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커엔터테인먼트
사람의 직감은 생각보다 정확해서 굳이 그 결과를 보지 않더라도 미래가 그려질 때가 있다. <로드 투 킹덤>에서 선보인 더보이즈의 ‘괴도(Danger)’를 본 순간 필자를 비롯한 모두가 그들의 우승을 넘어 라이징 스타의 탄생을 직감했을 것이다. 현재, 우승 이후 ‘The Stealer’로 3개월 만에 컴백한 더보이즈는 무서운 기세로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멜론 실시간 차트 6위 진입, 지니 실시간 차트 1위, 일일 음반 판매량 5.8만 장 달성 등 제대로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데뷔 이래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지금은 이들이 어디까지 올라갈지 모두의 귀추가 모이는 중이다.
사실 더보이즈가 이번 앨범을 발매하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로드 투 킹덤> 우승 특전인 <킹덤>의 출전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프로그램 방영이 무산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3개월간의 공백기 동안 <로드 투 킹덤>에서 같이 경쟁하던 그룹들은 모두 좋은 성적으로 활동을 마무리했기 때문에 우승자로서의 부담도 컸을 테다.
THE BOYZ 5TH MINI ALBUM [CHASE] BREAKING NEWS
THE BOYZ 5TH MINI ALBUM [CHASE] THE STEALERS’ TRICKS
이 모든 부담과 아쉬움을 타개하듯 더보이즈가 컴백을 알리자마자 열광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특히 멤버들의 매력을 앞세운 전략적인 구성은 이번 프로모션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팬들의 마음을 훔쳐 가겠다는 더보이즈의 모습에는 ‘괴도(Danger)’의 색이 짙게 묻어있다. ‘The Stealer’라는 타이틀곡 명은 모두가 ‘괴도’를 단박에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유사하다. 곡의 제목만 비슷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매료되어 그 마음을 훔친다’는 내용의 가사 역시 레퍼런스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둘을 비교했을 때 재미있는 부분은, 태민은 상대방의 마음을 훔치는 데 성공하지만 더보이즈는 오히려 마음을 완전히 빼앗기고 만다는 것이다. 어쨌든 장난스러운 괴도들은 왕관을 훔칠 때 이미 우리의 마음을 가져가겠다는 예고장을 보냈던 셈이다. 또한 이들이 <로드 투 킹덤>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보였던 무대가 사실 이번 컴백의 예고편이었다는 사실은 기존 팬뿐만 아니라, 그 무대를 흥미롭게 본 사람들까지 설레게 했다.
‘Breaking News’에서는 괴도들이 특별한 능력을 사용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고 전한다. 이후 공개된 ‘The Stealers' Trick’에서 그 능력을 살펴볼 수 있다. 더보이즈는 눈을 맞추고 알듯 말듯 밀당을 하며, 가끔은 눈물까지 동원하여 우리를 본격적으로 유혹한다. 팬들은 이 모습에 가사 한 줄, 노래 한마디 듣지 않고 마음을 내어주고 만다. 이때 더보이즈만큼 ‘열일’하는 영상을 제작한 조력자는 필름바이팀의 노상윤 감독이다. AAA부터 A to BOYZ까지 약 1년간의 협업으로 쌓은 경험이 이번 앨범에서 빛을 발했다. 멤버들의 매력을 잘 살려낸 그의 영상이 아니었다면 ‘마음을 훔치는 괴도’라는 콘셉트의 설득력이 조금은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THE BOYZ(더보이즈) ‘THE STEALER’ MV
21일 마침내 발표한 ‘The Stealer'는 컨템포러리 힙합 장르의 곡으로 예측할 수 없는 드라마틱한 구성이 매력적이다. 이는 SM 엔터테인먼트의 전속작곡가 Coach&Sendo의 작품이다. 이들은 이미 SHINee의 Everybody, NCT127의 롤러코스터를 작곡한 것으로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더보이즈와는 이전에 ’Text Me Back‘ 작업을 함께 했다. ‘The Stealer‘ 역시 Coach&Sendo의 기존 작업물과 비슷하게, 탄탄한 신스 위에 다양한 사운드를 쌓아 올려 만든 퍼포먼스에 적합한 곡이다.
‘The Stealer'의 퍼포먼스는 메인댄서인 주연과 큐를 주축으로 한다. 특히 큐가 다른 멤버들과 함께 합을 맞춰 장애물을 넘나드는 괴도의 모습을 형상화한 장면이 인상적이다. 또한 마음을 가지러 갔다가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뺏긴 모습은 손목이 묶인 듯한 안무로 표현한다. 다인원 그룹의 장점을 최대로 활용한 동선과 멤버들의 케미를 활용한 안무 역시 보는 이들에게 쾌감을 선사한다.
앨범 전면에는 <로드 투 킹덤>에서 더보이즈의 강점으로 꼽혔던 서사성을 내세운다. [CHASE]는 이전 앨범 [REVEAL]에서 사랑에 눈을 떴던 소년이 이젠 그 마음을 훔치기 위해 사랑을 좇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록곡 ’ShineShine‘은 ‘The Stealer’의 프리퀄 버전으로 이러한 과정을 설명한다. 앨범 간의 유기성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두 앨범의 트랙 간 연결되는 구성도 매력을 더한다. 3번 트랙 ‘Make or Break’은 지난 앨범 ‘환상고백’의 꿈에서 했던 고백이 사실 예지몽이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보이즈는 'The Stealer'에서 강점으로 꼽히는 퍼포먼스, 서사성, 비주얼의 3박자를 고르게 활용하여 팬들의 마음에 또 한 번의 일격을 가한다. 그 결과가 성공적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결과가 성공적이라고 해서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 대한 기대와 부담에, 어느 때보다 고민이 많았을 더보이즈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더 해주고 싶다. 또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앞으로의 행보 역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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