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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1일4분

티파니의 음악 #1 만남, 사랑, 이별, 그리고 성장

2018년 8월 25일 업데이트됨

'만남, 사랑, 이별, 그리고 성장. 티파니의 사랑.'

- 티파니(TIFFANY) - I Just Wanna Dance - The 1st Mini Album

#1. 만남 (Talk)

Talk은 만남을 뜻한다. '우연히' 간 Party에서 '우연히' 마주친 것 뿐이지만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실루엣이 되어 자신을 따라올 만큼 무의식적으로 자신은 그 사람을 신경 쓰고 있다. 자신은 그 사람을 알고 싶고, 그 사람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렇게 서로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끌리던 두 사람은 Talk, 즉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티파니의 보컬이 굉장히 잘 어울리는 곡이다. 곡의 분위기와 가사만으로도 긴장감이 있는데, 티파니의 보컬이 거기에 숨막힐 듯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창법이라고 해야하나, 마디 끝마다 살짝 넣는 숨소리는 곡 자체를 굉장히 매력있게 만든다. 이 노래는 만남을 말하지만, 보통 시작에서 느껴지는 설렘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준다. 좀 더 비밀스럽고, 아슬아슬한 느낌. 이러한 분위기는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2. 사랑 (Fool)

'Fool'은 Talk, 그러니까 만남 그 이후에 찾아온 감정이다. 사랑에 온전히 빠져버린 자신을 뜻한다. 사랑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자신을 Fool이라고 표현하며 '나'는 '너' 라는 존재에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 하지만 쉽게 그런 생각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영원' 이라는 말의 무게처럼 가볍게 약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엉켜 포기하기 어려운 사랑에 빠지기 전에 벗어나려고 하지만 이미 빠져 나올 수 없을 정도로 사랑하게 된 자신을 보고 결국 영원한 사랑을 말하게 된다.

티파니의 곡선택 능력은 대단하다. 'Talk'도 그렇고 자신의 보컬에 잘 맞는 곡들을 잘 찾아낸다. 'Fool'은 사랑에 빠지는 상황을 말하기에 매우 적합한 노래다. 'Fool'의 특징은 구성이 참 재미있다는 것인데, 브릿지 부분이 특히 그렇다.

'둘도 없는 유니크함과 날 깨우는 낮은 목소리 가빠지는 심장소리까지 I can't let you go'

심장박동이 빨라지듯 박자가 빨라지며 후렴으로 넘어가는데, 그 부분의 가사가 마치 빨라지는 박자를 대변하듯 '가빠지는 심장소리까지' 이다. 그리고 브릿지 부분에서 박자가 빨라지다 'I can't let you go hoo~' 하며 후렴으로 넘어가는데 'hoo~' 하며 잠시 모든게 멈춘 듯한 느낌을 주다가 그 부분 다음부터 다시 박자가 돌아온다. 마치 고백을 하기 전까지는 엄청 떨리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다가 고백을 한 후에는 긴장이 풀어져 다시 심장박동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는 것과 같이 말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티파니의 화음이다. 티파니 자신이 인터뷰에서 밝혔듯 'Fool'은 많은 화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화음들이 사랑에 빠질때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듯 동시에 다가온다. 사랑은 사랑 그 한가지 감정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티파니의 화음이 마치 그것을 말해주는 듯 했다. 이와 같이 'Fool'은 사랑에 빠지는 상황을 매우 잘 표현한다. 빨려갈 듯한 느낌, 곡 그 자체로 그런 느낌을 준다.

#3. 이별 (What do I do)

'WDID'는 이별에 관한 노래다. 자신을 떠나버린 연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노래한다. 'FOOL'의 마지막 가사와 같이 '이대로 난 너와 영원' 할 것만 같았던 사랑인데, 그래서 그 사랑이 없는 자신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데, 그 사랑은 변했고, 결국 자신을 떠나갔다. 자신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는데, 자신의 사랑은 변함이 없는데 자신을 떠난 사랑때문에 혼란스럽고 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해, 혼자 변함없이 있었던 그 자리에 남게된다. 그래서 묻는다. 'Don't know what to do, What do I do'라고. 이제 자신은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자신에게 그리고 이제는 없는 사랑에게 묻는다.

