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박

2018년 8월 10일3분

다시 쓰는 그날의 기억 : 뉴이스트W 팬미팅 첫째 날

2018년 8월 25일 업데이트됨

- 일시 : 2017.08.26 (토) ~ 2017.08.27 (일)

- 장소 :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

때는 필자가 모든 국민들을 현생은 갖다 버리고 투표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게 했던 프로듀스 101 시즌2, 약칭 프듀를 통해서 알게 된 작소쩨 (작고 소중한 JR) 김종현 a.k.a 어니부기를 비롯한 뉴이스트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던 작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년 여름, 프듀에 출연한 뉴이스트 멤버 중 민현만이 워너원으로 재데뷔했고, 남은 멤버들은 유닛 뉴이스트W로 뭉쳐 발표한 싱글 ‘있다면’을 통해 음악중심에서 1위를 하는 등 꽤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래서 곧 있으면 컴백 소식이 들리겠지 예상만 하던 와중 컴백에 앞서 뉴이스트W의 첫 팬미팅이 열리게 되었다. 이 소식에 필자도 호기롭게 티켓팅에 도전했지만 역시나 이선좌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 가 한계였고, 그렇게 끝나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팬미팅 고작 사흘 전, 모 경호업체 카페에 팬미팅 진행요원을 모집하는 글이 올라왔고, 여러 번의 진행요원 경력이 있던 필자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화정체육관에 들어가게 되었다.

공연 시작 전, 의자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진행요원들이 전부 내부로 들어갔던 때가 있었다. 당시 무대를 보자마자 생각보다 넓다라는 생각과 함께 러브들 중에 가장 먼저 팬미팅 무대를 본 러브가 바로 나라는 짜릿함을 느꼈었다. 또한 의자를 체크하면서 슬쩍슬쩍 곁눈질한 VCR 화면과 줄넘기 줄을 돌리는 스탭들을 보면서 ‘많이 준비했구나’ 생각하며 속으로 양껏 감동했던 것이 떠오른다. 첫 날 입장 약 30분 전에는 미리 배치지에서 대기를 했는데 운 좋게도 스탭들과 대화를 하다 귀여운 소리를 내며 목을 푸는 렌 a.k.a 공카 요정님을 보는 호사도 누렸다.

수많은 러브 (뉴이스트의 팬덤명)들이 화정체육관을 빈틈없이 채웠고, 분위기 있는 오프닝 VCR에 이어 등장한 뉴이스트W는 역주행곡 ‘여보세요’로 팬미팅의 포문을 화려하게 열었다. 보통 팬미팅에는 오글거리든 귀엽든 컨셉이 있기 마련인데, 뉴이스트W는 회사 컨셉으로 멤버들이 뉴블 (뉴이스트W의 애칭)컴퍼니의 회사원이라는 컨셉이었다. 회사원 양복을 차려입고 등장한 멤버들은 상황극과 게임들에서 뻔뻔하게 자기 역할과 컨셉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모습을 바라보며 필자는 내심 ‘뉴블이들 이렇게 예능감 좋은데 플레디스는 애들 리얼리티 예능 기획해 주세요ㅠㅠ’ 라고 생각했었다. 이어서 많은 러브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낸 동물 잠옷과 함께한 ‘잠꼬대‘ 무대와 타이틀곡 메들리 무대를 볼 때까지만 해도 화정체육관은 그야말로 왁자지껄, 열광의 도가니였다.

하지만 앵콜 무대 전, 이벤트 슬로건을 들고 팬송 ‘ONEK2S’ 를 떼창하는 광경은 열심히 공연장 내 금지인 대포카메라를 찾고있던 필자의 마음도 몽글몽글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이어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VCR 영상은 당시의 그 아련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기에 충분한 팬미팅의 하이라이트였다. 바로, 잠깐 뉴이스트를 떠나 워너원 활동을 하고 있는 민현의 러브들을 향한 영상 메시지였다. ‘안녕~^^’ 하고 해맑게 인사하며 화면에 나타난 그 때의 민현을 생각하면 필자는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만 같다. 민현을 보자마자 그곳에 일하러 온 나의 본분을 잠시 잃고 ‘이게 현실인가’ 라는 생각에 휩싸여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었다. 비단 필자 뿐 아니라 화정체육관 전체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으며, 눈물을 훔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당시 러브들에게 민현의 의미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소중하고 보고 싶은 존재였고, 지금도 그렇기에. 이 VCR에 이어 앵콜 무대로 또 다른 팬송 ‘Thank you’ 의 전주가 흘러왔을 때 마음이 뭉클하지 않은 러브는 없었을 것이라 확신한다.

뉴이스트W의 첫 팬미팅에서는 전반적으로 여느 팬미팅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는 악편, 순위 경쟁과 대환장 병크 등등에서 오는 온갖 멘탈의 갈림과 또 그 와중에 부여잡아야 하는 현생까지, 고난과 역경으로 요약 가능한 프듀를 오직 뉴이스트만을 바라보며 악바리같이 견뎌온 러브들이다보니 함성을 비롯한 리액션들이 전체적으로 크고 격정적이었다. 약 5년의 힘든 무명 시기를 지낸 멤버들도 아마도 여태껏 받아본 적 없던 이러한 커다란 리액션에 더 신나하며 반응해주었다. 그래서 팬미팅이 진행되는 동안 필자는 팬들과 멤버들이 서로를 위하고 아끼는 가식없는 마음들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분명 작년 이맘 때 쯤만 해도 완전체 뉴이스트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저 먼 미래에 있는 것 같았는데 어느새 ‘진짜로’ 완전체 팬미팅까지 기대하게 되는 2018년 여름이다. 이 쯤 되면 뉴이스트W의 첫 팬미팅과 또 어떤 차이가 있을지, 여름 휴가 갔다 올 황대리는 어떤 활약을 할 것인지, 필자가 감동의 오열을 할 것인지 (?) 내심 김칫국 들이키고 기대해야 될 것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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