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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고솜

기억해 My Buddy, 여자친구의 피날레 2/2



서정성의 절정, 《Time for the moon night》, 《Time for us》

© 쏘스뮤직엔터테인먼트


여자친구의 미니 6집 《Time for the moon night》과 두 번째 정규앨범 《Time for us》는 서정성 측면에서 절정에 도달한 앨범으로 느껴진다. 여자친구는 스트링 사운드를 필두로 그룹의 정체성처럼 여겨지던 ‘파워청순’ 컨셉이 아닌, 《Time for the moon night》부터는 노주환, 이원종 프로듀서를 필두로 여자친구의 새로운 서사를 쌓아가기 시작했다.《Time for the moon night》의 타이틀곡 <밤(Time for the moon night)>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는 시간이라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아 새벽 시간을 아름다운 가사로 풀어낸 곡이다. 서정적인 가사와 함께 기타 사운드가 아닌 현악기를 전면적으로 배치해 아련함을 더했고,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격정적인 곡 전개는 여자친구에게 새로운 그룹 색을 선사했다. 또한, 뮤직비디오에서도 ‘달’과 ‘개기일식’을 이용해 새로운 스토리라인과 세계관을 구성했다.





이러한 음악 구성은 네 번째 트랙 <휘리휘리(Flower Garden)>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일렉 기타와 현악 사운드를 결합한 일렉트로닉 댄스곡인 <휘리휘리(Flower Garden)>는 기타 사운드를 통해 여자친구의 초기 컨셉을 떠오르게 하면서도, 꽃잎이 흩날리는 모양의 의성어 '휘리휘리' 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강렬하게 몰아치는 사운드를 통해 박진감을 더했다.





© 쏘스뮤직엔터테인먼트



여자친구의 격정적인 음악 구성은 두번째 정규앨범 《Time for us》에서 더욱 심화하였다. 노주환, 이원종 프로듀서를 필두로 구성된 정규 2집 타이틀곡 <해야(Sunrise)><밤(Time for the moon night)>과 서사나 음악적 측면에서 상당히 유사하게 느껴진다. 전작 <밤(Time for the moon night)>에서는 달을 중심 소재로 삼아 노래했다면, <해야(Sunrise)>의 경우 좋아하는 사람을 떠오르지 않은 ‘해’에 비유하여 이전의 곡들과 다르게 그리움, 애절함 등을 담은 복합적인 감정을 노래하였다. 또한, 다채로운 멜로디 라인과 오케스트라를 활용한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곡 구성은 <밤(Time for the moon night)>에서 느껴졌던 서정성을 한층 더 심화시켰다.






이처럼 정규 2집에서는 여자친구의 새로운 정체성을 강화하면서도, 다양한 음악 장르를 도입하여 앨범의 장르적 풍부함을 더했다. 이기용배가 제작한 두번째 트랙 <You are not alone>은 반복되는 드럼루프와 신스를 통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지치고 힘들 때 손을 내밀어 잡아 주겠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통해 여자친구만의 아련함과 희망찬 감성을 느낄 수 있다. 6번째 트랙인 <Only 1> 또한 이기용배가 제작한 곡으로 여자친구의 학교 3부작을 떠올리게 하는 파워풀한 비트에 서정적인 멜로디를 더해 여자친구의 조화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시도들도 돋보인다. <기적을 넘어 (L.U.V.)> 에서는 여자친구의 음악에서 보기 힘들었던 랩파트를 대폭 활용하여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했고 <GLOW(만화경)>에서는 팝 신스와 드럼 그루브를 활용한 R&B를, 신스 사운드와 강렬한 베이스 라인이 돋보이는 팝댄스곡 <비밀 이야기(Our Secret)>와 진정한 자신의 색을 보여달라는 직설적인 가사의 퓨처 하우스 댄스곡 <보호색(Show up)>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이뤄냈다.






