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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듀몽

대중성 대 코어 팬덤층 확보, 혹은 그 사이 어딘가의 '아이돌 컨셉'

최종 수정일: 2022년 5월 31일

Which to choose, Major or Minor?


어떤 아이돌은 ‘썸머퀸’ 타이틀을 얻은 씨스타처럼 특정 계절의 상징적 이미지를 보유하기도 하고, 크레용팝처럼 특정 소재를 떠올리기도 하고, 티아라처럼 ‘펑키한 디스코풍’하면 떠오르는 특정 장르를 지배적으로 담당하기도 한다. 이들처럼 대중들과 팬들에게 각인되는 아이돌의 이미지는 컴백하는 곡의 컨셉의 영향력이 중심적이다. 그리고 그 컨셉의 스펙트럼의 양극단에는 ‘메이저틱함(대중성)’과 ‘마니아틱함’이 존재한다.

아이돌 곡의 컨셉은 ‘오렌지 캬라멜’이 그러했듯이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일반 대중(혹은 머글)을 팬으로서 포섭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그렇지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은 어려운 법이다. 대중성을 중심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중독성은 있으나 다소 유치하다고 받아들여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모든 남자들은 코피가 팡팡팡 / 팡팡 파라파라 팡팡팡 / 지금 날 위한 축배를 짠짠짠 반대로, 너무 마니아틱해서 아이돌의 롱런을 위해 필요한 인기의 확보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그룹들도 존재한다. 미디어와 향유할 수 있는 컨텐츠 종류의 다양화로 아이돌 산업은 점차 팬덤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 최근의 동향이다. 이러한 동향에 드림캐쳐와 같이 ‘마니아틱’하지만 짜임새 있는 세계관을 보여주는 그룹들은 탄탄한 팬덤층을 확보하기 용이하다.



 
Intro: 왜 여돌이 남돌보다 대중적일까?

독자들도 간혹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어느 세대부터인가 특히 케이팝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아는 곡은 여자 아이돌 노래들로 가득해졌다. 특히 Next Level, ASAP, Dun Dun Dance 세 곡은 캐치(catchy)한 후렴으로 인해 반복해서 돌려 듣는 3대장 코스로 유명했다. ‘넥스트레벨 그만 듣는 법’ 에이셉을 듣는다. 에이셉을 그만 들으려면 던던댄스를 듣는다. 던던댄스를 그만 들으려면 마피아 인 더 모닝을 듣는다. 마피아 인 더 모닝을 그만 들으려면 알코올 프리를 듣는다. 알코올 프리를 그만 들으려면 넥스트레벨을 듣는다… 그나마 2세대 아이돌까지는 남자 아이돌도 나름대로 일반 남성 대중들도 인지하고 있을 정도의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었는데, 3세대 아이돌부터는 점차 그 경향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주로 남자 아이돌에서 안무와 노래에서 담당하는 파트뿐만 아니라, 서사 속 인물로서의 역할도 부여받게 되었기 떄문이다. 엑소의 각 멤버가 담당하는 ‘초능력’은 ‘12월의 기적’의 ‘이 초라한 초능력 이제 없었으면 좋겠어’처럼 곡 가사에 등장하기도 하고, 아직까지도 돌판에서 회자되고 있을 만큼의 파급력을 지닌다.


물론 여자 아이돌 중에는 AOA가 그룹명이 Ace Of Angel의 약어인 만큼 멤버마다 한글과 영어를 조합한 천사명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이 있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그룹 자체’의 특이 컨셉은 데뷔 초반에 대중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만 거론된다. 반면에 점차 다양화된 아이돌 곡의 컨셉과 세계관은 데뷔 이후로도 계속해서 영향을 미친다.



ⓒ FNC ENTERTAINMENT


정규 앨범 <An Ode> 때 일시적으로 존재했던 세븐틴의 ‘두려움’이라는 세계관은 이번 네 번째 정규 앨범 <Face the sun>에서 재조명되어 이어졌다. 멤버마다 그 두려움의 대상이 무엇인지가 공개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컨셉 비화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재구성되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역시 멤버들도 모두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을 정도로 난해한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번 컴백인 <미니소드 2: 서스데이즈 차일드(minisode 2: Thursday's Child)>도 ‘꿈의 장’과 ‘혼돈의 장’에 이어 이별 후에 돌변한 멤버들의 반전이 드러난다.



ⓒ (좌) 세븐틴 공식 계정 인스타 스토리 / (우) HYBE ENT.

컨셉 논외의 이야기도 해보자면, 하이브의 경우에는 세계관뿐만이 아니라 아이돌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 시도도 거듭하고 있다. 소속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차용한 지적 재산권(IP) 개념을 ‘오리지널 스토리’를 도입하는 시도가 웹툰과 웹소설 분야(방탄소년단의 <세븐페이츠: 착호>, 엔하이픈의 <다크 문: 달의 제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별을 쫓는 소년들: 더 스타 시커스>)와 같은 작품들에서 드러난다.



