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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에도 아이돌이?

본업을 넘어 다방면으로 활동을 전개하는 아이돌의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그 중 연기는 그들의 대표적인 부업일 것이다. 채널이 확대되고 웹 콘텐츠가 나날이 다양해진 까닭일까, 이제 연기를 하는 아이돌들의 모습이 그리 어색하지 않다. 이런 양상은 과거보다는 현재 더욱 두드러진다. 도경수는 알아도 D.O는 모른다거나,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 출연했던 찬희는 알아도 SF9은 잘 모르는 사람들의 모습은 주위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연기 활동으로 진출하는 아이돌과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늘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영화 시장에 진출해 깊은 인상을 남긴 아이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엑시트〉의 윤아, 〈백두산〉의 수지를 제외한다면 최근 영화에 출연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할 만한 이들이 딱히 떠오르진 않는다. 굳이 하나를 더 꼽자면 〈스윙키즈〉의 디오 정도가 있다. 다만 윤아와 수지는 이제 아이돌보다는 그 출신의 ‘배우’ 이미지가 강하며 〈스윙키즈〉의 경우 손익분기점에 한참을 미치지 못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 네이버 영화. 엑시트 스틸컷.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독립영화’에서 활약한 아이돌과 출신 배우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상업영화가 아닐지라도 훌륭한 작품에 출연하여 의외의 면모와 가능성을 보여준 이들은 충분히 있었다. 그렇기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아이돌이 활약한 독립 영화를 살펴보는 시간을 이번 달 가져보고자 한다. 우선 여성 편이다.


 

〈애비규환〉 : 가족은 만들어진다.

Ⓒ 네이버 영화. 애비규환 스틸컷.


가장 최근 개봉작으로, 올해 10월 축소 진행된 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부분 초청작이었다. f(x)의 ‘크리스탈(정수정)’이 주연 배우를 맡아 어린 임산부로 열연했다. 드라마 장르의 영화로 소소한 코미디로 웃을 수 있는 영화이다.


과외생 연하 남친 ‘호훈(신재휘)’과 사고를 친 대학생 ‘토일(크리스탈)’은 임신 5개월이 되어서야 부모님에게 사실을 밝힌다. 그러나 출산 계획 ppt까지 준비하며 결혼을 선언한 토일에게 돌아온 부모님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그렇게 토일은 자기가 누굴 닮았는지 확인하고자 집을 나선다. 친아빠를 찾아서 말이다. 그러나 겨우 찾은 친아빠의 모습은 실망스럽기만 하다. 친아빠를 쏘아붙인 토일은 닮은 점이 무엇인지 찾지도 못한 채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자신을 기다리는 것은 남친 호훈의 실종이다. 이런 와중 친아빠가 토일을 찾아오고 새아빠와 눈치 싸움을 벌이는데, 과연 토일은 호훈과 성공적인 결혼식을 올릴 수 있을까? 궁금하다면 극장을 찾길 권해본다.


영화는 단지 어린 나이에 임신해 결혼을 고민하는 토일의 모습만이 아니라 가족이 무엇인지 관객에게 질문한다. 자신에 대해 모르는 게 없는 새아빠, 어릴 적 함께 찍은 사진 한 장 없는 친아빠의 모습은 가족이란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의 산물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과정이나 끝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괜찮지 않을까를 영화는 조용히 질문한다.



〈윤희에게〉 : “윤희에게 잘 지내니?”

Ⓒ 네이버 영화.


프로젝트 그룹 IOI 출신의 배우, ‘김소혜’의 데뷔작이다. 김소혜는 ‘김희애’, ‘나카무라 유코’와 같은 한일의 유명 배우 사이에서 충분한 매력을 보여주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기에 영화를 소개한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었던 만큼 훌륭한 작품성과 영상미를 자랑하는 해당 작품은 겨울 오타루의 풍경과 담담한 내레이션, 간간이 등장하는 새봄과 경수의 귀여운 케미로 극을 이끌어 가는 로드무비이다.


훗카이도의 작은 도시 오타루에 거주하는 ‘쥰(나카무라 유코)’은 고교시절의 ‘윤희(김희애)‘가 생각날 때면 부치지 못할 편지를 쓴다. 그러던 어느 날 쥰의 고모 마사코는 책상 위 놓인 쥰의 편지를 한국의 윤희에게 몰래 보내고 윤희의 딸 ‘새봄(김소혜)’은 편지를 읽게 된다. 그런 와중 새봄은 엄마와 갈라선 아빠로부터 “엄마는 사람을 외롭게 만든다”는 예상치 못한 말을 듣는다. 그렇게 새봄은 남자친구 경수의 도움을 받아 엄마와 함께 오타루로 가고자 한다. 오타루, 엄마의 과거를 알고 있을 쥰과 마사코를 대면한 새봄은 끝내 엄마와 쥰의 재회를 계획한다.

Ⓒ 네이버 영화. 윤희에게 스틸컷.


영화는 새봄과 윤희 모녀의 로드무비를 표방하지만, 그 이상의 것들을 담고 있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아마 관계와 단절일 것이다. 영화가 흘러가며 새봄은 엄마의 비밀을 알게 되었을까? 윤희는 자신의 고민을 끝낼 수 있을까? 이 여행의 종착역이 궁금하다면 영화를 감상해보길 바란다.



〈막다른 골목의 추억〉 : 그것이 꼭 끝은 아니다.


Ⓒ 네이버 영화. 막다른 골목의 추억 스틸컷.


K-POP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소녀시대 출신의 ‘최수영’이 출연했다. 수영이 출연한 영화라고 한다면 아마 많은 분들이 〈걸캅스〉를 떠올릴 것이다. 물론 수영은 해당 영화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막다른 골목의 추억〉이 수영의 명실상부한 첫 주연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닐 것 같다. 작품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동명 원작으로 만들어진 한일합작 영화로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서울국제음식영화제에 초청되었다.


‘유미(수영)’는 결혼을 약속한 연인 ‘태규(안보현)’가 일하는 나고야로 떠난다. 장거리 연애를 하며 최근 들어 연락이 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불쑥 찾아간 태규의 집 유미가 본 것은 낯선 여자다. 그리고 여자는 태규와 곧 결혼할 것이라 말한다.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이별에 나고야를 떠돌던 유미는 막다른 골목의 끝에 도달하고, ‘니시야마(타나카 슌스케)’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엔드포인트’를 발견한다. 유미는 그렇게 충동적인 나고야 생활을 시작하며 게스트하우스의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간다.


유미는 나고야에서 생활하며 니시야마의 비밀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상처를 되돌아보며 성장한다. 영화는 막다른 상황, 막다른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싹틀 수 있음을 보여주며 관객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소소하지만 편안한 영화를 보고 싶다면, 무언가 막막한 것 같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세 편의 영화만을 리뷰하며 추천하였지만, 이외에도 많은 아이돌이 독립 영화에 출연하며 활약해왔다. 혜리가 출연한 〈판소리 복서〉와 김민주가 출연한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가 대표적인 예시일 것이다. 개봉이 기대되는 영화 역시 존재한다. 혜리와 마찬가지로 걸스데이의 멤버인 민아가 출연한 〈최선의 삶〉, 이환 감독이 연출하고 하니가 출연한 〈어른들은 몰라요〉 역시 개봉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이렇게 많은 아이돌과 출신 연기자들이 독립 영화에서 활약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할 순 있지만, 이들에게 많은 응원이 전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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