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um Sugar

2019년 9월 21일2분

‘손민수템’을 아시나요?

대학 생활을 현실적이고 섬세하게 묘사하여 인기를 끌었던 웹툰 ‘치즈인더트랩’에서 주인공을 따라하는 인물인 ‘손민수’는 이제 고유 명사가 될 만큼 ‘누군가를 따라하는 것’의 상징이 되었다. 너무나도 널리 알려진 탓에 일상생활에서도 흔하게 자주 쓰이는 말이지만, 이 단어와 떼 어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아이돌 팬이다. 여러 커뮤니티를 보더라도 ‘나 방금 내 최애 손민 수템 사고 왔다’, ‘손민수 했다’라는 말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데, 돌덕들이 말하는 손민수 라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돌덕들이 말하는 손민수는 ‘내 가수의 물건을 따라 사는 것’으로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만약 내 가수가 입은 옷을 따라 샀다면 ‘손민수 했다’, 그리고 그 옷은 ‘손민수템’이라고 말한다. '손민수'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내 아이돌과 자신이 같은 것을 쓴 다는 것에 행복함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옷을 산다고 가정했을 경우 ‘덕깍지’가 낀 것 인지 우리 애가 입은 모든 옷은 너무나도 잘 어울리고 핏도 예쁘다. 물론 자신에게는 그런 핏 이 나오지 않을 것을 알지만, 자신이 필요한 옷을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이왕이면 내 아이돌이 입었던 옷을 사 입는다면 같은 옷을 가지고 있다는 행복함이 두 배가 되어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손민수템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단연 의류이다. 옷은 눈에 가장 띄기도 하고, 상의와 하의를 비롯해 카테고리도 다양하기 때문에 '손민수'할 거리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신발과 가방 또한 주요 아이템이 되는데, 자주 신고 착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실용성 이 있고 오래 쓸 수 있어 많이 구입하는 편이다. 이뿐 아니라 어디에나 포인트를 주기 좋은 액세서리나, 비교적 저렴하게 사기 좋은 바디 미스트, 섬유향수 등도 많이 구매하는 편이다. 특히 다수의 아이돌들이(황민현, 세훈, 정국, 한승우 등) 쓰던 더블유드레스룸(W.DRESSROOM)의 97번 향기는 많은 팬들이 '손민수'를 한 제품이기도 하다.

 가수의 물건을 따라서 사는 것은 가방과 신발, 의류만 해당하는 것만이 아니다. 방탄소년단 정국이 공식 팬카페에서 진행했던 채팅에서 섬유유연제인 ‘다우니 어도러블’을 쓴다고 알려지 자 곧장 섬유유연제를 품절시키는 것도 모자라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기까지 했고, 팬들의 너무나도 폭발적인 반응에 당사자인 정국도 거의 다 써가는 섬유유연제를 사지 못하는 웃픈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다우니 어도러블의 광고 모델이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BT21’ 캐릭터로 결정되기도 했다. 또한 브이앱에서 된장찌개를 끓이던 디오가 사용했던 된장을 품절시키거나 엑소가 한강에 깔고 앉았던 돗자리를 순식간에 매진시키는 등 그야말로 ‘사재끼기’를 하며 '손민수'를 하는 광경에 놀라는 사람도 많다.

 추석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학생들은 용돈을, 직장인들은 상여금을 받으며 행복하고 있을텐데, 가을 옷을 장만해야 한다면 내 가수의 물건을 잘 살펴보고 사보는 건 어떨까? 돈은 쓰면 쓸수록 행복해지고, 덕질하며 예쁜 옷도 장만할 수 있으니 이게 바로 일석이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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