ⓒ NAVER WEBTOON


엑소의 초능력, NCT(Neo Culture Technology)의 네오함,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장문의 제목은 확실히 그룹의 특색을 각인시키는 데는 큰 기여를 했으나 아이돌 문화를 잘 알지 못하는 대중들이 한 번에 기억하기에는 어려운 특징들이다. 걸그룹은 에스파의 경우가 SM의 ‘광야’ 세계관에 큰 기여를 하고, 각 멤버들마다 자신들의 캐릭터가 메타버스 세계에 ae 멤버로서 존재한다는 확고한 특징이 존재한다. 반면에, 그 두 가지 특색이 곡이나 뮤직비디오에 명확하게 드러나는 편이라, 난해하다는 인상보다는 그룹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 SM ENTERTAINMENT

CUTE: 귀여움 혹은 유아퇴행? - 오마이걸 반하나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

해당 컨셉에 속하는 곡들은 주로 ‘B급 감성’의 대중성을 목표로 발매된다. 처음에 봤을 때는 어리둥절하더라도 이상하게 중독되어서 계속 찾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크레용팝’처럼 그룹 자체로 나오기 보다는 ‘오렌지 캬라멜’, ‘오마이걸 반하나’, ‘우주소녀 쪼꼬미’와 같은 그룹의 유닛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릴스 챌린지를 활용하면 화제성을 잡을 수 있다. 필자는 오마이걸이 비밀정원으로 더쇼에서 처음 1위를 했을 때, 그 상승 기운을 이어 가기 위해서는 다음 컨셉이 정말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로 컴백하여 하이라이트 안무에 바나나 알러지가 나서 허벅지를 긁적이는 동작과, 후반부에서 ‘바나나 바나나 바나나 나나나나’에서 마무리가 EDM처럼 처리되면서도 트릴이 부각되는 파트를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다. 유닛 활동을 할 그 당시로서는 솔직한 심정으로 속상했던 기억이 있다. 그룹의 존속이 간절한 시점에서는 지나치게 도전적인 시도보다는 안전한 선택을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안에 멋지고 놀라운 걸 심어뒀는데 아직은 아무 것도 안 보이지만 곧 알게 될 거야’에서 멋지고 놀라운 게 바나나였다는 후문이 있다.



결과적으로는 유닛을 구성했던 효정, 아린, 비니가 각각 ‘잘 소화할 것 같은 멤버, 귀여운 막내, 가위바위보에 져서 하게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멤버’ 포지션으로 유형화되어서 다른 아이돌 유닛들에도 적용되기도 하고, 가사도 독특하여 밈(meme)처럼 쓰이게 되었다. 또한 동요로서 사용되어도 손색이 없어서, 뽀로로에서도 패러디되었다. 곡 자체의 중독성도 강하여 갈수록 회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긴 했으니 긍정적으로도 볼 수 있다.

ⓒ WM ENTERTAINMENT


김이나 작가의 <보통의 언어들>에서 설명한 ‘애교’는 우리나라에서는 누군가를 향한 애정의 표시이자 그 사람의 매력으로 여겨질 수 있는 수단이라는 개념이지만 외국에서 이를 곧바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애교가 ‘Childish’한 특성으로서 누군가를 희화화할 때 주로 쓰이기 때문이다. 특정 발달 단계인 유아기에서만 보이는 특징을 성인이 극단적으로 고수하게 되면 ‘유아 퇴행’의 특성으로 읽혀서 반감을 살 수도 있으니 그 중도를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Non-human: 빅스(VIXX)

ⓒ MELON/인간이 아닌 컨셉을 주로 했던 빅스는 ‘너도 인간이니?’의 OST를 부르기도 했다.


2012년에 데뷔한 빅스는 신, 뱀파이어, 사이보그 등 인간이 아닌 대상의 사랑을 주요 소재로 다룰 만큼의 ‘컨셉돌’로 알려져 있다. 데뷔곡이었던 ‘Super Hero’의 화자도 인간인 듯 보이지만 초능력을 가진 화자다. ‘Rock Ur Body’는 인간 화자이나, 레트로 픽셀 게임 컨셉으로 대상에게 사랑에 빠진 모습을 게임 속 상황에 비유하여 표현하고자 한다. 레트로 게임에 등장할 법한 8비트 사운드풍 배경음악이 곡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한몫한다.