세계관의 확장과 변혁, 回 시리즈

© 쏘스뮤직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2019년 합병을 단행하면서 여자친구는 다시 한번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빅히트 산하에서 처음 발매된 앨범 《回:LABYRINTH》는 회 시리즈의 첫 출발점이자 여자친구의 새로운 음악 지평을 열 것을 예고했다. 타이틀곡 <교차로(Crossroads)>의 경우 <해야(Sunrise)>와 <밤(Time for the moon night)>을 작곡했던 노주환, 이원종 프로듀서가 작사, 작곡을 맡아 스트링 사운드를 필두로 몰아치는 강렬한 사운드 구성을 통해 여자친구 특유의 서정성과 곡의 역동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갔으나, 첫 번째 트랙 <Labyrinth>의 경우 록과 EDM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장르의 댄스곡으로 이전 여자친구의 곡들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장르를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가사에 등장하는 미로()와 방시혁 대표이사의 작사 참여 등, <Labyrinth>는 여자친구의 새로운 세계관인 회 시리즈의 서막을 알리는 곡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자친구의 변화는 다음 앨범인 《回:Song of the Sirens》에서 더욱 뚜렷해졌다. ‘마녀’라는 주제를 필두로 뮤직비디오에서 여자친구의 과거를 상징하는 '유리구슬'이 붉게 물드는 등 이전의 여자친구 컨셉에서 완전히 탈피할 것을 보여줬다. 타이틀 곡 <Apple>은 아르페지오 기타 연주와 슬랩 베이스를 이용한 트렌디한 팝 장르의 곡으로 여러 가지 악기가 활용된 풍성한 사운드를 통해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극대화시켰다. 또한 이전 안무들과 다르게 마녀 컨셉에 맞는 정교한 안무로 곡의 세련미를 한층 높였다. 멤버인 은하와 유주가 작사 및 작곡에 참여하는 등 앨범 프로듀싱에서 멤버들의 기여도도 커졌다.







회 시리즈의 마지막 앨범이자 세번째 정규앨범 《回:Walpurgis Night》에서 여자친구는 또 한 번의 컨셉 변화를 통해 여자친구만의 새로운 마녀를 규정했다. 여자친구가 처음 시도하는 디스코 장르의 타이틀곡 <MAGO>는 타인의 시선이나 심판에 휘둘리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의 욕망을 표출할 것을 노래한다. 마이너한 측면이 강했던 <Apple>과 달리 <MAGO>는 레트로 신시사이저 리프와 드럼 비트, 디스코 베이스 라인을 사용하는 등 ‘뉴트로’ 트렌드에 부합하는 디스코 풍의 멜로디를 이용해 대중성을 높였다. 수록곡들에서도 현재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 잘 나타나는데 <Love Spell>에서는 빈티지한 Garage 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마법 같은 사랑이 아닌 솔직한 연애를 하자는 이야기를 담았으며 시티팝 장르인 <Three Of Cups>와 EDM 장르의 캐치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GRWM> 등 이전 앨범들과 다르게 팝 적인 요소가 다수 가미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은하, 유주, 엄지가 <MAGO>의 작사 및 작곡에 참여하고 멤버들의 유닛 곡(Secret Diary, Better Me, Night Drive)이 삽입되는 등 멤버 개개인의 역량이 더욱 돋보인 앨범이다.






달리자 One way, 우리는 같은 방향으로

© 쏘스뮤직엔터테인먼트



이처럼 여자친구는 다양한 디스코그라피를 통해 뚜렷한 그룹색을 구축하면서도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한, 앞으로의 활동이 더 기대되는 그룹이었다. 또한 모든 앨범에서 높은 퀄리티의 곡들을 자랑하면서 대중성뿐만 아니라 탄탄한 팬덤 또한 확보할 수 있었다.


