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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고솜

도심을 밝히는 시티팝과 아이돌



©tumblr



최근 ‘롤린(Rollin)’에 이어 레트로 감성을 담은 브레이브걸스의 노래 ‘운전만해 (We Ride)’가 역주행에 성공하면서 ‘시티팝(city-pop)’ 음악이 대중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티팝은 1970년대에서 80년대까지 일본에서 유행한 신스팝, 소울, 디스코 등의 음악 스타일로 주로 복고 트렌드나 도시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음악을 일컫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시티팝은 장르적으로 스무드 재즈(Smooth Jazz), 펑크, 디스코, 보사노바 등이 뒤섞인 ‘퓨전 음악’이다. 일본 시티팝의 경우 70년대의 핫피 엔도(Happy End)나 틴 팬 앨리(Tin Pan Alley) 밴드에서 활동했던 호소노 하루오미, 스즈키 시게루, 야마시타 타츠로 등이 제작한 세련된 팝 음악이 큰 인기를 얻게 되면서 16비트 리듬에 신시사이저를 사용한 부드러운 분위기의 음악을 시티팝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생겨났다.*


이 때문에 한국의 1980에서 90년대 곡까지 일본 시티팝의 하위장르로 포함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 음악은 일본의 시티팝이 아닌 미국의 음악장르(신스팝, 소울, 디스코)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미디어에서 한국 시티팝의 대표 주자로 불리는 ‘김현철’이나 밴드 ‘빛과 소금’, ‘봄여름가을겨울’의 경우에도, J-Pop보다는 미국의 신스팝과 스무드 재즈의 색채가 강하게 느껴진다. 따라서 한국의 시티팝을 일본 시티팝과 같은 장르로 규정하기보다, 시티팝이라는 용어 자체를 도회적인 색채를 느낄 수 있는 음악 트렌드를 일컫는 말로 보는 것이 옳다.


최근 레트로 감성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과거의 노래를 리메이크하거나(‘디깅클럽서울’ 프로젝트) 레게, 뉴디스코, 뉴잭스윙, 퓨전재즈팝, 알앤비, 소울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혼합된 시티팝이 새로운 음악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처럼 시티팝은 ‘퓨전’을 통해 ‘뉴트로’와 ‘힙’이라는 MZ세대의 멋의 기준을 충족시키면서 이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아이돌들이 다루는 음악 장르의 스펙트럼 또한 넓어지면서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수록곡뿐만 아니라 타이틀에서도 시티팝 감성을 차용하는 곡들이 늘어나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도심 속에서의 평범한 일상을 다채로운 색으로 물들여줄 여자 아이돌들의 시티팝 음악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우주소녀 – You Got



<You Got>은 우주소녀의 6번째 미니 앨범 《WJ STAY?》의 2번째 트랙으로 타이틀곡 <La La Love>의 작곡진과 우주소녀의 멤버 엑시가 작사에 참여한 곡이다. 뉴웨이브 장르의 <You Got>은 도입부의 전자음과 신시사이저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울리는 듯한 보컬 효과를 통해 네온사인 아래에 서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타이틀곡 <La La Love>의 경우에도 신시사이저를 활용한 레트로 팝 장르의 곡인 만큼 전체적인 앨범 구성 측면에서도 타이틀곡과의 유기성을 지닌 트랙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까만 밤을 핑계 삼아 감추고 싶어’, ‘그만하자 뭐가 남아 기다리지마 더 기대하지마’ 등의 가사와 엑시의 랩핑을 통해 도심 속의 사랑에서 얻는 ‘쓸쓸함’의 감성을 극대화했다.









유키카 – Insomnia



<Insomnia>는 유키카의 첫 번째 미니앨범《timeabout,》의 타이틀곡으로 유키카의 솔로 데뷔 싱글 <NEON>의 프로듀서 임수호, 웅킴, N!ko가 제작한 곡이다. 첫번째 정규앨범인 《서울여자》를 통해 2021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팝 음반과 올해의 팝 음악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이미 독보적인 시티팝 감성을 구축한 유키카는 이번 앨범에서 ‘시간’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시티팝에서 공식처럼 여겨지던 과거가 아닌 ‘현재’를 노래한다. ‘아직도 난 헤진 vinyl을 틀고 너의 온기를 느껴‘라는 가사를 통해 화자는 과거의 상처 속에 갇혀있는 상태이지만 ‘is it real or dream?’, ‘Insomnia where we are’, 과 같이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넘어 다양한 시공간을 다루면서 현재의 자아를 찾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이처럼 <Insomnia>는 시간 여행이라는 유키카의 새로운 세계관의 시작을 알리는 곡으로 스무드 재즈를 떠올리게 하는 드럼과 베이스 사운드를 통해 유키카의 보컬이 지닌 아련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이달의 소녀 – Number 1