각설하면, 빅스의 핵심 이미지는 ‘다칠 준비가 돼 있어’부터 만들어졌다. 활동 당시에는 컬러렌즈를 끼고 화려한 눈장식의 파격적인 인상으로 강렬한 표정과 안무를 소화하면서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그 외에도 ‘헤메코(헤어 메이크업 코디)’ 삼박자가 모두 갖춰졌으며, 곡과 안무의 퀄리티, 멤버 라비의 랩과 켄의 고음이 각각 곡의 감초 역할과 킬링 파트로서 작용하여 흥행 요건을 달성하였다. 또한, 캐릭터성이 강했는데, 특히 멤버 엔의 컨셉 소화력이 부각되어 ‘회색머리 걔’를 찾는 대중들이 많았었다. 참고로 특히 무대 메이크업 중에서는 일명 ‘춘장 립스틱’(검은 색이어서 이러한 별칭이 붙었다)이 돌판에서 화제가 되었었는데. 이는 ‘다칠 준비가 돼 있어’에 이어서 ‘hyde’ 때까지 이어졌다.

ⓒ KBS WORLD TV


‘다칠 준비가 돼 있어’의 뱀파이어, ‘hyde’의 ‘지킬 앤 하이드’를 연상시키는 이중인격(내 안에 미친 사람이 있어), ‘저주인형’의 인형, ‘error’의 사이보그, ‘사슬(Chained up)의 사랑의 노예 컨셉을 소화하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묘사했지만, 대중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고 오히려 대중적으로 알려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어진 그리스 신화의 신 3부작에서는 ‘다이너마이트’에서 질투와 경쟁의 신 ‘젤로스’를, ‘fantasy’에서 죽음을 관장하는 신 ‘하데스’를, ‘The Closer’에서 권력의 신 ‘크라토스’를 다뤘다. 빅스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데는 현재 뮤지컬에서도 틈틈이 활약하고 있는 메인보컬즈를 비롯하여, 랩 담당 멤버들도 보컬 역량이 점차 더 준수해지는 등의 멤버 개인의 역량을 ‘컨셉돌 타이틀’에 충실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부각시킨 건 무엇보다도 의상과 소품의 적절한 활용이었다. 옷의 스터드 장식와 팬던트, 목의 초커 장식, 하네스와 제복 차림, 안무에 활용한 지팡이와 부채 등으로 빅스는 다른 그룹의 본보기가 될 수 있었고, 빅스의 코디네이터분은 ‘배운 변태’라는 소문이 자자해졌다.

HORROR: 제대로 마이너틱한 장르-핑크판타지 '기기괴괴'

통상 분류되는 B급 감성보다도 마니아틱한 장르가 ‘제대로 된’ 공포 장르다. 핑크판타지 같은 경우에는 2018년에 데뷔한 그룹으로, 또 하나의 ‘컨셉돌’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리 와’, ‘fantasy’, ‘독’, ‘Alice in Darkland’에서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컨셉으로 하며, ‘레몬사탕’에서는 <오즈의 마법사>와 <헨젤과 그레텔>을 접목하였다. 그룹 자체도 미스터리 컨셉의 이미지를 기조로 한다. 실제로 멤버 ‘대왕’은 토끼탈 혹은 반가면을 쓰고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 출생이 2189년 12월 26일, 신체가 200cm인 인형이라는 점이 특이점이다.


‘기기괴괴’는 웹툰 ‘기기괴괴’와 콜라보하여 나오게 된 노래다. 이전에도 ‘이리와’, ‘그림자’, ‘독’으로 이어지는 곡의 서사에서 발버둥 쳐봐도 앨리스가 시계토끼로부터 벗어날 수 없어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비웃는 악마를 표현하기도 했었지만, 이는 다크하고 유니크한 컨셉일 뿐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첫 번째 호러 시도인 것이다. 첫 번째 벌스 이전 등에 나오는 일렉트로닉 댄스 기반 음이 공포감을 중화시키긴 하지만, 공포영화에 나올 법한 선율이 주를 이뤄서 컨셉을 충실하게 반영한다. 멤버 하린의 얇은 음색이 순진해보이지만 속내를 감추고 있는 귀신을 연상시키면서 음산한 느낌을 강조한다.

요즘은 유튜브 알고리즘 시스템이 발달하여 마이너틱한 노래들도 주목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유튜브 댓글모음에서 소개되어서 대중을 유입시키는 것은 주로 썸네일의 몫이 크다. 곡 ‘기기괴괴’ 같은 경우도 아이돌 무대 영상에 대한 댓글 모음을 소재로 하는 ‘비디터’ 계정에서 소개되어 화제가 되었었다. 해당 영상은 ‘무궁화 꽃이 죽었습니다’라는 엉뚱하고 괴이한 가사에 대해서 ‘우리 궁화 살려내’라고 하는 반응이나, 후렴 부분에서 ‘기기’, ‘괴괴’를 메아리처럼 외치는 목소리가 박명수를 연상시키는 등의 깨알 포인트가 존재하여 조회수 204만 회라는 반응을 기록했다.