'What do I do'는 이미 인스트부터 물음표를 달고 나온듯한 느낌을 준다. 무슨 악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곡은 스트링을 튕기는 듯한 소리로 시작하는데 그 소리가 마치 ‘?’ 와 같은 느낌이다. 곡을 전반적으로 감싸고 있는 이 악기의 소리는 곡 속에서 티파니가 묻는 'What do I do' 그 질문 자체인 것 같다고 해야할까. 즉, 왜 이런 상황이 자신에게 왔는지에 대한 티파니의 의문 그 자체인 것 같은 느낌. 이런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에다 'What do I do'라는 가사를 쓴 티파니의 감각은 정말 뛰어난 것 같다.

이쯤되면 IJWD(I just wanna dance) 앨범의 트랙구성에 관한 영리함을 느낄 수 있다. 'Talk'으로 만나고 'Fool'로 사랑에 빠지고 'What do I do'로 이별을 말하는 너무나도 기승전결이 확실한 구성이다. 사람을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그리고 이별하는 보편적인 사랑의 과정을 말한다. 그리고 이 모든 이별의 끝에서 티파니는 IJWD 로 성장한다.

#4. 성장으로의 과정 (HBH+Don't Speak)

'Heart Break Hotel'과 'Don't Speak'은 IJWD 앨범에 있는 노래는 아니다. 하지만 내가 그린 IJWD 앨범의 전체적인 스토리에 연결되고, 또 중요한 역할을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해석을 넣었다.

티파니의 'HBH(Heart Break Hotel)', 'Don't Speak'은 IJWD의 두얼굴의 각각이다. 과거의 어떤 사건들, 여기에서는 이별, 그것들로 만들어 지는 감정은 과거의 원인이 되는 사건들과 얽혀 'HBH'와 같은 감정을 만들어 낸다. 끝이 보이고, 이별을 직감하는, 조금은 지친 얼굴로 마지막을 말하는 감정. 떠나간 연인에게 '나는 떠날 것이다, 너는 더이상 나에게 상처주지 못한다, 너를 잊을 것이고, 용서할 것이고, 나는 이제 이 곳에 모든 것을 놓고 떠날 것이다.' 하고 말하는 그런 감정. 그러면서도, 함께여서 행복했었다고 이제 곧, 그리고 그 곧이 바로 오늘인, 이 장소에서 자신은 떠나겠다고 말하는 그런 감정이다. 'HBH'에서는 과거의 모든 사건이 관련이 되어있다. 추억이 남아있고, 사랑이 남아있고, 감정도 남아있다. 아직 그 미련을 떨치지 못한 상태라고도 볼 수 있다. 아직은 떠나지 못한, 이제 곧 떠나려는 그 경계에 놓인 상태다.

티파니 보컬에 감탄하게 되는 곡이다. 목소리 강약조절을 하며 진성과 가성을 자연스럽게 오가는데 그 유연한 연결에 감탄하고 또 감탄한다. 노래 자체도 어두운데 목소리 자체도 곡에 맞춰 좀 더 어두워졌다. 그래서인지 감정이 더 잘 와닿는다. 특히 Simon.D의 랩이 다 끝나고, 읊조리듯 부르는 부분은 그 고조된 감정에 숨을 간신히 뱉어내듯 부르는 것처럼 들린다. 티파니의 보컬과 감성이 돋보이는 곡.

'HBH'가 과거와 얽매인 감정이라면 'Don't Speak'은 그 과거을 극복하려고 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타인에게 의존하는 단계다. 'Don't Speak'에서는 노래를 부르는 화자 말고 You라는 대상이 등장한다. 노래의 느낌은 뮤비와 같이 탁 트인 공간, 그 혼자만의 공간에서 춤을 추는 게 연상되지만, 가사를 보면, 그저 명목뿐일지라도, 상대가 존재한다. 이런 'Don't Speak'은 앞서 얘기했던 'Talk'과 맞닿아있다. 비슷한 장소, 비슷한 만남. 하지만 'Talk'은 명백하게 끌리는 대상에 대한 만남을 노래했다면, 'Don't Speak'의 대상은 과거의 극복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로써의 '아무나'다. 과거 사랑을 만났던 비슷한 장소에서 그와 비슷한 사랑을 만나서 과거를 극복하기를 원한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장소에서 티파니는 과거에서 벗어나는 도구로 '춤'을 선택한다. 첫 만남을 이어주었던 상대를 알기위한 Talk, 대화 없이 밤새도록 춤을 추기 위해 상대를 만난다. 그리고 그 춤을 통해 자기 자신에게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길을 발견한다. 이렇게 티파니는 'HBH'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의 이행을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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