 포부를 담았던 이전의 곡들과 달리, 부드럽고 애절한 이미지를 내세웠다. 뭄바톤 사운드를 가미한 점이나, 비교적 경쾌한 멜로디를 볼 때 180도 방향을 선회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다만, 판타지적 요소를 도입하여 더보이즈 특유의 로맨스 판타지적 색채를 형성해가는 과정을 보여준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이후에도 ‘Bloom Bloom’과 ‘D.D.D’에서 더보이즈만의 판타지를 이어나갔다. ‘Bloom Bloom’에서는 외계생명체를, ‘D.D.D’에서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차용하여 구성하였다. 하지만 음악적이나, 이미지적인 부분에서 ‘No Air’의 시도를 뒤로하고 다시 초기의 밝고 당찬 소년의 이미지로 돌아온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다.
더보이즈의 로맨스 판타지는 ‘Reveal’에서 이전보다 한발짝 나아갔다. 타이틀곡 ‘Reveal’은 늑대인간 컨셉은 판타지적인 요소의 확장이면서 이전보다 더 컨셉츄얼한 부분이 돋보인다. 테크웨어를 활용한, 비교적 어두운 색채의 의상 역시 그동안 더보이즈가 시도하지 않은 요소로 신선함을 주었다. 늑대인간의 이미지가 이질적이기보다는 그동안 더보이즈가 가져온 소년의 순수성과 맞물려 매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이 성공적인 이미지 변신이 <로드 투 킹덤>에서 경쟁할 때의 큰 발판이 될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THE BOYZ(더보이즈) 'BOY(소년)' MV
ⓒ 크래커 엔터테인먼트
THE BOYZ(더보이즈) 'No Air' MV
ⓒ 크래커 엔터테인먼트
THE BOYZ(더보이즈) 'REVEAL' MV
ⓒ 크래커 엔터테인먼트
더보이즈는 왕관의 무게를 견딜 준비가 되어있는가
지금까지 더보이즈의 디스코그래피를 통해 그들의 발자취를 좇아보았다. 사실 디스코그래피만으로 더보이즈의 우승을 예측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 더보이즈가 <로드 투 킹덤>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보다 다양한 기준을 가져와서 그들의 우승을 예견해보았다.
1. 비교적 탄탄한 팬덤
<로드 투 킹덤> 출연진 분석
출처 : 트위터 @paprika078
위 사진은 <로드 투 킹덤> 출연진들의 정보와 성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해놓은 표이다. 아이돌 팬덤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음반 초동, 음원 순위, 수상 경력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멜론 최고 일간 순위의 경우에는 펜타곤의 ‘빛나리’가 역주행을 통해 이례적으로 32위를 차지한 것을 제외하면 더보이즈의 ‘소년(Boy)’이 273위로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음반 초동 역시 최근 발매한 [Reveal]이 5만 장 넘고, 지금까지 8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기 때문에 압도적인 성적을 가지고 있다. 사실 그동안 더보이즈가 멤버 활의 탈퇴, 표절 논란 등 여러 악재가 있던 것까지 생각해보았을 때 이 정도 성적을 유지하는 것은 탄탄한 팬덤을 가지고 있음을 반증한다.
하지만 앞서 방영한 <퀸덤>이 팬덤 싸움으로 번지기보다 그들의 능력에 기반하여 멋진 경쟁을 치러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더보이즈가 가장 유념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로드 투 킹덤> 역시 압도적인 팬덤만으로 우승을 거머쥘 수 있는 경쟁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2. 일관된 이미지
앞의 디스코그래피 분석을 통해 살펴봤듯이, 데뷔곡 ‘소년(Boy)’부터 ‘D.D.D’까지의 더보이즈의 이미지 스펙트럼은 크지 않은 편이다. 최근 ‘Reveal’을 통해서 이미지 변신을 하기는 했지만, 아이돌들이 시도할 수 있는 이미지를 생각했을 때 이것은 아주 일부분일 뿐이다. 일관된 이미지를 유지해왔다는 것은 신선함을 강조하는 아이돌 시장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만큼 <로드 투 킹덤>에서 시도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고 볼 수 있으니, 좀 더 다양한 무대를 선보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더보이즈는 디스코그래피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는 대신, 다양한 커버곡을 시도하였다. 동방신기의 ‘주문’, 방탄소년단의 ‘불타오르네’, EXO의 ‘Call Me Baby’ 등 국내외 음악방송에서 뛰어난 기량으로 소화한 무대들이 눈에 띈다. 다양한 팀의 음악과 스타일을 시도하는 <로드 투 킹덤>의 특성 상 다양한 커버곡을 시도해본 경험은 강점이 될 것이다.
THE BOYZ(더보이즈) 'MIROTIC'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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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YZ(더보이즈) ‘불타오르네(FIRE)’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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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YZ(더보이즈) ‘Call Me Baby’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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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양한 콘텐츠
더보이즈의 소속사인 크래커엔터테인먼트는 (지금은 분리하였지만,)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시작한 자본력이 강한 회사이다. 덕분에 프리 데뷔 때의 <꽃미남 분식집>을 비롯하여 유튜브 공식 채널의 ‘미션 더보이즈’ 시리즈, ‘덥:플레이’ 시리즈 등 다양한 자체 콘텐츠들을 제작하고 있다. 또한 보다 폭넓은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1thek’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매 활동 더 많은 콘텐츠들(‘보이는 스쿨’, ‘댄스더보이즈’ 등)을 공개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유튜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에, 소비할 콘텐츠가 많다는 것은 아이돌로서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더보이즈를 비롯한 <로드 투 킹덤>의 출연진들의 팬덤은 다소 약하다. 이렇다 보니 팬들이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수가 적고, 그만큼 유튜브를 통한 유입이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보이즈의 콘텐츠들은 <로드 투 킹덤>으로 더보이즈에 관심을 가지게 된 팬들이 좀 더 그들에 대해 알아보고 응원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이외에도 <로드 투 킹덤>에서 발휘할 수 있는 더보이즈의 강점은 적지 않다. 멤버 주학년, 선우의 경우에는 각각 <프로듀스 101 2>와 <고등래퍼>에 출연하여 서바이벌 프로그램 경험이 있다. 또한 선우, 상연, 제이콥, 케빈 등의 멤버들이 풍부한 작사·작곡 경험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원어스 역시 <프로듀스 101 2>에서 뛰어난 기량으로 주목받은 멤버 여환웅, 이건희가 있다. 온앤오프 역시 전멤버가 <믹스나인>에 출연하였다. 작사·작곡은 워너원의 ‘에너제틱’을 비롯하여 펜타곤의 ‘빛나리’까지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려놓은 펜타곤의 멤버 후이의 특장점이다. 더보이즈가 출중한 만큼 다른 그룹들도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로드 투 킹덤>의 결과 역시 예측할 수 없다. 다만, 더보이즈가 제 능력을 잘 발휘하여 <로드 투 킹덤>의 우승을 거머쥐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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