ⓒ 비디터 유튜브 / 엠카운트다운, 쇼 챔피언, 더 쇼


실제로 중소 기획사에서 이 정도의 실력을 가진 멤버들로 이러한 무대를 만들어낸다는 것에 대한 호평은 자자하지만, 기기괴괴의 박명수 목소리처럼 일부 부족한 노래 구성이 아쉽다는 평이 보인다. 또한, 공포 컨셉을 부각시키는 렌즈의 착용과 기이한 선율, 비명 소리가 삽입된 곡 구성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다수이기에 메이저로 등극하기는 어려운 곡이다.

그러나, 소속사에서는 햇수로 데뷔 5년차인 현재까지도 그룹의 색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컴백시키고 있고, ‘이리와’의 토끼탈과 반팔 무지티 의상이 비판을 받은 것을 반영해서 무대를 수정하며, 후렴의 남성 목소리를 없앤 ‘기기괴괴(Feedback ver.)’를 재발매해줄 정도로 그룹 피드백에 열의를 다하고 있다. 그룹의 곡 중 특히‘독(Fantasy)’와 ‘그림자’는 드림캐쳐를 연상시키는데, 앞으로의 활동 기조에 따라서는 드림캐쳐처럼 코어층을 확보할 여지도 많이 보이는 그룹이다.


COMIC: 이상하게 끌리는- DKZ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 우주소녀 쪼꼬미 '슈퍼 그럼요'

동키즈는 동쪽(동아시아)에서 뻗어나가는 키즈라는 뜻을 지닌 팀명이다. 이들은 ‘아름다워’나 ‘Lupin’처럼 성숙한 컨셉도 잘 소화하지만, 자주 컴백하는 곡은 팀명에 걸맞게 귀엽고 풋풋한 컨셉이 주를 이룬다. 동키즈(DKZ)의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은 핑크판타지의 ‘기기괴괴’에 이어 ‘비디터’ 계정에 소개되어 알고리즘을 탄 노래다. (사족으로, 제목을 보면 같은 ‘뿔’ 라인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가 생각나지만, ‘어머뿔’은 제목만 특이할 뿐 곡 구성에 있어서 엽기적인 부분은 없다. 청량 계열 아이돌의 정석을 보여주는 노래다.)

‘MAMA에겐 못 간다 빌어 / 신데렐라 통금 24 빠꾸’나 ‘감춰진 네 맘을 빼 빼 / 짜증 나는 날 말썽 부려봐’라는 가사에서 송아지 엉덩이에 난 뿔은 견뎌왔던 마음들을 밖으로 표출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 한편, 무엇보다도 노래의 중독성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후렴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 /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Skrrr’에서 ‘r’ 발음을 개구쟁이스럽게 잘 살렸다는 것이다. 참고로 매번 동키즈가 앨범에만 수록하던 스페셜 트랙이 있는데, 해당 앨범에는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 어쿠스틱 버전이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우주소녀 쪼꼬미의 ‘슈퍼 그럼요’는 슈퍼맨과 슈퍼우먼과 같은 영웅을 연상시키는 만큼 ‘슈퍼 그럼요’가 언제든 필요할 때 힘이 되어줄 것이라는 메시지를 신나는 디스코풍에 담았다. 멤버들이 부자연스러운 기색을 보이면 이러한 엽기 컨셉은 살리기 힘들 수가 있는데, 쪼꼬미는 태연하게 소화하면서 상상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주소녀는 현재 퀸덤에도 출연하면서 그 실력을 재조명 받고 있는 만큼, 그룹의 유닛인 ‘쪼꼬미’에게도 더욱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소속사인 몬스타엑스 멤버 주헌이 ‘슈퍼 그럼요’에서 다영의 나레이션을 찰떡으로 모방하기도 했고, 같은 그룹의 멤버 형원도 이 곡의 춤을 춰서 타팬들 사이에서도 이목을 끌기도 하였다. 앞서 귀여운 컨셉으로 분류되었던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도 코믹 컨셉으로 분류할 수 있으나, 여기서 소개할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과 ‘슈퍼 그럼요’는 전자보다 유독 킬링 파트가 엽기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곡을 별도로 다루고자 하였다. 코믹 컨셉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에너지를 얻고, 이상하게 중독성 있어서 계속 찾게 되는 매력이 있다.


 

대중의 이목을 끈다는 것이 어려운 게 예측이 되면서도 변수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코어층 팬덤의 확보를 목표로 한다고 해도, 야성미 넘치고 세계관이 탄탄한 남돌의 곡이나, 비주얼적으로도 눈에 띄고 싸비가 중독성 있는 여돌의 곡이 무조건적으로 예상한 결과를 보인다고 확신할 수 없다. 또한, B급 감성 같아 보이는 곡이 나중에 입소문이 나서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한다. 따라서 ‘가장 고유한 것이 가장 대중적이다’라는 메시지가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지점이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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