이달의 소녀 미니 2집 《#》의 세 번째 트랙인 <Number 1>은 미디엄 템포의 R&B 장르로 808 베이스와 감성적인 분위기를 더해주는 EP 사운드가 인상적인 곡이다. 별이 쏟아질 듯한 밤하늘을 떠올리게 하는 가사와(‘더 천천히 꿈을 꾸듯이 이 밤을 건너’, ‘더 가까이 춤을 추듯이 꿈처럼 번져’) 멤버들의 다양한 음색을 활용한 화성을 통해 깊은 어둠 속에서도 항상 곁에서 비춰주겠다는 위로를 더욱 부드럽게 전달했다. 강렬한 컨셉의 타이틀곡 <So What>에 비해 전작 <Butterfly>나 방대한 세계관을 통해 보여줬던 이달의 소녀만이 지닌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곡이다.










트와이스 – SAY SOMETHING



<SAY SOMETHING>은 트와이스의 정규 2집 《Eyes wide open》의 열두번째 트랙이다. 《Eyes wide open》에서는 타이틀곡 <I CAN’T STOP ME>의 경우 유럽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미국 80년대 신스 사운드를 결합한 신스웨이브 장르를, 앨범의 3번 트랙인 <UP NO MORE>에서는 디스코풍의 멜로디를 차용하는 등 전체적인 앨범 구성에서 1980~90년대의 음악 장르를 다수 사용하였다. <SAY SOMETHING> 또한 전형적인 80년대 시티팝을 떠올리게 하는 멜로디와 베이스 라인을 사용한 곡으로 ‘레트로’라는 앨범 컨셉에 가장 잘 들어맞는 트랙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도시의 밤과 가로등 불빛을 소재로 삼아(‘느린 시간 속 심장은 빨라지고 이 도시의 빛이 꺼질 때쯤’, ‘늘 혼자 서 있는 가로등은 오늘 누구를 기다리고 있을까’) 시티팝의 주요 소재인 도시의 세련된 분위기를 표현하면서도 도심 속의 삶이 주는 공허함에 대해 노래하였다.









여자친구 – Three Of Cups



<Three Of Cups>는 여자친구의 세 번째 정규앨범 《回:Walpurgis Night》의 세 번째 트랙이다. 제목인 ‘Three Of Cups’는 여자들만의 우정, 연대, 축제를 뜻하는 타로 카드로 서로 다른 우리가 모여 잔을 부딪치고 격려했던 순간이 언제나 힘이 되고 용기가 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Three Of Cups>는 화려하고 부드러운 사운드의 필라델피아 소울 장르로 레트로풍의 베이스와 신스 브라스 사운드를 활용하여 낭만적인 야경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한, 멤버들의 우정을 담은 진솔한 가사와(‘역시 eye to eye 내 맘을 알아주는 너’, ‘너희들과 함께 했었던 그 노래 기억해’) 생동감 넘치는 보컬을 통해 ‘마녀’라는 컨셉으로 인해 자칫 어둡게만 느껴질 수 있는 앨범 구성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기존의 시티팝 감성의 곡들이 사랑이 주는 쓸쓸함이나 일상의 공허함에 대해 다뤘던 반면, <Three Of Cups>의 경우 우정과 연대를 통해 더 밝은 미래를 꿈꿀 것을 노래하는 색다른 곡이다.








 



참고


*차우진. (2019.06.25). 여름에는 시티팝, 근데 시티팝이 뭐야? The edit. 2021년 5월 2일 검색, http://the-edit.co.kr/23153

최규성. (2018.12.14). 윤수일·김현철·빛과 소금…젊은층에 재발견된 ‘시티팝’. 서울&. 2021년 5월 2일 검색, http://www.seouland.com/arti/culture/culture_general/43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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