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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5일3분

블랙핑크 활동은 어디로? YG의 무능한 아티스트 서포트

출처: DC 블랙핑크 갤러리, @DCblackpink

내달 14일부터 이틀간 블랙핑크의 팬클럽인 블링크에서 YG 엔터테인먼트 사옥 앞에서 블랙핑크의 활동을 촉구하는 트럭 시위가 있었다. 트럭 시위는 요구하는 바를 트럭 전광판에 담아 그 트럭이 사옥 주변을 맴도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이번 시위는 처음이 아니며 이미 작년 12월 14일 한 차례 시위를 통해서 블랙핑크 활동을 촉진하고자 한 바 있다.이번 시위는 2020년 상반기에 블랙핑크의 새 앨범 발매를 약속했으나 이미 한 해의 거의 반이 지나가는 상태에서 아무 소식도 들려오지 않자 ‘#남들_반만큼이라도_해봐_’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블랙핑크의 활동을 요구하는 프로젝트를 하게 된 것이다. 성명서를 살펴보면 1년에 2번 컴백, 약속된 솔로 프로젝트 발매, 활동기/비활동기를 가리지 않고 꾸준한 콘텐츠 제작, 다양한 음악방송, 예능, 라디오, 시상식, 연말 무대 등 출연 등에 대해 요구하고 있다. 이 성명서를 읽고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분명 많을 것이다. 아이돌이라면 기본적으로 하고 있고, 해왔던 일들일 뿐인데 하고 말이다. 그렇다, YG 엔터테인먼트는 아이돌 그룹의 팬들에게 제공해야 할 기본적인 콘텐츠조차도 손대지 않고 있었단 이야기이다. 


 
블랙핑크는 2016년에 데뷔한 이래로 한국에서 4개의 음반만을 내왔다. 보통 아이돌 그룹이 데뷔하면 데뷔 연도 이래로 1년에 두 번 정도는 컴백하는 것이 불문율인데 평균값으로만 보자면 블랙핑크가 데뷔한 지 이제 4년이 되어가므로 1년에 한 번 정도만 음반을 발매한 꼴이다. 게다가 한국에서 여태 낸 앨범의 타이틀과 수록곡 그리고 리믹스 버전을 합쳐보아도 15곡뿐이다. 물론 일본에서도 앨범을 발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4년 차로 접어 들어가는 아이돌 그룹의 국내 디스코그래피로서는 아쉬운 면이 있다. 국내 시상식 골든디스크에서 음반 부문 본상의 자격으로 6곡 이상을 트랙을 가진 앨범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블랙핑크는 한국 앨범 기준으로 해당 기준을 만족시키는 앨범이 한 장도 없는 점 역시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기에 보통 아이돌 판에서 정규 앨범의 곡 수를 6곡 이상으로 암묵적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블랙핑크가 참여한 다른 음반의 곡이나 일본에서 발매한 음반의 곡 등을 간신히 합쳐야, 한 콘서트 투어의 세트리스트가 완성될법한 정도이다. 

© YG ENTERTAINMENT

그렇다면 블랙핑크는 어떻게 투어를 돌아왔던 것일까? 블랙핑크는 BLACKPINK ARENA TOUR와 BLACKPINK IN YOUR AREA WORLD TOUR 총 두 번의 월드 투어를 한 바 있다. 두 번의 투어를 거치면서 앨범도 발매를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워낙 곡 수가 적기 때문에 베리에이션이 낮고 다른 가수들의 곡을 커버한다는 점이 굉장히 아쉽다. 블랙핑크는 대중적인 인지도도 높을 뿐만 아니라 3세대 여자 아이돌 그룹 중에 최초로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열 정도로 국내 팬층도 탄탄한 편이며, 무수히 많고 큰 해외 공연에 설 정도로 해외 인기까지 겸비하고 있는 최고의 걸그룹 중 하나이다. 첫 콘서트 투어와 비교하여 다음 콘서트 투어에서 세트리스트가 크게 발전하지 못한 것이 블랙핑크에게도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분명 인기와 실력을 모두 겸비하고 있는 최고의 걸그룹인 것은 이미 자명하며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농후한 그룹인데 YG 엔터테인먼트의 행보를 보면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과 2NE1이라는 대히트 그룹을 제작한 이후로도 계속해서 유망한 그룹들을 제작해왔다. 위너와 아이콘 그리고 블랙핑크 모두 일반 대중에게 그룹의 아는 노래를 한 곡 대보라면 다 댈 수 있는 정도의 그룹들이다. 특히 블랙핑크는 내는 앨범마다 대중들에게 상당히 큰 인상을 남겨왔고 개개인의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게다가 이는 국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같은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블랙핑크가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돌 그룹이라면 응당 제공해야 할 기본적인 콘텐츠가 부족한 것이며, 이것은 YG 엔터테인먼트의 서포트 부족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블랙핑크의 앨범 퀄리티도 사측에서 만족스러울 만큼 신중을 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앨범이 발매되는 텀이 길어진다면 어쩔 수 없이 대중의 관심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앨범의 퀄리티 때문에 컴백이 늦어지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으레 나오지 않으면 잊히는 법이다. YG 엔터테인먼트의 행보에 의문을 품는 점이 어디에 내놔도 빼놓지 않을 그룹을 심혈을 기울여 제작하면서 데뷔 이후로는 제작할 때만큼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회사의 사정을 고려하면 영원히 꽉 막힌 내부 프로세스를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회사의 존립까지 문제가 될 수 있다.   

출처: BLACKPINK GLOBAL BLINK, @ygofficialblink

YG 엔터테인먼트가 전성기를 누렸던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과 지금의 케이팝 씬은 굉장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아이돌에게 잘 어울리는 컨셉, 좋은 노래와 춤, 그리고 이를 받쳐주는 실력 등 기본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 블랙핑크가 언급된 것 중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은 없고 빼어나기까지 한다. 하지만 현재 케이팝 씬에서 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팬들과의 소통과 자체제작 콘텐츠이다. 오로지 무대로만 어필하는 시대는 지났다. 영상 매체가 주가 되고 쌍방향 소통이 중요시되는 시대에서 아이돌도 회사도 이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현시대는 아이돌끼리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영상 매체를 다루고 있는 개개인과도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에서 YG 엔터테인먼트의 행보는 굉장히 뒤처져 보인다. 블랙핑크가 잘 되기 위해 모든 것을 이미 갖추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능한 회사가 손 놓고 보고만 있다면 너무나도 안타깝지 않겠는가. 기본적인 활동을 지원해줄 뿐만 아니라 요즘 시대가 응하는 것에 대한 답도 확실히 해야 할 것이다.   

출처: YG LIFE

YG 엔터테인먼트는 이미 블랙핑크 활동에 대한 입장문을 지난 18일에 내놓은 바 있다. 이미 10곡이 넘는 첫 정규 앨범 작업을 완료했고 뮤직비디오 촬영 준비와 안무 연습 등 막바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두 번째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고 내주 사정에 의해 공개할 수 없다고만 한다. 여태까지 YG 엔터테인먼트의 행보를 보아 이들의 계획을 믿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대부분이다. 언제까지 ‘내부 사정’이라는 것에 얽매여 가수들에게 활동 지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연예 기획사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변했다고 생각할 만큼 YG 엔터테인먼트가 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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