물론 변화 과정에서의 아쉬움은 남는다. 여자친구는 특별한 스토리라인이나 세계관을 강조하지 않고 ‘청순’이라는 비교적 단순하고 일상적인 컨셉을 통해 인기를 쌓았다. 따라서 세계관의 강화는 최근 포화되고 있는 아이돌 시장과 맞물려 대중들에게 피로감을 주거나 진입 장벽을 더 높이는 역할로 악화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교차로(Crossroads)>에서 <Apple>로 넘어가는 과정은 급격한 컨셉 변화 탓에 지금까지 여자친구가 구축했던 컨셉과 충돌하면서 변화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러한 측면에서 회 시리즈는 6년 차에 접어들며 변화가 필요했던 여자친구에게 ‘마녀’라는 이정표를 제시해준 유의미한 변신이었지만, 최선책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그렇지만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여자친구가 성공의 레퍼런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해왔다는 것이다. 예시로 《回:Song of the Sirens》의 수록곡 <Tarot Cards>는 얼터너티브 록을 기반으로 스트링과 신스가 어우러진 곡으로 여자친구의 학교 3부작에서 느껴졌던 청량하고 에너지 넘치는 사운드와 보컬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팝적인 요소를 가미해 색다른 느낌을 동시에 받을 수 있었다. 또 《回:LABYRINTH》의 네 번째 트랙 <지금 만나러 갑니다 (Eclipse)>는 여자친구가 처음 시도하는 탱고 스타일의 사운드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를 사용한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이 조화를 이루면서 격정적인 곡 전개를 보여준다. 또한 한국어 가사만을 사용해 두 사람의 거리를 일식과 월식에 비유하면서 <해야(Sunrise)>와 <밤(Time for the moon night)>에서 느껴졌던 서정성이 한층 더 강화됐다. 이처럼 여자친구는 매 앨범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는 동시에 여자친구의 색이 뚜렷한 곡들을 수록하면서 급격한 컨셉 변화에 따른 이질감을 중화할 수 있었다.






글을 마무리하며 주목하고 싶은 트랙은 세 번째 정규 《回:Walpurgis Night》의 마지막 트랙 <앞면의 뒷면의 뒷면>이다. 회 시리즈를 끝맺는 이 트랙에서 여자친구는 혼란스럽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시간의 바퀴 끝에서 또 다른 시간과 마주하게 된다. 이처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또 하나의 새로운 바퀴가 시작되고 우리의 삶도 계속될 거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드럼, 베이스, 기타, 피아노, 스트링만을 사용한 이 곡은 작은 소리로 시작한 피아노가 곡이 진행됨에 따라 다른 악기들과 함께 점점 확장되면서 큰 울림을 전한다. 또한 ‘끝은 정해진 게 아냐 더 가보자 계속’, ‘달리자 One way 우리는 같은 방향으로’ 와 같은 가사를 통해 어떠한 고난이나 역경 속에서도 계속해서 달릴 것을 노래했다.


이 트랙을 통해 팬들뿐만 아니라 케이팝 씬에서 여자친구가 다음 앨범에서는 ‘마녀’가 아닌 또 다른 컨셉 변화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또한 급격한 컨셉 전환으로 인해 아쉬움을 지녔던 팬들에게 다음 앨범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심어주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자친구의 계약 만료 소식은 팬들에게 더욱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회사의 일방적인 통보와 이에 따른 미숙한 대처는 팬들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코로나로 팬들과의 직접적인 대면이나 소통이 부재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트위터를 통해 전해진 계약 만료 소식에 팬들은 큰 혼란에 빠졌고, 기존의 계획 되어 있던 자체 콘텐츠나 스케줄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페셜 앨범이나 콘서트 등의 스케줄 없이 팬들과의 추억을 마무리 지은 점은 꽤 무례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여자친구의 리더 소원은 자필 편지로 팬들에게 이렇게 전했다.앞으로 끝이 아닌 시작으로 더 많은 걸 채워 나가보도록 할게요. 공식적인 여자친구는 마무리되지만 우리는 끝이 아니니까 너무 힘들어하지 말아줘요 버디. 가보지 못한 길이 조금은 걱정이 되긴 하지만 저를 늘 응원해주는 버디를 생각하며 열심히 나아가보겠습니다.” 이처럼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자친구의 계약만료 소식이지만 멤버들의 자필 편지로 여자친구 멤버들의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의지와 팬들을 향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여자친구 멤버들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며 앞으로 그들이 나아갈 여정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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